미·유럽·중 등 주요국서 K라면과 '충돌'
농심, 2017년 닛신 추월…삼양과 격차 줄어
삼양식품, 불닭 영향 첫 해외 매출 2兆 전망

일본 닛신식품이 지난 5월 공개한 2025회계연도 결산 실적 발표 자료 내 사진. 닛신식품 실적 자료 캡처

일본 닛신식품이 지난 5월 공개한 2025회계연도 결산 실적 발표 자료 내 사진. 닛신식품 실적 자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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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14일. 일본 닛신식품이 자사 홈페이지에 올린 지난해 실적보고서에 실린 사진 한 장이 글로벌 라면 업계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독일 슈퍼마켓 진열대를 찍은 사진인데 닛신 측은 자사 라면이 진열대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농심의 신라면과 순라면, 김치라면이 나란히 배치된 것이다. 특히 영국 유니레버가 지난해 한국식 라면 트렌드를 반영해 선보인 브랜드 '남동' 제품 패키지에 적힌 한글과 호랑이 캐릭터가 주목받았다.시장에서는 K라면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주는 결정적인 장면으로 꼽는다.

세계 주요국에서 농심과 삼양식품을 필두로 한 K라면이 인스턴트 라면의 종주국 일본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소비 시장인 미국에서는 이미 국내 1위 라면기업 농심이 닛신식품을 추월했고, 불닭볶음면의 글로벌 돌풍을 등에 업은 삼양식품이 바짝 뒤쫓는 모습이다.


3일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닛신식품은 2024년 기준 미국 라면 시장 내 브랜드 점유율 3위인 닛신(8.4%)과 5위인 톱라멘(5.3%) 등 2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초저가 베이스 라면 강자인 일본 도요수이산의 '마루짱'이 점유율 31.8%로 압도적인 상황에서 2017년 농심에 2위 자리도 내어줬다. 2024년 기준 닛신이 운영하는 프리미엄 브랜드 '닛신'과 베이스 브랜드 '톱라멘' 점유율을 합쳐도 13.7%로 농심(16.0%)에 뒤진다.

"세계인 입맛 잡아라"…韓日 라면 점유율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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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문제는 불닭볶음면의 흥행으로 삼양식품 삼양식품 close 증권정보 003230 KOSPI 현재가 1,424,000 전일대비 51,000 등락률 -3.46% 거래량 55,056 전일가 1,475,000 2026.09.03 15:30 기준 관련기사 "기술 좀 제발 가르쳐달라" 日 찾아갔던 한국…65년 만에 종주국 위협[진격의 K-라면]① 해외 뚫고 다시 상륙…K라면 역수출 스토리[맛잘알X파일] 일본업체보다 매력도 높은 '이 음식' 관련 주식[주末머니] 의 점유율이 2021년 2.1%에서 2024년 6.1%로 급증해 같은 기간 순위가 6위에서 단숨에 4위로 올랐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닛신의 톱라멘 점유율 순위는 2024년 4위에서 5위로 내려왔다. 3위인 프리미엄 라인 브랜드인 닛신도 같은 기간 삼양식품과의 점유율 격차가 4.8%포인트에서 2.3%포인트까지 좁혀지면서 위협받고 있다.


3개 사를 포함한 미국 라면 시장 상위 10위권 브랜드 내 점유율은 일본계 47.5%, 한국계 22.1%로 집계된다. 같은 브랜드의 2021년 점유율과 비교해보면 한일 격차가 26.9%포인트에서 25.4%포인트로 조금씩 좁혀지고 있다. 당분간 양국 브랜드가 주요 채널을 통한 미국인 입맛 사로잡기 경쟁을 치르면서 치열한 점유율 싸움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시장에서도 K라면의 점유율은 늘고 있다. 독일 라면 주요 브랜드별 점유율을 살펴보면 닛신이 2024년 기준 22.4%로 1위이지만, 2위인 삼양이 2022년 4.1%에서 2023년 11.0%, 2024년 12.1%로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며 뒤쫓고 있다. 2021년까지만 해도 점유율 집계에 포함되지 않았던 삼양식품이 불과 3년 새 2위 자리까지 오른 것이다. 태국 '얌얌'(10.6%), 스위스 '매기'(7.2%)에 이어 농심 농심 close 증권정보 004370 KOSPI 현재가 430,500 전일대비 7,000 등락률 -1.60% 거래량 23,820 전일가 437,500 2026.09.03 15:30 기준 관련기사 "기술 좀 제발 가르쳐달라" 日 찾아갔던 한국…65년 만에 종주국 위협[진격의 K-라면]① "아직 1등이라고?" 신상 쏟아져도 끄떡없다…50년 지나도 1300억 팔리는 국민과자 농심, 세계 최대 게임 박람회 '게임스컴 2026' 참가 (6.0%)은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중국에서는 2024년 닛신의 점유율이 1.5%로 5위, 삼양이 1.2%로 8위, 농심이 0.8%로 10위를 기록했다. 중국 내 상위권 브랜드 점유율 변동 폭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삼양식품이 2021년 대비 0.7%포인트 증가해 순위를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불닭볶음면·신라면 '훨훨'…해외 매출 키우는 K라면

글로벌 라면 업체들은 모두 주요국 핵심 대형 유통채널에 입점해 진열대 중앙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일 라면 업체 제품은 주로 아시아 식품 판매대에 배치돼 왔으나, 최근에는 라면을 일부 소비자를 위한 특화 상품이 아닌 중요한 제품군으로 보고 메인 코너에 배치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진열대를 놓고 한일 라면 브랜드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닛신식품, 도요수이산 등 일본 업체들과 농심은 미국 등 주요 거점에 생산기지를 두고 제품을 직접 생산해 현지에서 판매한다. 닛신식품과 도요수이산 모두 1970년대부터 미국에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국내 라면 업체 중에서는 농심이 처음으로 2005년 미국 공장을 짓고 이어 2022년 2공장을 가동해 신라면과 신라면 블랙, 육개장 사발면 등 주력 제품을 생산, 현지 공급하고 있다. 신동원 농심 회장은 2022년 미 2공장 준공식에서 "일본을 제치고 미국 시장 1위 오르자"라고 외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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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닭볶음면' 열풍을 불러일으킨 삼양식품은 현재 라면 제품 전량을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고 있다. 삼양식품을 비롯한 국내 라면의 대미 수출 규모는 2023년 2만7181t에서 지난해 5만1343t으로 2년 새 2배로 늘었다.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사업 실적은 한일 라면 업체로서는 회사의 미래가 달린 핵심 사업 부문이다. 닛신식품은 2022회계연도(2022년 4월~2023년 3월) 해외 사업 매출 규모는 2430억엔(약 2조1000억원)에서 2024회계연도 2908억엔으로 늘었다가 2025회계연도 2884억엔으로 감소했다. 미국과 남미를 포함한 미주 지역 실적이 영향을 줬다. 일본 기업이 국내와는 회계 처리 기간 등 차이가 있으나 이러한 추이를 통해 해외 사업이 주춤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삼양식품은 2021년 3886억원에서 2024년 처음 1조원을 넘긴 1조3359억원을 기록한 뒤 지난해 1조8838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삼양식품은 창사 이래 최초 연간 매출 2조원을 넘어섰다. 최근 발표한 올해 2분기에는 사상 처음 분기 기준 해외 매출 6000억원을 넘기며 연간 기준 해외 매출 2조원 돌파가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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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은 2021년 해외 매출이 처음 1조원을 넘어선 뒤 지난해 1조4927억원으로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10월 수출 전용 공장인 부산 녹산공장이 완공되면 내년에는 해외 매출 2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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