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정부 고위직 겨냥해 강압조사·위법 포렌식"
감사팀 9명은 직권남용 등 혐의 고발
"압수대상 아닌 휴대전화 복제본 검찰에 임의 제공"
10명 파면·해임 등 중징계 요구

감사원이 문재인 정부 당시 국가통계 작성 과정과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을 대상으로 벌인 감사 과정에서 전 정부 고위직을 겨냥한 강압 조사와 위법한 디지털포렌식, 증거 정합성 검증을 거치지 않은 무리한 수사 요청 등이 있었다고 결론 내렸다. 감사원은 최재해 전 감사원장과 유병호 감사위원, 최달영 전 사무총장 등 10명에 관한 자료를 경찰 국가수사본부에 넘기고, 통계감사 실무자 9명은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감사원 "尹정부, 통계·서해감사서 심각한 감사권 남용"…국수본에 최재해·유병호 자료 넘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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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은 27일 '국정조사특위 후속조치 태스크포스(TF)' 감찰팀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통계감사와 서해감사 과정에서 강압감사와 증거조작, 사생활 보호 및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침해 등 감사권 남용이 심각하게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 4월 국회 국정조사 과정에서 통계감사와 서해감사를 둘러싸고 강압감사와 디지털포렌식 남용, 수사요청서의 증거 부정합 의혹 등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감사원은 지난 4월29일 감찰팀과 통계감사 재심의팀으로 구성된 후속조치 TF를 꾸렸다. 감찰팀은 피감사자 32명을 면담하고 당시 녹취물과 수첩 등 자료를 토대로 감사 과정 전반을 조사했다.

"원하는 진술 얻으려 고압 조사…문답서에 하지 않은 말까지"


감사원이 가장 강도 높게 문제 삼은 사안은 통계감사였다. 감사원은 당시 감사가 "전 정부 고위직 인사를 목표로 국가권력인 감사권을 강압 수단으로 남용했다"고 판단했다. 감찰 결과 일부 감사자는 윗선의 지시 등 원하는 진술을 확보하기 위해 피감사자에게 고압적인 언행을 하고 허위 진술을 강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감사자가 실제로 진술하지 않은 내용까지 문답서에 넣는 등 이른바 '끼워 맞추기식 조사'도 있었다는 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디지털포렌식 과정의 위법성도 확인됐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개인 휴대전화에 대해 포렌식 실시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는데도 포렌식을 진행해 피감사자의 참여권을 침해했고, 감사 사안과 관계없는 사생활 정보까지 수집했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특히 통계감사 수사요청 과정에서 감사원 내부의 증거 정합성 검증 절차가 사실상 무력화됐다고 판단했다. 강압적인 조사를 통해 사실과 다르게 확보한 증거와 당사자의 확인을 받지 않은 제3자의 추측성 진술 등을 토대로 혐의사실을 구성했다는 설명이다. 감사원은 "감사원만의 증거 정합성 검증 과정을 무력화시켜 사실과 다른 내용이 기재되는 등 증거가 결여된 수사요청서를 검찰에 시행했다"고 밝혔다.


압수 대상 아닌 휴대전화 복제본도 검찰에 넘겨


수사기관과의 협조 과정에서도 적법절차 위반이 확인됐다. 감사원에 따르면 당시 감사팀은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수집한 다수의 개인 휴대전화 복제본을 폐기하지 않은 채 보관했다. 이후 검찰의 압수수색 과정에서 해당 자료가 압수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는데도 이를 검찰에 임의로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영장주의를 우회해 위법하게 수집한 개인휴대폰 복제본 일체를 검찰에 제공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서해감사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확인됐다. 피감사자의 정당한 조사 녹음 요구를 취소하도록 유도하거나 불쾌감을 주는 발언을 하는 등 강압적인 조사가 있었고, 최종 선별·수집이 끝나 폐기했어야 할 포렌식 복제본을 임의로 보관한 사실이 조사됐다.


개인 휴대전화에 대해서도 요건에 맞지 않는 포렌식이 이뤄졌으며, 감사와 무관한 자료가 포함된 폐기 대상 복제본을 대상 기관에 보관하게 한 뒤 검찰 압수수색 때 압수 대상이 아닌 자료까지 임의로 제공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최재해·유병호·최달영 등 10명 국수본에 자료 전달…감사팀 9명 고발

직권남용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유병호 감사원 감사위원(차관급)이 2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6.7.20 연합뉴스

직권남용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유병호 감사원 감사위원(차관급)이 2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6.7.20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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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관련자들에 대한 형사·행정상 조치에 착수했다. 통계감사와 서해감사에 관여한 최재해 전 감사원장과 유병호 감사위원, 최달영 전 사무총장 등 10명에 대해서는 이날 국가수사본부에 수사참고자료를 넘겼다. 이 가운데 전·현직 국장급 이상은 7명이다. 이와 별도로 통계감사를 담당했던 감사팀 직원 9명은 직권남용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허위공문서작성 등의 혐의로 수사기관에 고발했다.


행정상 책임도 묻기로 했다. 감사원은 통계감사 관련 국장 1명 등 모두 10명에 대해 파면·해임 등 중징계 의결을 요구했다. 서해감사 관련자들은 징계시효가 끝난 점을 감안해 국장 2명 등 총 12명을 서면경고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향후 통계감사 재심의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은 감찰팀 조사 결과를 토대로 통계감사의 재심의 절차를 순차적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감사원은 "이번 조사 결과 드러난 강압감사와 증거조작, 사생활 보호 및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침해 등 감사권 남용을 매우 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다시는 이런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 정비와 직원 인식 제고를 위한 교육에 즉시 착수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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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발표에 대해 일부 직원들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통계감사에 참여해 TF 조사를 받은 일부 직원은 입장문에서 "객관적 사실을 규명하고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수년이 지난 뒤 전혀 다른 모습으로 평가되는 상황이 매우 안타깝고 당혹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TF의 조사는 강압조사, 진술 조작이라는 정해진 결론에 따라 진행됐다"며 "오히려 TF가 정당한 절차 없이 피감사자들의 휴대전화 자료 등을 열람했고, 사실관계를 왜곡했다"고 반발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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