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직원 측 "어떻게 공모했는지 공소 사실 특정 필요"

프로포폴 중독자들에게 5년간 4700여차례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측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대부분 인정했다. 다만 외국인 명의를 도용해 투약했다는 부분에 대해선 전면 부인했다.


A씨 병원에서 발견된 프로포폴. 서울중앙지검

A씨 병원에서 발견된 프로포폴. 서울중앙지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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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형사2단독 조영민 판사는 27일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와 병원 직원 6명, 중독자 5명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부는 피고인별 공소사실 인정 여부와 증거 의견 등을 확인했다. A씨 변호인은 이날 "공소사실이 크게 왜곡돼 있다"며 "대부분은 인정하지만, 일부 투약자와 관련해 외국인 명의를 도용했다는 부분은 전면 부인한다"고 했다.

병원 직원 4명은 구체적인 공모 사실이 특정되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나머지 2명은 공소사실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투약자들은 대체로 공소사실을 인정했다.


병원 직원들에 대한 공소사실이 모호하단 지적도 나왔다. 일부 직원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에는 공범이라고만 돼 있을 뿐 구체적으로 어떻게 가담했고 이익을 어떻게 나눴으며 어떻게 공모했는지 수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며 "단 1회 가담한 직원도 있는데 기록을 아무리 봐도 피고인이 무슨 일을 했고 어떻게 가담했는지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방조는 성립할 수 있지만 공소사실 특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A씨는 2020년 11월부터 5년 동안 서울 강남구 한 의원에서 4700여차례에 걸쳐 중독자 32명에게 총 18만㎖의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A씨는 프로포폴 투약 1회당 30만원이라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유흥업소 종사자와 사업가 등을 유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마약류 통합관리시스템의 감시를 피하려 중독자들에게 '가족과 지인의 주민등록번호를 가져오면 더 많은 프로포폴을 투약해주겠다'고 제안한 혐의도 있다. A씨는 이 같은 방식으로 확보한 121명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해 총 1272회 프로포폴을 처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더해 직접 구입한 외국인 2000여명의 명단까지 이용해 많게는 하루 10회 이상 프로포폴을 연속 투약하기도 했다. A씨에게 프로포폴을 맞은 중독자 중 6명은 우울증이 악화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A씨가 수십억원에 이르는 범행 수익으로 고가의 명품과 외제차를 구입한 정황을 포착해 범죄수익 환수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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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기일은 내달 17일 오후 3시30분이다.


최태원 기자 peaceful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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