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27일 경기도 고양에서 열리는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 참석한다. 정점식 원내대표가 지난 19일 박 전 대통령을 예방해 참석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은 20분가량의 공개 강연에서 국민의힘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생각을 밝히며 단합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직 대통령이 국회의원 연찬회에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7년 헌법재판소 재판관 전원일치로 파면된 전직 대통령을 다시 소환해야 할 정도로 국민의힘 내부 사정이 간단치 않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구심점 없이 갈등만 지지부진하게 이어지는 국민의힘 상황이 박 전 대통령을 불러냈다. 박 전 대통령은 탄핵당한 이후 처음으로 지난 1월 국회를 방문해 장동혁 대표의 단식 중단을 이끌어냈다. 지난 6·3 지방선거 때는 대구를 비롯해 전국을 돌며 지원 유세도 했다. 측근인 유영하 의원은 "현실 정치를 떠난 분"이라고 했지만,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강연까지 하는 것을 보면 이미 현실 정치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단계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다. 전직 대통령이 정치적 견해를 밝히거나 정치인에게 조언하는 것 자체를 문제 삼을 필요는 없다. 있을 수 있는 일이고 어떤 면에서는 바람직하기도 하다. 하지만 공식적인 정치 행사에서 공개 강연을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국민의힘은 장 대표 체제에서 국민에게 희망을 주지 못했다. 중도 확장을 포기하고 '과거'로 회귀했다. 퇴행적인 '부정선거론'에 기울며 강성 팬덤에 의존하는 정치를 해왔고, 책임지는 모습도 보여주지 않았다. 이제는 대표의 메시지에 힘이 실리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다. 제1야당으로서의 무게감은 날로 떨어지고 있다. 내부도 사분오열돼 저마다 제 목소리만 낼 뿐 이를 조정하고 통합해 이끌어갈 '어른'이 보이지 않는다.
탄핵당한 박 전 대통령의 등장은 이런 퇴행의 연장선에 있다. 거기엔 미래는 없고 과거만 있다. 수도권은 없고 영남만 있다. 국민은 없고 당원만 있다. 쇄신은 없고 퇴행만 있다. 국민의힘이 미래와 민생을 말하는 합리적인 보수 정당으로 거듭나기를 바라는 국민의 기대와는 정반대로 가는 행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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