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부터 발끝까지 우리 기술로"…정부, 휴머노이드에 4년간 2.3조 재정 투입
美 자본·中 규모 맞서 국산화율 45%→80%로
10대 수요기업 매칭·정부 구매로 초기 양산 물꼬
정부가 휴머노이드 생태계 육성에 향후 4년간 2조3000억원의 재정을 투입한다. 인공지능에 '신체'를 부여하는 휴머노이드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풀스택(Full-Stack) 국산화'를 완성하겠다는 목표다. 외국산 플랫폼과 핵심 부품에 종속될 경우 국내 휴머노이드 시장이 하청 기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 아래 기술 주권 확보에 정책 역량을 총집결한다.
기획예산처는 27일 서울 예금보험공사에서 박홍근 장관 주재로 제2차 재정운용전략협의회를 열고 '휴머노이드 생태계 육성을 위한 재정 투자 방안'과 '8대 핵심 분야 피지컬 인공지능(AI) 실증 추진 방안'을 논의했다. 박 장관은 "글로벌 AI 시장이 피지컬 AI와 휴머노이드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우리 경제의 다음 '성장 엔진'으로 육성하기 위한 범부처 차원의 신속하고 과감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 휴머노이드는 사람처럼 팔과 다리를 갖춘 로봇을, 피지컬 AI는 기계가 현실 세계를 인식하고 판단해 행동하는 능력을 뜻한다.
정부는 내년 6000억원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총 2조3000억원의 재정을 투입해 휴머노이드 생태계를 키운다. 민간매칭 투자를 포함하면 2조7000억원이다. 현재 45% 수준에 불과한 핵심 부품 국산화율을 2030년까지 80%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국산화에 사활을 건 배경에는 미국이 빅테크 중심의 범용 플랫폼을 선점하고 중국이 막대한 국가 보조금으로 양산 체제를 구축하는 상황에서, 우리 기술이 없으면 국내 현장이 외국 기술의 시험장이자 하청 기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깔려있다. 글로벌 휴머노이드 시장은 2025년 15억달러에서 2035년 380억달러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우선 로봇 원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액추에이터(관절)·로봇손·센서 등 3대 취약 부품의 연구개발(R&D) 사업을 신설한다. 아울러 저전력·고성능 AI 반도체와 휴머노이드 전용 전고체 배터리도 함께 개발한다. 또한 로봇의 두뇌·몸체·반도체를 유기적으로 잇는 '휴머노이드 독자 운영체제(OS)'를 2031년까지 국산화해 기술 종속을 원천 차단한다. 부처별로 흩어져 있던 제조·피지컬 AI 데이터를 한곳에 모은 '범정부 통합 라이브러리'를 구축하고, AI와 로봇, 제조 현장 지식을 두루 갖춘 융합형 인재 2만 명을 2030년까지 육성한다.
정부는 조선·자동차·디스플레이 등 탄탄한 국내 제조 현장을 개발의 구심점으로 삼을 계획이다. 한국은 근로자 1만명당 로봇 대수가 1220대로 세계 1위(IFR 2024 기준)인 제조 강국이자 반도체·배터리 밸류체인을 모두 갖추고 있어 로봇을 써볼 현장이 즐비하다. 삼성디스플레이·CJ대한통운·LG전자·SK에너지 등 10대 수요기업과 레인보우로보틱스·로보티즈·에이로봇 등 로봇 제조사가 짝을 이뤄 업종별 특화 휴머노이드 개발에 나선다. 또한 휴머노이드 초기 수요 창출을 위해 2030년까지 국산 부품·소프트웨어를 탑재한 휴머노이드 1080대를 포함, 비(非)휴머노이드까지 총 5000대 규모의 국산 로봇을 사들여 연구기관과 대학 등에 보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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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자율제조·중소제조·농업·건설·물류·항만·돌봄·국방 등 8대 핵심 분야에 2030년까지 2조8000억원(2027년은 7000억원)을 투입해 피지컬 AI를 실증한다. 내년에 500개 이상의 현장에서 실증이 이뤄진다. AI 농기자재 공유센터 및 농업로봇 보급, 건설 현장의 5대 기능 실증 테스트베드, 항만의 하역·운반 통합 무인장비 검증, 취약지 돌봄 로봇 배치, 군 포병부대 탄약 운반 무인차량 및 24시간 무인 경계체계 등이다. 또한 구겨진 의류 정리나 부드러운 빵 포장, 비정형 소포 분류 등 기존 자동화가 불가능했던 공정별 표준모델 118개를 내년까지 확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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