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성장률도 3% 가깝다" 한은, 기준금리 연속 인상 단행 '3.00%'(종합)
0.25%P 인상…1년9개월 만에 3%대로
성장률 올해 3.3%·내년 2.9% 대폭 상향
"선제적 대응 통해 물가 오름세 확산 방지해야"
금통위, 내년 2월까지 금리 3.25% 전망 다수
"10월 숨 고르기 후 추가 인상 단행될 것" 관측
27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3.00%로 0.25%포인트 올렸다. 지난달에 이은 백투백(연속) 인상이다. 큰 폭으로 상향 조정된 경제성장률 전망치와 여전한 물가 부담, 가계부채 증가 등에 무게를 둔 결과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3%로 대폭 올려 잡았을 뿐 아니라 내년 성장률도 3%에 가까운 2.9%로 상향 조정했다. 반도체 효과가 성장의 하방 압력을 압도하며 한국 경제를 견인할 것이라는 관측이 반영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종전 전망인 2.7%를 유지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속 인상으로 다음 금리 결정이 있는 오는 10월에는 숨 고르기가 이뤄질 것으로 봤다. 그러나 추가 금리 인상 신호는 분명하다. 금통위는 이날 K점도표(dot plot)를 통해 향후 6개월(내년 2월까지) 뒤 금리 수준이 3.25%가 될 가능성을 가장 높게 보면서 추가 인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결국 금리를 추가로 올리되 향후 발표될 주요 지표 등에 따라 다음 인상 시기가 달라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통방)에서 기준금리를 연 3.00%로 인상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0.25%포인트를 올린 데 이은 연속 인상이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1년9개월 만에 3%대로 올라섰다. 동결 소수의견은 황건일 위원 1인이 냈다. 한은이 2008년 3월 정책금리 제도를 콜금리 목표제에서 기준금리로 변경한 이후 연속 인상이 단행된 것은 이번까지 세 번째다. 앞서 2021년 11월~2022년 1월과 2022년 4월~2023년 1월(7회 연속) 연속 인상이 이뤄진 바 있다.
이달 백투백 인상에 나선 배경에는 예상보다 강한 성장세와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자리했다. 가파른 경기 회복으로 수요측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어 선제적인 금리 인상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금통위는 이날 통방문을 통해 "국내 경제가 수출 호조와 내수 회복에 힘입어 예상보다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물가 상승률은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상회할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는 선제 대응을 통해 물가 오름세의 확산을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금융안정 리스크에도 계속 유의할 필요가 있는 만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앞서 신현송 한은 총재가 주의 깊게 보겠다고 했던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과 국내총소득(GDI) 증가율은 금리 인상의 결정적 근거가 됐다.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3.7%를 기록해 한은 전망치인 3.0%를 큰 폭으로 웃돌았다. 전 분기 대비로도 0.6% 성장해 전망치(0.2%)를 훌쩍 뛰어넘었다. 실질 구매력을 가늠하는 GDI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15.6%로, 1분기(13.2%)보다 더 높아졌다. 1988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수요 폭증과 이에 따른 가격 상승으로 교역조건이 개선되고 수출이 호조를 보인 결과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3.3%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5월 전망치(2.6%)보다 0.7%포인트 높여 잡은 수치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번 인상에 대해 "반도체 호조로 인한 10% 후반대 GDI와 명목 GDP가 유발할 수 있는 (투자와 민간소비 등) 낙수효과까지 고려해, 수요측 물가 상방 압력을 차단한다는 차원의 선제적 인상"이라고 진단했다.
물가 지표도 금리 인상을 뒷받침했다. 신 총재가 주목한 근원물가는 7월 2.6% 상승해 2023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월보다 상승률도 0.1%포인트 높아졌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6월 3.2%에서 7월 2.8%로 낮아졌으나 여전히 한은의 물가안정목표(2.0%)를 웃돌았다. 시장에서는 금통위가 이달 연속 인상을 통해 기대인플레이션을 선제적으로 안정시켜 향후 정책 대응 여력을 높이려 했다고 분석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근원물가 상승세뿐 아니라 주가지수 하락에도 탄탄한 반도체 가격, 수출과 경상수지 등 실물지표, 마이너스 통장 잔액 증가 등 기타대출 증가 폭 확대가 인상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가계대출 급증과 수도권 집값 상승이 인상 근거가 됐다는 평가다. 포괄적인 가계 빚을 보여주는 가계신용 잔액은 올해 2분기 말 2019조8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25조9000억원 늘었다. 2021년 3분기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서울 집값 오름세도 가팔라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1.14% 올라 지난달(1.05%)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가계신용 증가 폭도 전 분기 대비 상당히 컸고, 정부가 은행권 가계대출 총량규제 한도도 두 배로 늘려줬다. 가계부채 증가율 관리 측면에서도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말했다. 최근 조정을 받은 주가와 1380원 선까지 내려온 환율은 이달 금리 동결을 지지하는 요인이라기보다 최종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재료로 작용할 것이라는 평가다.
금통위는 6개월 후인 내년 2월까지 기준금리가 3.25%에 도달해 있을 가능성을 가장 높게 봤다. 한 차례 0.25%포인트 추가 인상이 이뤄져야 도달하는 수준이다. 금통위원 전원(7인)이 6개월 후 조건부로 전망하는 금리 수준에 점 3개씩을 찍는 방식인 K점도표에 따르면 총 21개의 점 가운데 10개(47.6%)가 6개월 후 기준금리로 3.25%를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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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5%포인트씩 두 차례 올려야 도달하는 3.50%를 예상한 점도 6개(28.6%)로 적지 않았다. 반면 6개월 후에도 현재 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은 5개로 나타났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점도표는 시장 전망을 크게 벗어나지 않은 수준"이라며 "3.75%에는 점이 없고, 최고 금리로 3.5%에 점 6개가 찍힌 것도, 다수의 하우스에서 3.5% 정도로 전망했기 때문에 동떨어지진 않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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