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기초소재 충원 멈추고 첨단소재는 채용
한화·LG, 사업재편 속 인력 감소
NCC 없는 금호석화, 나홀로 직원 증가

국내 주요 석유화학 기업의 직원이 1년 새 3000명 넘게 줄었다. 중국발 공급과잉과 업황 부진이 장기화한 가운데 일부 기업의 사업 축소와 자산 매각 등 구조재편이 본격화한 영향이다. 다만 회사별로 뜯어보면 고용 전략은 엇갈린다. 범용 사업의 신규 충원을 사실상 멈춘 곳이 있는가 하면 수익성이 높은 사업에는 두 자릿수 단위로 사람을 뽑고, 구조조정 없이 기존 채용 규모를 유지하는 회사도 있다.


국내 석화기업 직원 1년 새 3000명 줄었지만…사업재편 따라 엇갈린 '고용 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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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각 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LG화학·롯데케미칼·한화솔루션·금호석유화학 등 석유화학 4사의 직원은 지난해 6월 말 2만5616명에서 올해 6월 말 2만2537명으로 3079명(12.0%) 감소했다.

회사별로는 롯데케미칼이 4555명에서 3509명으로 1046명(23.0%)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다. LG화학은 1만3674명에서 1만2243명으로 1431명(10.5%), 한화솔루션은 5790명에서 5135명으로 655명(11.3%) 감소했다. 반면 금호석유화학은 1597명에서 1650명으로 53명(3.3%) 늘었다.


직원 수 변화만 놓고 보면 불황에 따른 대규모 인력 감축으로 보이지만 실제 각사의 사정은 다르다. 자산 매각과 사업 이관 등에 따른 인력 이동이 포함돼 있고, 사업재편의 진행 정도에 따라 신규 채용 전략에도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롯데, 기초소재는 멈추고 첨단소재는 뽑는다


롯데케미칼은 이 같은 변화가 가장 뚜렷한 곳이다. 회사는 현재 대산과 여수에서 범용 석유화학 사업 재편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대산공장은 지난 6월 분할을 마치고 HD현대케미칼과의 통합법인 출범을 추진 중이며, 여수에서는 기초소재 사업을 분할해 여천NCC와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사업재편이 추진되는 기초소재 사업에서는 별도의 신규 인력 충원을 하지 않는 반면 지속적으로 수익을 내고 있는 첨단소재 사업에서는 수시채용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첨단소재 사업의 신입사원은 한 차례 채용 때 두 자릿수 수준을 선발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공채가 아닌 수시채용 방식이다. 회사 전체 직원이 1년 새 1000명 넘게 감소한 상황에서도 사업별로는 신규 인력 투입 여부가 갈리고 있는 셈이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첨단소재 사업에서는 인력을 계속 충원하고 있고 기초소재는 별도로 충원하지 않고 있다"며 "범용을 줄이고 첨단·스페셜티 사업을 키우면서 해당 분야 인력을 충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LG, 사업재편 우선…채용은 최소화


한화솔루션도 사업재편에 따른 인력 감소가 먼저 나타나는 단계다. 한화솔루션은 DL케미칼과 함께 보유한 여천NCC를 중심으로 사업재편을 진행하고 있다. 여천NCC 2·3호기 가동을 중단하고 한화솔루션의 폴리에틸렌(PE)·석유수지 사업 등을 현물출자해 롯데케미칼 여수 기초소재 사업과 통합하는 것이 골자다. 지난달 정부의 사업재편계획 승인을 받았다.


최근 직원 감소에도 자산 매각과 사업 축소 등에 따른 인력 이동이 영향을 미쳤다. 회사는 현재 재무구조 개선과 범용 사업 축소를 우선하면서 대규모 신규 채용에도 나서지 않고 있다.


필요한 부서에서 결원이 발생하는 경우 소규모로 충원하고 있지만 특정 신사업이나 고부가 사업에 채용을 집중하는 단계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고부가 사업 역시 기존 인력을 활용하면서 예산과 사업·증설 계획을 확대하는 단계에 가깝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인위적으로 인력을 줄였다기보다 사업을 재편하고 옮기는 과정에서 인원이 감소한 부분이 있다"며 "고부가 사업 역시 당장 대규모 신규 인력을 필요로 할 정도의 확장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LG화학 역시 자연감소와 채용 축소, 사업 매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LG화학도 범용 석유화학 사업의 효율화를 추진하면서 저수익 사업 정리와 설비 운영 효율화 등 포트폴리오 재편을 진행하고 있다. 석유화학업계의 높은 평균 연령으로 정년퇴직과 자연퇴사가 이어지고 있지만 신규 채용이 이를 채우지 못하면서 전체 인원이 감소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LG화학 관계자는 "화학 산업군에서 채용이 많이 줄었다"며 "수시채용으로 바뀌면서 인력 수요가 있는 부서에서 일부 조금씩 뽑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가 공통적으로 추진하는 고부가·스페셜티 전환도 아직 대규모 고용 증가로 이어질 단계는 아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중국발 공급과잉과 경기 변동의 영향을 덜 받는 고부가·고수익 제품군으로 가려는 방향은 같다"면서도 "이미 그쪽으로 많이 전환돼 효과를 보고 있다고 하기에는 아직 초입"이라고 설명했다.


NCC 없는 금호, 기존 채용 기조 유지


금호석유화학은 4사 가운데 유일하게 직원이 늘었다. 그러나 고부가 사업 확대를 위해 공격적인 증원에 나선 결과라기보다 별도의 구조조정이나 채용 축소 없이 예년과 비슷한 채용 기조를 유지한 영향이 크다는 설명이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인원을 급격하게 늘리거나 줄이는 인사정책을 펼치고 있지 않다"며 "정상적으로 매년 뽑는 인원을 계속 뽑고 있다"고 말했다. 금호석유화학은 대형 나프타분해설비(NCC)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 정부가 추진 중인 NCC 생산능력 감축의 직접적인 대상에서도 상대적으로 비켜나 있다. NCC를 보유한 석화사들은 향후 생산량 축소 가능성을 사업계획과 인력계획에 반영하고 있지만 금호석유화학은 이 같은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배경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고부가 제품 확대가 곧 생산인력 증가를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석유화학은 동일한 생산라인에서도 생산계획에 따라 범용제품과 고부가제품을 생산할 수 있어 제품 믹스 변화와 인력 규모가 일대일로 움직이지 않기 때문이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고부가 제품을 강화하는 방향은 맞지만 이를 인원 계획에 직접 반영하는 구조는 아니다"며 "R&D를 통해 경쟁력 있는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를 확대하는 전략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결국 석유화학업계에서는 범용 사업 축소에 따른 인력 감소가 먼저 현실화한 가운데 사업재편 속도와 포트폴리오에 따라 채용 전략이 갈리는 모습이다. 롯데케미칼처럼 사업별로 채용 여부가 뚜렷하게 갈리는 곳이 있는 반면 한화솔루션은 사업재편과 인력 효율화가 우선이고, 금호석유화학은 기존 채용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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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석화기업 직원 1년 새 3000명 줄었지만…사업재편 따라 엇갈린 '고용 셈법' 원본보기 아이콘

업계 관계자는 "생산량 감소가 예상되면 회사들은 이를 사업계획에 반영하고 인원 계획에도 반영하게 된다"며 "고부가 제품으로 전환한다고 해서 생산인력을 더 투입하는 개념이라기보다 R&D와 제품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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