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쪼개기 프레임 갇힌 카카오, 'AI 생존' 골든타임 놓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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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의 카카오AI(신설법인)·카카오X(존속법인) 인적분할을 반대하는 노조의 주장을 보면 카카오의 주가 하락 원인이 보인다.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는 인공지능(AI) 산업에서 기업의 기민한 방향 설정에 제동을 거는 노조의 강경한 태도는 카카오의 치명적인 경영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노조는 경영진의 인적분할 결정을 과거의 쪼개기 상장과 동일선상에 놓고 비판한다. 이번 분할이 복합적인 사업구조를 분리해 사업별 의사결정과 자본배분 효율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노조의 비판은 AI와 플랫폼의 시너지에 전사적 역량을 모으려는 '선택과 집중' 의도를 간과했다.

또한 인적분할 결정을 지배구조 재편과 연결해 경영권 승계 프레임으로 해석하거나, 독립 경영과 의사결정의 신속성을 확보하기 위한 CA(Corporate Alignment)협의체 폐지를 창업자의 사법리스크 및 책임 회피로 치환하는 시각 역시 설득력이 부족하다. 글로벌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들이 천문학적인 자본을 쏟아부으며 각축전을 벌이는 경쟁의 엄중함을 고려할 때, 무리한 해석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그런데, 작금의 사태를 노조의 몽니로만 치부할 수는 없다. 사활을 건 중대 결정을 앞두고 조직원조차 제대로 설득하지 못해 파열음을 내는 카카오의 소통 부재와 미숙한 경영 방식이 노조의 반발을 통해 여실히 드러났다. 중대한 시기에 내부 단합조차 이끌어내지 못하는 리더십의 한계는 '선택과 집중'의 시너지를 기대했던 투자 심리마저 얼어붙게 만든다. 내부의 불협화음이 지속된다면 아무리 뛰어난 청사진도 시장을 설득할 수 없다.

카카오 경영진은 이번 인적분할 결정으로 AI 수익화와 신사업 투자·발굴이라는 '두 개의 엔진'을 달고자 한다. 정부가 주도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사업과 전 국민 무료 AI 챗봇 '모두의 AI' 등 굵직한 프로젝트가 본궤도에 오르며, AI가 기업의 생존을 가르는 최우선 과제가 된 상황에서 나온 결정이다. 증권가에서도 인적분할을 통해 카카오가 6조원 이상의 대규모 AI 투자 재원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고, 신설되는 카카오AI가 톡비즈의 압도적 플랫폼을 바탕으로 최대 17조원에 달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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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모적인 내부 갈등으로 허비할 시간이 없다. 카카오 경영진은 투명하고 진정성 있는 소통으로 내부의 불안감을 불식시키는 성숙한 리더십을 먼저 증명해내야 한다. 동시에 AI 집중이라는 쇄신의 방향성만큼은 타협 없이 관철할 필요가 있다. 노조 역시 맹목적인 저지를 멈추고 카카오의 생존을 책임질 AI 경쟁력을 어떻게 되살릴지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카카오가 내홍을 신속히 수습하고, 한국 AI 서비스 시장의 주도권을 쥐는 진정한 국가대표 플랫폼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시장은 냉정하게 지켜보고 있다.


박선미 IT과학부장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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