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부 바이백에도 美 장기금리 불안 여전
스테이블코인 발행 늘면 단기 국채 수요↑
코인베이스·써클 등 수혜 기대
미국 재무부가 장기 국채 바이백 규모를 늘리며 시장 안정 의지를 보였지만 장기채 금리는 쉽게 내려오지 않고 있다. 재정적자는 여전히 크고, 중동 정세와 연방준비제도(Fed)의 향후 행보도 불확실하다. 미국이 금리를 눌러야 하는 이유는 많은데, 국채를 사줄 손은 예전만큼 넉넉하지 않다.
이 틈에서 뜻밖의 주인공이 떠오르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이다. 가격 변동성이 큰 비트코인과 달리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등 법정화폐에 가치를 연동한 디지털 자산이다. 얼핏 보면 가상자산 시장 안의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최근 미국 채권시장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이 단기 국채 수요를 키울 수 있는 변수로 주목받고 있다.
27일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 재무부의 국채 바이백 강화는 앞으로 장기 금리를 본격적으로 관리하며 단기채 발행에 치중하겠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며 "스테이블코인 발행량 증가가 단기채 수요를 높이는 만큼, 도널드 트럼프 정부에서 관련 정책 활성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테이블코인의 역할이 부각되는 핵심은 미국의 국채 발행 전략이다. 재무부가 장기금리를 관리하려면 장기채 발행 부담을 줄이고 단기채 발행을 늘리는 방식을 택할 수 있다. 실제로 과거 미국 10년물 금리가 5%를 웃돌았을 때도 장기채 발행을 줄이고 단기채를 늘리는 전략이 활용됐다. 미국 부채 중 단기채 비중도 2015년 이후 점진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여기서 스테이블코인이 연결된다. 지난해 통과된 스테이블코인 기본법, 일명 '지니어스(GENIUS) 법안'에 따라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은 유동성이 높은 달러와 단기 국채를 발행액과 1대1 비율로 준비금으로 보유해야 한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커지면 그만큼 단기 국채 수요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도 법안 통과 당시 스테이블코인의 국채 수요 효과를 강조했다. 2030년까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이 최대 1조2000억달러 규모의 미국 국채를 보유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언급하며, 민간 부문 중심의 국채 수요 증가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더 커지려면 '클래리티(CLARITY) 법안' 등의 추가 입법도 필요하다. 지니어스법이 스테이블코인의 기본 틀을 마련했다면, 클래리티 법안은 디지털자산 전반의 규제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역할이다. 디지털자산을 어떻게 분류할지, 증권거래위원회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의 관할을 어떻게 나눌지 정리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규제가 명확해지면 기관 자금도 들어오기 쉬워진다. 지니어스 법안 통과 이후 스테이블코인 발행량은 증가세를 보이다가 최근 정체됐는데, 클래리티 법안이 통과되면 발행량 증가세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의회는 휴회에서 복귀해 9월15일 절차투표에 들어갈 예정이다.
물론 통과까지는 변수가 있다. 은행들은 가상자산 발행사들이 고객 유인을 위해 금리를 제공하는 방식에 반대하고 있다. 민주당은 공직자의 디지털자산 투자 관련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국채금리 불안이 커질수록 행정부가 법안 통과를 밀어붙일 유인은 더 커진다. 안정적인 단기채 수요처를 확보하는 일이 미국 정부에도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디지털자산 거래소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정부가 단기채 수급 개선 차원에서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 자산 활성화 정책을 강화하면서 주가 상승 동력이 발생한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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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거래소인 코인베이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인 써클 등이 혜택을 볼 수 있다"며 "디지털자산 기업들은 기술주 일변도 포트폴리오의 대안으로도 유효하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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