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과세수 미래투자·재정안정에 활용
내년 국채 발행도 줄여 채무관리 병행
청년·지방·교육인재·신산업 집중
9월 1일 내년 예산안과 함께 구체 내용 발표

정부가 반도체 호황에 따른 초과·추가세수로 조성하는 100조원 규모 미래대응기금을 영구적인 재정 지출 수단이 아닌 앞으로 3~4년 동안 미래 성장 분야에 집중투자하는 재정 안정화 플랫폼으로 운용할 방침이다. 초과·추가세수를 기금에 쌓으면서도 내년 국채 발행 규모는 줄여 국가채무 관리도 병행한다. 세수가 많이 걷힐 때 모두 써버리거나, 반대로 채무 상환에만 투입하는 대신 미래 투자와 재정 안정이라는 두 목표를 함께 달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8.25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8.25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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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관계자는 26일 기자들과 만나 "미래대응기금을 영속적인 기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추가 세수가 영속적으로 적립되는 구조도 아니어서 3~4년 정도의 시계열을 갖고 사업을 설정하고 편성해 효과를 거두는 방식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복지 예산 처럼 한 번 시작하면 지속적으로 재원이 필요한 사업은 일반회계에 맡기고, 기금은 일정 기간 집중 투자해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에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미래대응기금은 한정된 기간 안에서 우리 정부가 역점을 두고 할 수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사업을 편성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미래대응기금을 꺼내 든 배경에는 최근 수년간 반복된 급격한 세수 변동이 있다. 반도체 호황 등으로 예상보다 세금이 많이 들어올 때는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지출을 크게 늘리고, 경기가 꺾여 세수가 부족해지면 지출을 줄이는 기존 방식으로는 안정적인 재정 운영이 어렵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윤석열 정부 때인 2023~2024년 대규모 세수 결손 과정에서 정부가 지출을 줄이면서 경기 둔화가 다시 세수 감소로 이어졌다는 게 이

이 관계자는 2017~2018년 반도체 호황과 코로나19 시기 세수 증가를 거론하면서 "사이클을 타고 들어오는 세수는 금방 꺼질 수 있다"며 "세금이 많이 들어오면 많이 쓰고, 적게 들어오면 쓰지 않는 것이 과연 책임 있는 재정운용인가 하는 문제의식이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 때인 2023~2024년 대규모 세수 결손 과정에서 정부가 지출을 줄이면서 경기 둔화가 다시 세수 감소로 이어졌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에 정부는 증가한 세수를 일시에 소진하지 않고 미래대응기금에 일부 축적해 경기와 세수의 진폭을 줄이는 완충장치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 관계자는 "세수가 많이 들어올 때는 쌓아놨다가 적게 들어오면 기금에서 전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미래대응기금이 '재정안정화기금'의 성격도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초과세수·추가세수를 적극적으로 국가채무 감축에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거리를 뒀다. 다만 미래대응기금 조성이 소극적인 국가채무 관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초과세수·추가세수 가운데 일부를 국채 신규 발행 축소에도 활용하겠다는 의미다. 이 관계자는 "국가채무 건전화 계획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추경에서도 국채를 일부 줄였고 내년에도 어느 정도 국채를 덜 발생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청년, 지방, 교육·인재, 미래 성장산업 등 4개 계정 집중…"미래 성장판 키운다"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대응기금 비공개 당정협의에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 최은옥 교육부 차관 등이 참석하고 있다. 2026.8.20 연합뉴스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대응기금 비공개 당정협의에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 최은옥 교육부 차관 등이 참석하고 있다. 2026.8.20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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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대응기금은 크게 청년, 지방, 교육·인재, 미래 성장산업 등 4개 축으로 운용된다. 정부가 추진하는 지방 주도 성장과 초격차 기술 확보, 미래 신산업 투자, 메가프로젝트 등이 타깃이다. 이 관계자는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초격차 기술을 유지하면서 다음 미래를 준비할 신산업 투자 재원이 필요하다"며 "미래세대와 청년세대에 대해서도 미래대응기금을 통해 적극적으로 답하려 한다"고 말했다.


일반회계 사업을 대거 기금으로 옮겨 재정 규모를 부풀리는 방식은 아니라고도 밝혔다. 신규 사업뿐 아니라 기존 사업을 확대해 편성할 수 있지만, 3~4년의 기간 내에 집중 투자가 필요하고 기금의 목적에 부합하는지를 기준으로 선별하겠다는 것이다. 당장 쓰지 않는 기금 재원도 현금으로 쌓아두지는 않을 방침이다. 이 관계자는 "국채 발행 이자 이상의 수익을 낼 정도로 운용해야 기금으로 보유하는 것이 설명될 수 있다"며 "기획예산처가 구체적인 운용 방식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쌈짓돈' 논란엔 "국회 심의 받는다"


사실상 정부 재정의 '쌈짓돈' 아니냐는 각종 지적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국회의 허락 없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돈이 아니다"며 "기금을 만드는 순간부터 쓰는 과정까지 국회의 심의와 통제를 받는다"고 말했다.


정부안은 미래대응기금의 운용계획 변경 한도를 30%로 두고 있다. 일반적인 사업성 기금의 20%다 높은 수준이다. 이에 대해 이 관계자는 "미래대응기금이 사업성 기금과 계정성 기금의 성격을 함께 갖고 있기 때문"이라면서도 "확정된 것은 아니며 국회 논의를 통해 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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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정부는 내달 1일 내년 예산안과 함께 미래대응기금의 계정별 배분과 구체적인 사업내용을 공개할 계획이다. 이 관계자는 "재정사(史) 적으로도 큰 변화"라며 "국가채무를 관리하면서도 우리에게 찾아온 성장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국정과제를 실천할 수 있는 도구를 만들겠다는 것이 미래대응기금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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