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타조건부 프로모션 동의율 저조 탓 재연장 무산
점주협의회 "유사 제도 시행 방지 위해 공정위 판단 필요"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이 경쟁 배달앱 이용 중단을 조건으로 가맹점주들의 중개수수료를 절반으로 낮춰 주겠다며 시행한 '배민온리' 프로모션이 6개월 만에 종료됐다.


프로모션 시행 이후 참여 가맹점의 배민 내 매출은 눈에 띄게 증가했지만, 타 배달앱 노출 차단에 따른 매출 감소로 기대한 만큼의 수익 증대 효과를 보지 못한 가맹점주들이 프로모션 연장에 동의하지 않으면서 프로모션 연장을 위한 동의율을 채우지 못했다.

이번 프로모션에 반대해 온 처갓집양념치킨 가맹점주협의회(이하 '협의회') 측은 "프로모션은 중단됐지만, 재발 방지를 위해 우아한형제들과 가맹본부 한국일오삼의 공정거래법·가맹사업법 위반 여부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명확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2월 24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처갓집양념치킨 가맹점주들이 우아한형제들의 ‘배민온리’ 프로모션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신고 기자회견을 마친 뒤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 참여연대

지난 2월 24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처갓집양념치킨 가맹점주들이 우아한형제들의 ‘배민온리’ 프로모션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신고 기자회견을 마친 뒤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 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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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업계에 따르면 우아한형제들과 처갓집양념치킨 가맹본부 한국일오삼이 전략적 파트너십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지난 2월 9일부터 시행한 '배민온리' 프로모션이 가맹점주들의 연장 반대로 시행 6개월 만인 지난 8일 종료됐다.

배민온리 프로모션은 가맹점주들이 배달의민족 외 다른 경쟁사 앱을 이용하지 않는 조건으로 중개수수료를 기존 7.8%에서 3.5%로 낮춰주고 할인 쿠폰 비용 일부 지원과 앱 내 우선 노출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프로모션이다.


지난 2월 9일부터 3개월의 시범운영을 거쳐 8일까지 한 차례 연장 운영됐지만, 가맹본부가 연장 공문을 발송한 뒤 진행된 동의 절차에서 가맹본부가 제시한 목표 동의율에 미치지 못해 중단됐다.


배민 측은 "가맹점의 자율적인 선택을 전제로 추가적인 혜택과 마케팅 지원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주문 및 매출 성장을 함께 도모하기 위한 제휴 프로그램이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실제 시행 초기 전국 약 1200개의 처갓집양념치킨 가맹점 중 90%가 넘는 1100곳이 참여했지만, 수수료 인하라는 눈에 보이는 혜택이 실제 수익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것이 협의회 측의 설명이다.

수수료 절반으로 깎았는데 왜 더 힘들어졌나

협의회에 따르면 참여 점주들이 겪은 문제는 수수료율 밖에서 발생했다.


가장 큰 문제는 매출 감소였다. 다른 배달앱을 통한 주문이 끊기면서 발생한 매출 감소분을 배달의민족 주문 증가분이 메우지 못했다는 것이다. 중개수수료를 4.3%포인트 할인받더라도 주문 자체가 줄어들면 결과적으로는 수입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특히 수도권의 경우 배달앱 간 경쟁이 지방에 비해 상대적으로 치열한데, 배민 주문의 증가로 전체 가맹점의 배민 내 평균 수익은 분명히 상승했지만 타 배달앱에서 안정적으로 발생하던 주문이 끊기면서 오히려 매출이 감소한 가맹점들이 생겨났다고 한다.


또 다른 문제는 광고비 상승이었다. 판매 채널이 하나로 집중되면서 동일 브랜드 매장 간 노출 경쟁이 격화돼 일부 매장의 경우 앱 광고비가 프로모션 시행 전보다 크게 늘었다고 한다.


할인 프로모션의 정산 방식에도 문제가 있었다. 우아한형제들은 애초 "8000원 할인 쿠폰에서 4000원을 지원한다"며 할인액의 절반을 보전해줄 것처럼 안내했지만, 실제로는 4000원을 초과하는 부분만 보전하는 구조여서 가맹점주들은 4000원의 고정 할인액을 부담해야 하는 반면, 우아한형제들은 총 할인 금액 조정을 통해 자신의 부담액을 업주보다 적은 1000원~3000원 수준으로 설정할 수 있었다. 가령, 6000원을 할인했을 때 4000원을 초과한 2000원에 대해서만 할인액을 보전해 준다는 것이다.


협의회는 "'수수료를 절반으로 낮춰 준다'는 한 줄만 놓고 보면 마다할 이유가 없어 보였지만, 잃는 쪽이 계산에서 빠져 있었다"며 "참여 여부를 판단하는 데 필요한 정보가 충분히 제공되지 않았다는 것이 공정위 신고의 핵심 이유였다"고 밝혔다.

프로모션은 끝났지만…위법성 판단 과제로 남아

앞서 협의회는 지난 2월 20일 우아한형제들의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와 양사의 불공정거래행위, 한국일오삼의 가맹사업법상 정보제공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공정위에 신고했다. 2월 24일에는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협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 참여연대가 기자회견을 열고 같은 취지의 신고에 나섰다.


협의회 측은 또 지난 3월 4일 추가 자료 제출을 통해 가맹본부가 프로모션 참여 매장에 경쟁 플랫폼 '장기휴무' 설정을 요구하면서 기한 내 미이행 시 본사가 직접 일괄 처리하겠다고 통지한 공문의 위법성을 별도로 문제 삼았다.


지난 5월 1일 협의회는 긴급 성명을 내고 프로모션 연장 중단과 실질적 상생안 마련을 요구했고, 시민사회단체도 같은 달 7일 공정위의 신속한 조사와 처분을 촉구했다.


가맹점주들의 공정위 신고를 대리한 법무법인 YK는 당시 가맹본부 한국일오삼의 위반 행위를 크게 세 가지로 판단했는데, ▲가맹본부로서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전국 1260개 가맹점의 일괄 참여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우아한형제들의 배타조건부 거래행위에 공동으로 가담한 점(공정거래법 제45조 1항 4호·7호) ▲프로모션 참여를 권유하면서 경쟁 플랫폼 이용 중단에 따른 매출 감소 위험, 법적 리스크 등을 은폐한 점(가맹사업법 제9조) ▲2월 24일 발송한 공문을 통해 기한 내 미이행 시 본사가 직접 경쟁 플랫폼 계정에 장기휴무를 일괄 설정하겠다고 통보한 것은 가맹사업법 제12조 1항 2호 위반이자 민사상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는 점 등이었다.


또 YK는 우아한형제들에 대해서는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사업자의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 중 '배타조건부 거래로 인한 경쟁사업자 배제'(제5조 1항 5호) ▲불공정거래행위 중 '구속조건부 거래'(제45조 1항 7호) ▲불공정거래행위 중 '부당한 고객 유인'(제45조 1항 4호) 혐의를 적용해 신고했다.


지난 2월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에서 열린 '자영업자·소비자 선택권 침해하고 독점 강화하는 배민온리 공정위 신고' 기자회견에서 사회를 맡은 이연주 참여연대 민생경제팀 간사의 책상 위에 '배민온리' 계약을 비판하는 내용이 적힌 팻말이 놓여 있는 모습. 참여연대

지난 2월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에서 열린 '자영업자·소비자 선택권 침해하고 독점 강화하는 배민온리 공정위 신고' 기자회견에서 사회를 맡은 이연주 참여연대 민생경제팀 간사의 책상 위에 '배민온리' 계약을 비판하는 내용이 적힌 팻말이 놓여 있는 모습. 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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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의회와 대리인 측은 이번 프로모션 종료와 관계없이 위 위반 행위들에 대한 법적 판단이 반드시 내려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협의회는 "약속된 이익이 끝내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이 6개월 동안 숫자로 드러났다"며 "행사가 멈춘 것은 다행이지만, 그동안의 행위가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협의회는 "배타조건부 마케팅은 개별 브랜드의 일회성 사안이 아니다"라며 "배민은 2025년 6월 교촌치킨과 유사한 단독 입점 협약을 추진했다가 경쟁제한 논란으로 무산된 바 있고, 이번 건은 그 재추진에 해당한다. 판단 없이 종료될 경우 다른 브랜드를 상대로 같은 구조가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협의회는 "가맹점사업자는 자기의 책임과 비용으로 영업하는 독립된 사업자이고, 배달앱 중개계약의 당사자도 개별 가맹점이다"라며 "가맹본부가 점주를 대신해 경쟁 플랫폼 계정의 휴무를 강제하겠다고 통지한 것은 그 자체로 가맹사업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했다.


이어 협의회는 "참여 동의가 충분한 정보에 기초한 것이었는지에 대한 확인도 필요하다"며 "협의회는 시행 초기 90%에 달했던 참여율과 6개월 뒤의 동의율 격차 자체가, 최초 참여 결정 당시 제공된 정보가 불충분했음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가맹점주들을 대리한 현민석 법무법인 YK 변호사는 "이번 사안의 본질은 플랫폼이 가맹본부가 가진 우월적 지위를 빌려, 개별 가맹점의 거래처 선택권을 집단적으로 제한한 데 있다"며 "플랫폼과 점주 사이의 단선적 문제가 아니라 두 개의 우월적 지위가 중첩된 구조라는 점에서 종전 사안과 다르다. 프로모션이 멈춘 것은 다행이지만, 그 구조에 대한 판단이 남지 않는다면 같은 일은 다른 브랜드에서 반복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배민 측 "참여 강제 안 해, 평균 매출 60% 성장…새로운 협업 방식 협의 중"

한편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가맹점에 일률적으로 적용하거나 참여를 강제하는 방식이 아니라, 가맹점주의 개별 동의를 전제로 선택적으로 적용되는 프로그램이었다"라며 "프로모션 참여 이후에도 가맹점이 원할 경우 종료할 수 있는 구조로 운영해 왔기 때문에 가맹점의 의사에 반해 특정 플랫폼 이용을 강제하는 형태의 구속조건부 거래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또한 배달앱 시장에서는 플랫폼과 브랜드 간 단독 입점, 단독 프로모션 또는 특정 협업 조건을 기반으로 할인 재원이나 우대 조건 등을 제공하는 다양한 형태의 제휴가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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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 관계자는 "그동안 양사 협업을 통해 배민에서의 처갓집양념치킨 평균 주문 매출이 60% 이상 성장하고, 브랜드 전체 매출이 전체 치킨 카테고리 성장률의 4배 이상 대폭 확대되는 등 양사, 가맹점주 모두에게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 왔다"며 "양사는 이 같은 성과를 기반으로 상생협력 관계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협업 방식을 지속적으로 협의해가는 중이다"라고 밝혔다.


최석진 로앤비즈 스페셜리스트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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