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값 오르자 "거래 수수료 공짜"…코인 거래소 치킨게임 시작 [비트코인 지금]
열흘새 비트코인 20%이상 상승해 1억 돌파
투심 회복세에 코인원·코빗 수수료 무료 이벤트
사실상 매출 '포기' 선언…고객 유치 총력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가상자산 투자 심리가 회복하자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수수료 무료화를 앞세워 고객 확보 경쟁에 나섰다. 사실상 유일한 수익원인 수수료도 포기하며 유동성 확보에 사활을 건 것이다. 다만 단기 효과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7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코인원은 전날 오전 11시부터 별도 공지가 나올 때까지 전 종목 거래 수수료율을 0%로 낮췄다. 최근 개인용 오픈API 키를 통한 거래도 수수료를 면제하는 등 모든 이용자와 거래 유형에 대해 수수료 무료 혜택을 제공하게 됐다고 코인원 관계자는 설명했다. 코인원은 지난 3일에도 거래 수수료를 0.04%로 낮춘 바 있다. 이는 업비트의 기본 요율인 0.05%보다 낮으며 빗썸 요율(쿠폰 적용 시) 0.04%와 동일하다.
코인원이 약 3주 만에 거래 수수료를 재차 낮춘 이유는 경쟁사가 수수료 무료화에 나섰기 때문이다. 코빗 운영사 디지털엑스는 지난 24일 오전 9시부터 1년간 원화마켓 전 종목의 거래수수료를 전면 무료화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조치들은 가상자산 투자심리가 회복세를 보이자 고객 확보를 위해 시행된 것으로 보인다. 코인게코에 따르면 지난 16일 6만3017달러(약 8710만8400원)에 머물던 비트코인 1개 가격은 전날 오전 9시 기준 7만8390달러(1억867만원)를 기록해 24%가량 상승했다. 가상자산 시장 공포·탐욕 지수(코인글래스 기준)도 지난 20일 '탐욕'을 가리키는 61을 넘어 한때 73까지 오르기도 했다. 탐욕이란 가격 변동성과 거래량이 많아지고 있으며 단기적인 고점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은 단계다.
홍진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낮은 거래 점유율과 유동성 회복 필요성이 (거래 수수료 무료화의) 배경"이라며 "핵심 수익원인 거래 수수료를 포기하고 이용자와 거래량을 먼저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거래 수수료는 가상자산 거래소 매출의 전부다. 코인원은 지난해 매출 455억원을 전부 수수료 매출로 거뒀다. 코빗도 98억원 중 120만원을 제외한 모든 매출을 수수료를 통해 기록했다. 업계 1·2위인 두나무와 빗썸도 매출의 97~98%가 수수료 수입이다.
이를 통해 거래소들은 락인(Lock-in)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는 원화 계좌 개설(KYC 인증)이 필수다. 수수료 무료를 미끼로 고객 자산을 예치하게 만들어 이벤트 종료 후 다른 거래소로 옮기는 과정이 귀찮을 수 있어 남아있는 고객이 있기 때문이다.
양사가 적극적으로 나선 이유에는 미래에셋그룹과 한국투자증권이라는 든든한 '우군'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난 2월 미래에셋컨설팅이 코빗 지분 97.15%를 확보하며 경영권 인수를 마무리했다. 코인원의 경우 지난 5월 한국투자증권과 OKX벤처스가 지분 20%씩을 취득했다. 이후 미래에셋그룹은 지난 13일 디지털엑스가 실시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500억원을 수혈했다. 코인원은 한투증권과의 서비스 관련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코인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한국투자증권에서 국내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했으며 주식 거래 고객에 삼성전자 주식 등을 지급하는 공동 이벤트도 열었다.
수수료 무료 정책 효과는 곧바로 드러났다. 코인게코 데이터를 보면 코빗 내 가상자산 거래량은 수수료 무료화를 시작한 지난 24일 오전 9시 177만3372달러에서 25일 오후 2시 기준 2408만5071달러로 늘었다. 이는 1258.2% 증가한 수치다. 코인원 거래량도 전날 오전 11시 1786만달러에서 수수료 무료화 1시간 만에 4086만달러로 129%가량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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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벤트를 장기간 유지하는 게 무조건 이익인지는 미지수다. 단기 성과는 있지만, 이벤트 이후 고객들이 떠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코빗이 지난 1월19일부터 4월13일까지 진행한 USDC 거래 수수료 무료 이벤트 기간 코빗의 스테이블코인 시장점유율은 시행 직전 2.6%에서 22.6%로 급등했다. 하지만 종료 2주 후인 4월13일부터 4월26일 간 점유율은 3%로, 이벤트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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