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강제집행으로 컨벤션 운영 중단
버진로드와 내부 시설 철거
강제집행 가능성에도 신규 계약 논란
사업자 귀책 인정 땐 배상 기준 적용 가능

결혼식을 불과 20일 앞두고 예식장이 법원의 강제집행으로 문을 닫으면서 예비부부 수십 명이 갑작스럽게 결혼식 장소와 일정을 바꿔야 하는 피해를 보았다. 특히 예식장 운영 업체가 강제집행 가능성을 인지한 상황에서도 신규 계약을 계속 받았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책임 소재와 피해 보상 범위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26일 연합뉴스는 최근 예식장 운영 업체와 건물 관리 주체 간의 장기 분쟁으로 인해 피해를 보게 된 예비부부의 사연을 소개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예비 신부 A씨는 다음 달 12일 서강대 곤자가컨벤션에서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 23일 식장 측으로부터 더는 예식장을 운영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식장 강제집행이 된 모습(왼쪽)과 이전 식장의 모습(오른쪽). 연합뉴스

식장 강제집행이 된 모습(왼쪽)과 이전 식장의 모습(오른쪽).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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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튿날인 24일 법원의 강제집행이 진행되면서 예식장 내부 장식과 버진로드 등 시설물이 철거됐다. 결혼식을 약 20일 앞둔 A씨는 급히 다른 예식장을 예약해야 했다. 식장 변경에 따라 이미 예약해둔 드레스·메이크업·사진 촬영 업체의 일정도 다시 맞춰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 강제집행은 예식장 운영 업체와 건물 관리 주체 사이의 장기간 임대료 분쟁 끝에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당시 학교가 봉쇄되면서 교내에 위치한 곤자가컨벤션도 영업에 타격을 받았고, 운영 업체가 임차료를 제때 내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자 건물을 관리하는 서강국제학사 유한회사가 강제집행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은 운영 업체가 강제집행 가능성을 알고도 신규 예약을 계속 받았는지 여부다. A씨는 "국제학사 측 설명으로는 피해를 우려해 지난해 12월부터 신규 예약을 받지 말라고 고지했는데도 업체가 이를 알리지 않고 계약을 계속 진행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강제집행 알면서 예약 논란…3월에 계약한 예비부부도 있어

실제 피해자 가운데는 올해 3월 계약한 예비부부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업체 측은 강제집행을 막기 위해 집행정지 신청과 소송을 진행해 실제 집행 여부를 예상하기 어려웠다는 입장이다. 업체는 "압류를 풀어달라고 여러 차례 면담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강제집행이 실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영업을 중단할 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피해자들이 주목할 부분은 예식업 관련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이다. 현행 기준에서는 사업자 귀책으로 예식장 계약이 취소될 경우 취소 시점에 따라 계약금 반환 외에 추가 배상 기준을 두고 있다. 아시아경제

피해자들이 주목할 부분은 예식업 관련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이다. 현행 기준에서는 사업자 귀책으로 예식장 계약이 취소될 경우 취소 시점에 따라 계약금 반환 외에 추가 배상 기준을 두고 있다.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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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피해 예비부부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도 열렸지만, 즉각적인 해결책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업체는 인근 예식장 연계와 계약금 반환, 법적 범위 내 피해 보상 방침을 밝힌 상태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예식장 변경에 따른 추가 비용까지 우려하고 있다. 날짜나 시간이 바뀔 경우 드레스·메이크업·스튜디오 업체에 일정 변경 수수료나 위약금을 내야 할 수 있고, 새로 구한 예식장의 대관료와 식대가 기존보다 비싸면 차액도 발생한다.


현재 A씨가 만든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는 피해자 32명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당수가 서강대 졸업생으로, 모교에 대한 신뢰와 추억 때문에 교내 예식장을 선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비슷한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앞서 2024년 2월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대형 예식장에서도 임대료 분쟁에 따른 법원 강제집행으로 결혼식과 돌잔치가 무더기로 취소됐다. 당시에도 결혼식을 불과 며칠 앞둔 피해자가 발생했고, 강제집행 가능성을 알고도 예약을 계속 받았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2022년 울산에서도 한 예식장이 경영상 이유로 갑작스럽게 폐업하면서 결혼식을 일주일도 남기지 않은 예비부부들이 다른 식장을 찾아야 하는 피해가 발생했다.

계약금만 돌려받고 끝? 추가 위약금·식장 차액도 증거 남겨야

피해자들이 주목할 부분은 예식업 관련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이다. 현행 기준에서는 사업자 귀책으로 예식장 계약이 취소될 경우 취소 시점에 따라 계약금 반환 외에 추가 배상 기준을 두고 있다. 특히 예식일 29일 전부터 당일까지 사업자 책임으로 계약이 해지될 경우 계약금 환급과 함께 총비용의 70%를 배상하는 기준이 적용될 수 있다.

피해자들은 예식장 변경에 따른 추가 비용까지 우려하고 있다. 날짜나 시간이 바뀔 경우 드레스·메이크업·스튜디오 업체에 일정 변경 수수료나 위약금을 내야 할 수 있고, 새로 구한 예식장의 대관료와 식대가 기존보다 비싸면 차액도 발생한다. 아시아경제

피해자들은 예식장 변경에 따른 추가 비용까지 우려하고 있다. 날짜나 시간이 바뀔 경우 드레스·메이크업·스튜디오 업체에 일정 변경 수수료나 위약금을 내야 할 수 있고, 새로 구한 예식장의 대관료와 식대가 기존보다 비싸면 차액도 발생한다.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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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예식 약 20일 전에 운영 중단 통보를 받은 만큼 향후 업체 책임이 인정될 경우 해당 기준이 피해 구제 과정에서 주요 근거가 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소비자분쟁해결기준 자체가 법원의 확정판결처럼 강제력을 갖는 것은 아니다. 업체가 책임이나 배상 범위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소비자분쟁 조정이나 민사소송 등을 거쳐야 할 수 있다.


이번 사태에서도 핵심 쟁점은 운영 업체의 귀책 여부다. 업체는 건물 관리 주체와의 분쟁과 강제집행이라는 외부 사정으로 영업이 중단됐다는 입장이지만, 강제집행 가능성을 사전에 알고도 이를 알리지 않은 채 신규 계약을 계속했다는 피해자 측 주장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책임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피해자들은 우선 계약서와 계약금 입금 내역, 업체의 취소 통보 문자나 카카오톡 대화, 다른 예식장을 예약하면서 추가로 지출한 비용의 영수증 등을 확보해두는 것이 필요하다. 계약금 반환이나 손해배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1372 소비자상담센터를 거쳐 한국소비자원 피해구제와 소비자분쟁 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 카드 할부 결제를 한 경우에는 일정 요건에 따라 남은 할부금 지급을 거절하는 '할부 항변권' 적용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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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곤자가컨벤션이 서강대 내부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학교에 곧바로 계약상 배상 책임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실제 계약 당사자가 누구인지와 학교·건물 관리 주체·예식장 운영 업체 간 법률관계를 따져봐야 한다. 결국 이번 사태의 쟁점은 운영 업체가 강제집행 가능성을 언제부터 어느 수준까지 알고 있었는지, 그 상황에서 신규 예약을 계속 받은 것이 적절했는지에 모아질 전망이다. 피해 예비부부들은 계약금 반환을 넘어 식장 변경으로 발생한 추가 비용까지 보상을 요구하며 공동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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