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준희 관악구청장
6대 목표·58개 과제 본격 추진
단순 녹지 넘어 소통·치유 공간
청년예산 5400만원→250억으로 확대
청년 참여예산·위원회 할당제 등 도입
박준희 관악구청장을 만난 곳은 서울 관악구 봉천동 '관악청년청'이었다. 지난달 24일 오후 박 구청장은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의 '2026 매니페스토(지방선거부문) 약속대상' 시상식을 마친 직후 인터뷰 자리에 왔다.
이날 그가 받은 상은 선거공약서 분야 최우수상. 2018년 민선 7기, 2022년 민선 8기에 이은 3회 연속 수상이자 이번 민선 9기 선거공약서 분야에서는 서울에서 유일한 수상이다. 박 구청장은 "얼마나 실현 가능한 공약을 내놓느냐, 재원 조달 방안과 이행 시기까지 공약서에 담느냐를 평가받았다"고 했다.
박 구청장은 3선이 되고 나서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은 달라졌다고 했다. 관악구는 지난 지방선거 후 정책기획단을 꾸려 6대 목표와 58개 과제를 로드맵으로 확정했다.
그는 "초선·재선 때는 관악S밸리로 혁신경제도시를 만들고 힐링정원도시와 청년친화도시의 기반을 놓는 일을 많이 벌였다"며 "책임이 더 막중하고, 이제는 주민들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고 뿌려놓은 씨앗을 열매로 거둬들여야 하는 시기"라고 했다.
정원은 마음을 치유하는 곳
최근 박 구청장이 가장 힘을 싣는 축은 '힐링정원도시'다. 구청 앞부터 가로정원 형태로 바꿔 나가고, 4년 뒤에는 관악구 전체가 정원이자 힐링 공간이 되도록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박 구청장이 정원을 강조하는 근거에는 정서적 안정과 정신 건강이 있다. "영국에서는 우울증 등 정신 건강 문제가 생기면 약물 처방과 함께 '정원에서 일정 시간을 보내라'는 처방을 내리기도 한다"며 "흙을 만지고 꽃과 나무를 심는 일이 정신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고 했다. 단순한 녹지를 넘어 주민이 소통하고 쉬고 치유하는 공간으로 바꿔내는 게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공간이 생기면 정원을 만들어 나가지만, 만들어 놓은 것을 구청이 다 관리할 수 없고 비용 문제도 있다"며 "주민이 직접 가꿔나가야 지속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래서 시민정원사 양성 과정을 운영하고, 주민자치회와 각종 단체에 '정원 할당제'도 도입했다. 보기 좋은 것을 넘어 주민이 가꾸고 누리며 정서적으로 풍요로워지는 정원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박 구청장은 별빛내린천을 '힐링정원도시 1번지'로 꼽았다. 관악산 자락에는 이미 근린공원 24곳을 정비했고, 음식물·생활 쓰레기와 불법 건축물로 어두웠던 공간은 파크골프장과 테니스장, 수국정원 등으로 바꿨다.
'관악산 하늘숲길'과 '자연휴양림' 조성 사업도 새로 추진한다. 하늘숲길은 사당역과 관악산, 자연휴양림, 난곡사거리를 잇는 총연장 22.88㎞ 규모의 무장애 데크길을 단계적으로 조성한다. 하늘숲길은 2030년, 자연휴양림은 2028년 준공이 목표다. 박 구청장은 "정원은 사치가 아니라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커지는 도시의 자산"이라며 "땅이 생기면 정원으로 만든다는 각오로 연속성 있게 추진하겠다"고 했다.
청년예산 8년새 463배…청년을 주체로
지하철 2호선 봉천역과 서울대입구역 사이에 있어 접근성이 좋은 관악청년청은 박 구청장이 청년정책의 상징으로 내세우는 공간이다. 총사업비 130억원을 들여 지하 1층∼지상 7층, 연면적 1528㎡ 규모의 단독 청사로 지었다. 서울 자치구의 청년 단독청사 가운데 최대 규모로 연간 7만여명이 찾는다.
관악구는 청년인구 비율이 41.7%로 전국 227개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높지만, 이전에는 특색있는 청년 정책이 전무했다. 박 구청장이 무게를 실으며 2018년 5400만원에 불과했던 청년 관련 예산은 올해 약 250억원으로 8년 만에 463배나 늘었다.
박 구청장이 특히 힘을 쏟는 것은 청년 일자리와 주거 문제다. 그는 관악S밸리와 창업 아카데미를 통한 취·창업 지원, 관악 디딤돌 청년일자리 사업을 통한 일자리 연계, 청년 월세 지원과 으뜸관악 청년통장 등 주거·자산형성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직에 실패한 청년이 은둔·고립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민선 9기 청년정책의 방향은 '청년을 정책의 주체로'다. 청년이 사업을 제안하고 예산 편성에 반영하는 '청년 참여예산 쿼터제', 각종 위원회에 청년위원을 일정 비율 의무 위촉하는 '위원회 맞춤형 청년 할당제', 청년 제안을 소관 부서가 책임 있게 검토·공개하는 '청년제안 책임답변제'를 신규 과제로 제시했다. 미취업 구직 청년이 한 끼 1000원으로 식사할 수 있는 '관악형 천원의 한끼'도 새로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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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구청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중앙정부에 청년 전담부처 신설을 건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중앙에서 내려오는 청년 사업은 대부분 시범사업으로 1년만 하고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 정책은 안정성과 연속성이 생명"이라며 "여러 부처에 흩어진 청년정책의 칸막이를 허물려면 장관급 전담 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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