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 출신 전문가 "북미회담 가능성 희박…美 더 많이 양보할 수도"
한미경제연구소 전문가 세미나
"한미일 관계, 2023년보다 약해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대화 재개 메시지를 보내고 있지만 북한의 대미 협상 유인이 크지 않아 실제 회담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한반도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을 축소한 것처럼 북한이 미국에 다른 훈련 취소 등 '양보'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북한, 美 제재 완화 옛날만큼 안 필요해"
미국 중앙정보국(CIA) 분석관 출신인 브루스 클링너 맨스필드재단 선임연구원은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한미경제연구소(KEI)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회담 가능성은 희박하거나 없다. 희박한 가능성마저 떠난 상태"라고 주장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CIA 한국지부장과 한국 담당 부국장 등을 지냈던 인물이다.
그는 과거와 달라진 국제사회에서의 북한의 위상을 주목했다. "북한은 러시아에서 식량, 연료, 자금, 군사기술의 형태로 140억∼200억달러를 받고 있다. 중국과의 무역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 가상자산 범죄로 연간 10억달러를 얻고 있다"며 "몇 년 전처럼 미국의 제재 완화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점을 들었다.
다만 그는 미국이 북한에 어느 정도 양보하느냐에 따라 정상회담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봤다. 클링너 연구원은 "미국이 기준을 얼마나 낮게 설정하느냐, 트럼프 대통령이 얼마나 기꺼이 양보하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최근 한미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UFS) 축소 등을 첫 양보로 꼽으며 "앞으로도 훈련 취소가 계속될 것"이라고도 내다봤다. 이어 북한은 이를 충분치 않다고 여기며 추가 양보를 요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트럼프는 북한과 만나고 싶어 할 것이고, 일본이나 한국의 이해관계가 무엇인지는 신경 쓰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런 측면에서 한·미·일 "세 나라에 가장 큰 위협은 북한이지만, 가장 큰 도전은 바로 미국(의 대통령)"이라며 "우리는 '도널드 콜레오네'(트럼프 대통령을 마피아 대부에 빗댄 표현)의 관세 갈취를 봤고, 병력을 철수하겠다는 위협도 봤으며, 모욕적 언어도 봤다"고 꼬집었다.
한미일 3자 관계 '대체로 약화' 평가
전문가들은 한·미·일 3자 관계가 '캠프 데이비드 성명'이 발표됐던 지난 2023년과 비교해 대체로 약해졌다고 답했다. 3명 중 2명이 '약해졌다(weaker)'는 평가를, 1명은 '긍정·부정 요인 혼재(mixed)' 답변을 내놨다. 이 같은 관계의 변화 중심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이 있다는 데도 대체로 공감했다.
조은아 윌리엄앤매리대 조교수는 "동맹국들을 상대로 강압적 지렛대와 상대적 이익에 집착하는 그의 태도는 동맹의 토대를 이루는 신뢰에 엄청나게 해로웠다"고 지적했다. 조 조교수는 중국에 대한 입장에서 한국이 미국·일본과 결이 다르다는 점을 전제한 뒤, 만약 "중국과 북한 및 러시아의 관계가 보다 공식적인 동맹과 비슷한 것으로 발전한다면 한국이 3자 협력의 확대된 목표에 어느 정도 더 묶이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유미 테라오카 미국 브랜디스대 조교수는 "미국발 불확실성으로 추진력은 분명 약화했지만, 트럼프 2기에도 장관급·실무급 3자 회의가 계속되는 것 자체가 제도화의 성과"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과거에는 미국이 한일을 3자 협력으로 끌어왔다면, 지금은 한일이 미국을 3자 협력에 계속 붙잡아두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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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정상 간 관계 개선에 대해서는 "(한국의) 이재명 대통령과 (일본의) 다카이치 총리는 상당히 실용적인 지도자들"이라며 "두 지도자가 잘 지내는 이유 중 하나는 이념보다 실용주의를 중시하는 성향을 공유하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변동성이 큰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하는 상황에서 두 지도자의 실용주의적 접근이 잘 맞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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