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각 대출채권 회수액 31.3% 증가
KB 해외 담보 회수·우리 기업대출 등 영향
경기 부진에 금융권 부실 우려 커져
신용손상 금융자산 16.8% 늘어
4대 금융지주가 회수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장부에서 지웠던 대출채권 가운데 올해 상반기 약 6000억원을 다시 거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보다 31% 늘어난 규모다. KB금융의 해외 담보자산 회수와 우리금융의 기업대출 추가 회수 등 개별 채권의 회수·매각이 증가세를 이끌었다. 경기 부진으로 부실이 확대되면서 금융권의 건전성 부담이 커진 가운데 상각채권 회수를 강화해 손실 부담을 완충한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각 금융지주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의 올해 상반기 상각 대출채권 회수액은 총 5896억26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4492억3300만원보다 1403억9300만원(31.3%) 증가한 규모다.
상각채권은 금융회사가 회수 가능성이 작다고 보고 대손충당금과 상계해 회계상 장부에서 제거한 채권이다. 장부에서 지우더라도 법적 청구권이 남아 있으면 특수채권 등으로 별도 관리하면서 담보 처분이나 소송, 채무조정 등을 통해 회수를 계속한다. 이후 돈을 돌려받으면 대손비용을 줄이거나 회수 관련 이익으로 반영돼 금융회사의 손익 방어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금융지주별로는 KB금융의 회수액이 가장 많았다. KB금융의 상각 대출채권 회수액은 지난해 상반기 1849억500만원에서 올해 상반기 2513억9300만원으로 664억8800만원(36.0%) 증가했다.
KB금융의 회수액 증가는 약 600억원 규모의 해외 담보자산 회수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해외 부동산과 같은 국외 자산은 담보가 있더라도 회계상 담보로 인정받는 데 제약이 있어 부실이 발생하면 우선 상각해 특수채권으로 관리한다. 이후 담보자산을 매각하면 회수한 금액으로 반영된다. KB금융 관계자는 "일부 국외 부실자산의 담보를 처분하면서 약 600억원을 회수한 것이 가장 큰 특이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의 회수액은 지난해 상반기 1548억5300만원에서 올해 상반기 1979억1500만원으로 430억6200만원(27.8%) 증가했다. 예치금과 기타금융자산을 포함한 전체 상각채권 회수액은 1992억400만원이다.
신한금융은 경기 악화 과정에서 상각채권 규모가 누적되면서 회수금액도 함께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경기 악화에 따라 채권 상각 규모가 증가했고 이에 따라 회수금액도 늘었다"며 "금융권 전반에서 나타나는 모습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증가율은 우리금융이 가장 높았다. 우리금융의 상각채권 회수액은 지난해 상반기 493억300만원에서 올해 상반기 829억9200만원으로 336억8900만원(68.3%) 증가했다.
특히 기업대출 회수액이 148억1500만원에서 460억5900만원으로 3배 넘게 늘었다. 기업대출 증가분 312억4400만원은 전체 회수액 증가분의 92.7%를 차지했다. 가계대출 회수액은 224억3600만원에서 240억5600만원으로 7.2%, 카드채권 회수액은 120억5200만원에서 128억7700만원으로 6.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우리금융 측은 회수액 증가가 대부분 은행에서 발생했으며, 특수채권으로 관리하던 일부 기업대출에서 추가 회수가 이뤄진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해외법인이 보유한 상각채권을 매각한 효과도 반영됐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특정 업종이나 차주에서 구조적으로 회수액이 증가한 것은 아니다"라며 "일부 기업대출의 추가 회수와 해외법인의 상각채권 매각 등이 주된 요인"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회수액이 감소했다. 하나금융의 상각채권 회수액은 지난해 상반기 601억7200만원에서 올해 상반기 573억2600만원으로 28억4600만원(4.7%) 줄었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장기연체채권을 새도약기금에 매각하고 올해 포용금융 차원의 자체 채권 소각을 시행하면서 회수 대상이 되는 특수채권 규모 자체가 줄어든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회수액 감소는 장기연체채권 매각과 소각에 따른 채권 정리의 결과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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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부진으로 부실자산이 늘면서 금융권에서 상각채권 회수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4대 금융지주가 반기보고서에 공시한 신용손상 금융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 14조9104억원에서 올해 6월 말 17조4182억원으로 2조5078억원(16.8%) 증가했다. 신용손상 금융자산은 대출 등에서 연체가 발생하거나 채무상환 능력이 악화해 돈을 떼일 위험이 커진 금융자산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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