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 명의 계정 이용해 상품권 판매 사기
경찰, 계좌 명의자 진술 근거로 수사중지
檢 “추가 확인 가능 단서 남아” 시정조치
압수수색 거쳐 10대 피의자 소년부 송치

중고거래 플랫폼을 이용한 소액 사기 사건이 경찰 단계에서 피의자를 특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수사중지됐지만, 검찰의 시정조치 요구 이후 10대 피의자가 특정돼 소년부에 넘겨졌다. 최근 경찰의 사건 종결·수사중지 판단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기록상 단서를 재검토해 멈췄던 수사가 재개된 사례다.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가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 가방 등을 건넨 최재영 목사를 청탁 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하라고 검찰에 권고했다. 25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모습.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가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 가방 등을 건넨 최재영 목사를 청탁 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하라고 검찰에 권고했다. 25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모습.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AD
원본보기 아이콘

26일 아시아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지검 안동지청(지청장 인훈)은 지난달 28일 사기 혐의를 받는 10대 남성 A군을 소년부에 송치했다.


A군은 지난해 8월 타인 명의 당근마켓 계정을 이용해 30만원 상당의 신세계 상품권 판매 글을 올린 뒤, 상품권을 건넬 의사나 능력이 없으면서도 대금 명목으로 25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앞서 경찰은 지난해 10월 이 사건을 수사중지 의견으로 검찰에 송부했다. 피해금 입금 계좌 명의자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당근마켓 계정을 모르는 사람에게 팔고 돈을 받았을 뿐 상대방이 누구인지 알지 못한다"고 주장했고, 경찰은 더 이상 피의자를 특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파악됐다. 피의자를 특정할 수 있는 단서가 있었음에도 '인적사항 특정 불가'를 이유로 수사중지 결정한 것이다.


하지만 검찰은 기록 검토 과정에서 피의자 특정이 가능한 단서가 남아 있다고 보고 경찰에 시정조치를 요구했다. 당근마켓 계정 사용자를 추적할 수 있는 인스타그램 ID와 피해금 최종 수령 계좌 등 추가 확인이 가능한 자료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후 경찰은 인스타그램 계정과 관련 계좌에 대한 압수영장을 발부받아 수사를 재개했다. 계좌영장을 통해 피해금 사용처를 분석한 결과 피해금의 2차 수령인이 A군의 지인인 사실이 확인됐고, 인스타그램 계정 압수수색을 통해 가입 당시 등록된 휴대전화 번호와 주거지 접속 IP 등도 확보됐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A군을 특정했고, A군은 조사 과정에서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AD

법조계에서는 수사중지·불송치 사건에 대한 사후통제 장치가 형식적으로 운영될 경우, 기록상 단서가 남아 있는 사건도 그대로 묻힐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찰은 "향후에도 부당 수사중지 결정에 대해 적극 시정조치 요구해 범죄가 은폐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염다연 기자 allsal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