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손주, 증손까지…132년 전 조상 덕에 매달 10만원 받는 동학혁명 유족 수당 '시끌'
전북, 동학혁명 유족에 수당 지급
723명 대상으로 연 120만원
"과도한 예우" 비판도
전북특별자치도가 1894년 발발한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유족에게 매달 10만원씩 수당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혁명의 발상지로서 역사적 명예를 확립하고 숭고한 뜻을 계승하겠다는 취지지만, 130여년이 넘은 조선시대 민중 항쟁 후손에게 보훈 성격의 재정을 투입하는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이러다 임진왜란 참전 유공자 유족에게도 수당을 지급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지는 등 지급 기준과 재정 지원의 범위를 둘러싼 논란이 거세다.
723명에 연 120만원 지급
전북특별자치도는 25일 '전북특별자치도 동학농민혁명 기념사업 지원에 관한 조례'에 따라 도내에 1년 이상 계속 거주한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유족 723명에게 1인당 연 120만원의 유족수당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올해 사업비는 총 8억6800만원으로 전북도와 시·군이 3대7 비율로 부담한다. 지난해 본예산에 549명분을 반영한 뒤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대상 인원을 723명으로 확대하면서 관련 예산도 증액됐다.
수당 대상은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등의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유족으로 공식 결정·등록된 자녀와 손자녀, 증손자녀다. 현재 자녀는 없으며 손자녀 108명, 증손자녀 615명이 지급 대상에 포함된다.
신청은 오는 9월4일부터 22일까지 유족이 거주하는 읍·면·동에서 받는다. 이후 시·군과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의 확인 절차를 거쳐 대상자를 확정하고 11~12월 중 수당을 지급할 예정이다. 다만 일부 지역은 예산 확보 일정에 따라 지급 시기가 달라질 수 있다.
"역사적 예우" vs "지원 범위 과도"
동학농민혁명은 1894년 전봉준·김개남·손화중 등을 중심으로 농민과 동학교도가 참여해 일어난 반봉건·반외세 민중운동이다. 전북도는 혁명의 발상지라는 지역적 상징성과 함께 한국 근현대사에서 갖는 의미를 고려해 참여자와 후손에 대한 예우를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원택 전북도지사는 "유족수당 지급은 참여자들의 명예를 높이고 그 뜻을 후손에게 잇기 위한 뜻깊은 출발"이라며 "동학농민혁명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역사적 자산으로 온전히 평가받고, 참여자들이 합당한 국가적 예우를 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수당 지급을 두고 반발도 적지 않다. 특히 132년 전 사건의 후손에게 지방정부가 지속적으로 현금을 지급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동학농민혁명뿐 아니라 임진왜란 당시 의병 등 더 오래된 역사적 사건의 후손까지 지원 대상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온라인상에서는 "동학농민혁명 유족을 지원할 재원이 있다면 6·25전쟁이나 베트남전쟁 희생자 유가족 지원을 우선해야 한다"라거나 "조선시대 사건의 후손에게까지 현금성 지원을 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취지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과거에도 지급 범위 놓고 논쟁
유족수당을 둘러싼 논쟁은 이번 결정으로 처음 불거진 것은 아니다. 전북도 내부에서도 역사적 의미에 따른 예우 필요성과 실제 유족 확인의 현실적인 어려움 등을 놓고 의견이 엇갈려 왔다.
전북 정읍시는 2020년부터 동학농민혁명 유족 93명에게 월 10만원씩 수당을 지급해왔다. 이번 전북도의 지원은 이러한 기초자치단체 차원의 지원을 광역단체 차원으로 확대한 성격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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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시는 지난해에는 131년 전 사건의 참여자 유족을 모두 확인하기 어렵고, 다른 역사적 사건까지 지원 요구가 확대될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 의견을 냈지만 최근에는 찬성으로 입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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