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초과세수 활용 100조원대 기금
신산업 경쟁력 확보 저성장 돌파구로
지방 배분·부채 관리·인력 양성 관건
최근 정부는 100조원대 규모의 미래대응기금 추진방안과 지방교육교부금 개편안을 확정하면서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반도체 특수로 늘어난 법인세 초과세수를 어디에 사용할 것인가에 대해 그동안 많은 논란이 있었는데 정부안이 확정된 것이다.
정부의 미래대응기금 설립안은 신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인공지능(AI), 전기자동차 등 신기술이 개발되면서 세계는 신산업혁명의 시대로 들어가고 있다. 중국의 추격으로 조선, 철강, 석유화학 등 전통 제조업에서 경쟁력을 잃고 있는 한국 경제는 반도체 특수로 늘어난 세수를 신기술 개발에 투자해서 신성장동력을 확보해야 지금의 저성장의 함정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청년실업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미국, 일본, 중국 등도 재정지출을 늘려서 신산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에 사활을 걸고 있다. 비록 재정적자로 재정건전성이 악화되더라도 신산업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면 그 득이 실보다 더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래대응기금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 또한 많다.
먼저 이익집단의 반발을 극복해야 한다. 세수가 늘어날 경우 현행 국가재정법 제90조에서는 그 사용처를 지정해 놓고 있다. 세수의 약 19.24%를 지방교부세로 지방정부에 배분하고 또 다른 20.79%는 지방 교육지원을 위한 지방교육교부금으로 사용하게 돼 있다. 거의 40%가 지방에 배분하게 돼 있는 것이다.
미래대응기금을 만들기 위해서는 국가재정법의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 정부안은 내국세에 연동돼 세수가 늘어나면 자동으로 증가하게 돼 있는 지방교육교부금을 내국세에 자동 연동하지 않고 경제성장률과 학생 수를 감안해서 결정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지방 국회의원들과 지방교육계의 반발로 쉽지 않다. 정부는 이익집단의 반발을 극복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국가부채를 줄일 수 있는 방안도 필요하다. 현행 국가재정법에 의하면 지방교부금을 제외한 초과세수를 공적자금과 국채를 갚는 데에 사용하도록 지정하고 있다.
그러나 미래대응기금이 신성장산업과 청년들의 창업을 지원하는 데 사용될 경우 국가부채를 줄이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올해와 내년은 초과세수로 큰 문제가 없으나 반도체 경기가 침체돼 세수가 감소하거나 저성장과 고령화로 재정적자가 증가할 경우 국가부채는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정부는 재정안정기금을 설립하는 등의 방법으로 재정적자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선진국은 대부분 재정안정기금을 만들어 초과세수로 기금을 비축해 재정적자를 줄이고 있다.
마지막으로 정부 주도의 투자와 자산운용이 비효율적으로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투자수익을 높이면서 신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선진국은 대부분 정부가 직접 투자 결정에 개입하지 않는다. 대신 기술개발과 전문인력 양성을 지원하는 신산업정책을 사용한다. 정부의 투자개입은 정치적 요인이 영향을 미쳐서 비효율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대응기금 역시 신기술에 대한 연구개발(R&D)이나 전문인력 양성에 사용되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
한국 경제는 반도체 특수로 올해 경상수지 흑자는 국내총생산(GDP)의 약 18%인 3500억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초과세수도 50조원 이상이 추정된다. 그러나 중국의 추격으로 반도체를 제외한 대부분 주력산업에서 경쟁력은 점점 약화되고 있다. 내수침체 또한 심화하면서 청년 일자리가 줄고 있다.
한국 경제가 저성장의 함정에서 벗어나 도약하기 위해서는 신기술 개발과 신산업에서 활로를 찾는 수밖에 없다. 지금은 미래대응기금이 성공할 수 있도록 정책당국의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이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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