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00억달러 관세에 맞대응
수산물 등 경합주 주력품목 겨냥
최고 50% 부과…정치적 압박 강화

캐나다 정부가 약 2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최고 50%의 보복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같은 규모의 캐나다산 제품에 50% 관세를 부과한 데 대해 이른바 '달러 대 달러' 방식으로 맞불을 놓은 것이다.


특히 캐나다는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적으로 민감한 지역의 주력 산업을 겨냥해 관세 품목을 선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캐나다의 무역 갈등이 경제를 넘어 정치적 압박전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트럼프 관세에 캐나다 맞불…중간선거 겨냥 '정밀보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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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캐나다 재무부는 미국산 제품 700여개 품목에 15%, 25%, 50%의 보복관세를 차등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대상 수입액은 276억캐나다달러, 미화 약 200억달러 규모로 전체 미국산 수입의 약 7%에 해당한다. 관세는 오는 9월8일부터 적용된다.


이번 조치는 미국이 지난 22일부터 와인과 시멘트, 하키스틱 등 약 200억달러 규모의 캐나다산 제품에 50% 관세를 부과한 데 따른 것이다. 캐나다 정부는 미국이 부과한 관세 규모에 맞춰 '달러 대 달러'로 대응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품목별로는 미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적용되는 관세가 기존 25%에서 50%로 두 배 오른다. 유제품과 수산물, 가전제품, 목재·종이 제품, 의류 등에도 15~50%의 관세가 부과된다. 오토바이와 세탁기·건조기, 전기톱, 가공 치즈, 조개류와 냉동 문어 등 소비재도 대상에 포함됐다.


캐나다 정부는 이번 조치가 단순히 미국의 관세 규모를 그대로 맞추는 데 그치지 않고 미국 내 정치적 타격을 극대화하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멜라니 졸리 캐나다 산업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보복관세 품목이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의 주요 선거구에 "최대한의 정치적 압력"을 가할 수 있도록 선정됐다며 "우리는 현명하고 전략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것이 수산물이다. 보복관세 대상에는 약 200개에 달하는 미국산 수산물이 포함됐다. 무역 전문가들은 이를 공화당 소속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이 재선에 도전하는 메인주를 겨냥한 조치로 보고 있다. 메인주는 랍스터를 비롯한 수산업 비중이 높아 대캐나다 교역 의존도가 큰 지역이다.


협상 결렬 후 보복전…양국 책임 공방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연합뉴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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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가 이처럼 강경 대응에 나선 배경에는 지난주 막판 결렬된 양국 간 무역협상이 있다. 미국과 캐나다는 관세 발효 직전까지 협상을 이어갔지만 결국 합의에 실패했다. 양측은 서로 상대방이 협상 막판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을 새로 제시했다며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미국은 캐나다가 자동차와 와인·주류, 유제품 분야에서 미국산 제품을 부당하게 대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캐나다는 미국이 협상 막판 지나치게 많은 양보를 요구했다고 반박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역시 미국이 협상 과정에서 캐나다 자동차와 철강·알루미늄 산업을 약화시키려 했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협상 태도를 바꿀 경우 대화는 재개할 수 있지만 캐나다 산업이 미국 산업에 종속되는 조건은 수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캐나다도 부담…자국 제품 구매 권고 

다만 보복관세의 부담이 캐나다 소비자와 기업에 되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는 자동차와 철강, 에너지, 농축산물 등 주요 산업의 공급망이 국경을 넘나들며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미국산 소비재에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 기업뿐 아니라 이를 수입하는 캐나다 기업과 소비자도 가격 상승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칼 샤모타 코페이 수석 시장전략가는 보복관세가 미국보다 캐나다 경제에 더 큰 충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며 "관세는 결국 국내 소비에 부과되는 세금"이라고 지적했다. 생활비를 끌어올리면서도 무역수지 개선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캐나다 정부는 미국의 압박에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졸리 장관은 캐나다 소비자들에게 미국산 대신 자국 제품을 구매해달라고 촉구하며 이를 미국의 통상 압박에 맞선 일종의 '저항 운동'이라고 표현했다.


트럼프, 캐나다 공세 강화…협상 문 열어둔 캐나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협상 결렬 이후 캐나다를 향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는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캐나다를 "가장 다루기 어렵고 비합리적인 나라"라고 비판하고, 미국이 온타리오주와의 사업을 중단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온타리오호의 명칭을 '아메리카호'로 바꾸겠다는 주장도 거듭 내놨다.


캐나다는 당장의 보복에는 나섰지만 협상 가능성까지 닫은 것은 아니다. 도미닉 르블랑 캐나다 무역장관은 CNBC에 "양국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합의를 찾는 것이 우리의 선호였다"며 "여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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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존도를 줄이려는 캐나다의 움직임도 빨라질 전망이다. 중앙은행 총재 출신인 카니 총리는 트럼프 집권 이후 미국이 "변했다"며 캐나다 경제의 대미 의존도를 낮추고 교역 상대를 다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뉴욕(미국)=황윤주 특파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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