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상일 경기 용인시장
“국가산단, 정치 논리에 8개월 허비…이제 속도전”
“삼성 가동 1년 당겼는데 산단 조성은 6개월 지연”
“삼성·SK 후속 팹 전력·용수 공급계획 서둘러 확정해야”
“국가·일반산단, ‘제1호 반도체 클러스터’로 지정해야”
“반도체 세수 공동세원화 반대…용인 미래에 투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반도체 생산시설 10기가 모두 들어서면 용인은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태계를 갖춘 도시가 됩니다. '한국의 실리콘밸리'는 결국 용인이 될 것입니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지난 21일 시장 집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하며 “반도체를 기반으로 인공지능(AI)과 바이오산업까지 집적해 용인을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을 이끄는 핵심 도시로 도약시키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지난 21일 시장 집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하며 “반도체를 기반으로 인공지능(AI)과 바이오산업까지 집적해 용인을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을 이끄는 핵심 도시로 도약시키겠다”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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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지난 21일 시장 집무실에서 가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반도체를 기반으로 인공지능(AI)과 바이오산업까지 집적되면 용인은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을 이끄는 핵심 도시로 도약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용인에는 이동·남사읍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의 삼성전자 팹 6기와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의 SK하이닉스 팹 4기가 들어설 예정이다. 이 시장은 "10기 팹이 모두 3복층으로 건설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투자 규모가 1000조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는 "공장만 지어서는 반도체 도시가 완성되지 않는다"며 "전력과 용수, 도로·철도, 배후도시, 소재·부품·장비 기업, 인재 양성까지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주문했다. 이 시장은 "국가산단 이전 논란으로 약 8개월을 허비했다"며 "세계 반도체 시장은 속도전인 만큼 정치적 논란으로 지체된 시간을 만회하려면 정부가 용인 반도체산업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도가 시·군의 법인지방소득세 일부를 공동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데 대해서는 "용인시민의 희생과 부담으로 얻은 결실을 가져가겠다는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다음은 이상일 시장과의 일문일답.


-용인이 구상하는 글로벌 반도체 중심도시의 최종 모습은.

"삼성전자 팹 6기와 SK하이닉스 팹 4기 등 대규모 반도체 생산시설 10기가 들어선다. 팹 1기의 연면적은 잠실 롯데월드타워 10개를 합친 것과 맞먹는다. 팹 10기가 완성되면 롯데월드타워 100개가 들어서는 것과 같은 엄청난 규모다.


국내외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과 설계기업도 함께 집적된다. 앞으로 용인에 자리 잡는 반도체 관련 기업은 500여 곳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단순히 생산시설만 모인 산업단지가 아니다. 연구·개발과 설계, 생산, 장비, 인재 양성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태계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흔히 '한국의 실리콘밸리'를 이야기하지만, 그곳은 결국 용인이 될 것이다."

용인특례시 처인구 원삼면에 조성 중인 SK하이닉스 용인반도체클러스터 공사 현장. 용인시 제공

용인특례시 처인구 원삼면에 조성 중인 SK하이닉스 용인반도체클러스터 공사 현장. 용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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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산단 유치와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지정 과정은.

"2022년 9월 삼성 측에 국가산단 투자를 제안했고 그해 10월 4일 용인에서 삼성 핵심 관계자들과 만나 논의를 본격화했다. 그 결과 2023년 3월 국가산단 유치가 발표됐다.


같은 해 7월에는 삼성전자 국가산단과 기흥캠퍼스 미래연구단지, SK하이닉스 용인반도체클러스터 등 용인의 3개 지구가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됐다. 당시 경기도 내 8개 시가 유치전에 뛰어들었지만 용인의 3개 지구와 평택만 선정됐다. 용인시가 사활을 걸고 뛰어 얻어낸 성과다.


특화단지 지정으로 용적률이 350%에서 490%로 높아졌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당초 2복층으로 계획했던 팹을 3복층으로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도 팹을 3복층으로 설계할 계획이다."


-두 기업의 투자 규모는 어느 정도로 예상하나.

"SK하이닉스의 투자 규모는 당초 122조원이었지만 팹을 3복층으로 확대할 수 있게 되면서 최대 600조원까지 늘어날 기반이 마련됐다. 삼성전자의 공식 투자액은 360조원이다.


사업이 본격화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전체 투자 규모가 1000조∼1200조원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 용인에서 '천조 개벽'이 시작된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는 용인만의 성장이 아니라 대한민국 반도체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국가적 프로젝트다."


-국가산단 사업의 현재 상황과 가장 시급한 과제는.

"정부가 2023년 3월 국가산단 후보지를 발표한 뒤 1년 9개월 만인 2024년 12월 31일 산단계획 승인을 받았다. 다른 국가산단과 비교하면 상당히 빠른 속도였다. 국가산단이 흔들리면 이동읍 신도시와 국도 45호선 확장, 경강선 연장 등 관련 사업도 추진 동력을 잃는다. 신속한 승인을 통해 용인의 미래를 떠받칠 토대를 마련했다.


이제는 사업 속도가 중요하다. 삼성전자는 당초 2030년 하반기로 잡았던 첫 팹 일부 가동 시기를 2029년 하반기로 1년 앞당겼다. 반면 팹이 들어설 부지 조성 공사는 계획보다 약 6개월 늦어졌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능력을 조기에 확충하려면 국가산단 조성 일정도 이에 맞춰 단축해야 한다. 올해 말 부지 조성 공사에 들어가면 1년 안에 팹 건설을 시작할 수 있을 정도로 터를 닦아야 한다. 세계 반도체 시장은 속도전이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민선 9기 출범 첫날인 지난 7월 1일 첫 결재로 ‘용인 르네상스 2.0 용인시 반도체산업 육성 및 클러스터 조성 종합계획’에 서명하고 있다. 용인시 제공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민선 9기 출범 첫날인 지난 7월 1일 첫 결재로 ‘용인 르네상스 2.0 용인시 반도체산업 육성 및 클러스터 조성 종합계획’에 서명하고 있다. 용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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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에 요구하는 지원책은 무엇인가.

"정부가 약속한 일정을 지키고 용인 반도체 프로젝트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국가산단 이전 논란으로 약 8개월을 허비했다. 정치적 논란으로 지체된 시간을 만회하려면 부지 조성과 기반시설 구축에 속도를 내야 한다.


용인의 국가산단과 일반산단, 기흥 미래연구단지를 반도체특별법상 '제1호 반도체 클러스터'로 지정해 전력·용수와 도로 등 기반시설에 국가 지원을 집중해야 한다. 특히 SK하이닉스 일반산단은 클러스터 지정 필요성이 크다. 정부는 이 산단의 완공 시기를 2045년에서 2033년으로 12년 앞당기겠다고 했다. 팹 4기의 공사 기간을 단축하려면 국가 차원의 대규모 지원이 필요하다. 정권과 관계없이 초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전력과 용수 공급에는 문제가 없나.

"삼성전자 팹 6기에 필요한 전력은 약 10GW다. 정부는 초기 3GW를 공급하기 위해 1GW급 LNG 발전소 3기를 건설하고 기존 선로 증설과 동해안·중부권 공급선로 구축도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세계적으로 LNG 발전소 건설이 늘면서 핵심 장비인 가스터빈이 부족해지고 있다. 장비 확보가 늦어지면 국가산단 가동 일정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정부가 관계 부처와 기업·기관을 조율해 가스터빈 확보와 송전선로 건설 일정을 책임 있게 관리해야 한다.


삼성전자 1·2기 팹에 필요한 전력·용수 공급계획은 추진되고 있지만 삼성전자 3∼6기와 SK하이닉스 3·4기 팹에 대한 계획도 서둘러 확정해야 한다. 송전시설 건설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역 갈등은 중앙정부와 경기도가 직접 나서 조정하고 해결해야 한다."


-반도체 생산시설을 중심으로 한 산업 생태계는 어떻게 구축하나.

"반도체산업은 생산시설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소재·부품·장비와 설계기업이 협력하고 전문 인재가 정착할 수 있는 배후도시와 교통망까지 함께 갖춰야 한다.


용인시는 2022년 8월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반도체산업 육성·지원 조례를 제정했다. ASML과 램리서치 등 글로벌 장비기업의 투자도 이끌어냈다. 삼성전자 국가산단에는 60∼80개, SK하이닉스 일반산단에는 55개의 소부장 기업이 입주할 예정이다.


인재 양성도 중요하다. 반도체고등학교 설립과 지역 대학의 반도체학과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용인을 단순한 생산기지가 아니라 기업과 인재가 함께 성장하는 세계적인 반도체 도시로 만들겠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의 핵심 시책인 ‘L자형 반도체 벨트’ 위치도. 용인시 제공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의 핵심 시책인 ‘L자형 반도체 벨트’ 위치도. 용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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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자형 반도체 벨트'는 어느 단계까지 왔나.

"이동·남사 국가산단과 원삼면 SK하이닉스 용인반도체클러스터를 양대 축으로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미래연구단지의 투자 규모는 당초 20조원에서 37조원으로 늘었다. 차세대 반도체 연구시설뿐 아니라 생산시설도 확충된다.


플랫폼시티에는 반도체 소부장 기업이 입주할 공간을 마련했고 상당수 기업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용인테크노밸리는 분양을 마쳤으며 제2용인테크노밸리에도 반도체 관련 기업들이 들어온다. 두 앵커기업을 중심으로 연구·생산시설과 소부장 기업이 연결되면서 'L자형 반도체 벨트'가 구체화하고 있다."


-산업단지 가동에 맞춘 교통망 확충 계획은.

"삼성전자 국가산단과 SK하이닉스 일반산단, 기흥 미래연구단지를 경부고속도로와 연결하는 '반도체 고속도로'가 핵심이다. 민자 적격성 조사를 통과해 전략환경영향평가 단계에 들어갔다. 반도체 전문인력의 출퇴근과 물류 수송에 반드시 필요한 도로다. 국가산단을 관통하는 국도 45호선 확장도 산단 가동 시기에 맞춰 추진해야 한다.


철도는 경강선 연장과 경기남부광역철도의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반영을 추진하고 있다. 중부권광역급행철도(JTX), 분당선 연장, 용인경전철 광교 연장, 동백∼신봉선과 언남∼동천선도 구상하고 있다. 처인·기흥·수지 3개 구를 연결하는 격자형 철도망을 구축하겠다."


-1조원 규모 철도사업기금 조성 방안은.

"철도사업은 일반회계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막대한 재원이 든다. 1조원을 하루아침에 마련하는 것이 아니라 재정 여건이 좋아질 때 단계적으로 적립해 미래 철도망 구축에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반도체 국가산단이 정상적으로 조성되면 기업과 인구가 늘고 철도사업의 경제성도 높아질 것이다. 늘어나는 반도체 세수를 단기적인 지출에 사용하기보다 용인의 미래를 위한 교통 기반시설에 투자해야 한다."


-경기도의 법인지방소득세 공동재원화 방안에 반대하는 이유는.

"실현 가능성이 없는 구상이라면 미리 접는 것이 맞는다. 법 개정에는 국회 동의가 필요한데 경기도 이외 지역 국회의원들이 동조할 이유가 없다. 기업이 많은 수원·평택·화성·이천 등 경기도 내 다른 도시도 반대할 가능성이 크다.


용인시민들은 반도체 기업을 유치하고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오랜 기간 불편과 희생을 감수했다. 보상과 이주, 도로 확장 등으로 고통을 겪은 시민도 많다. 그런 과정을 견디고 얻는 결실이 지방세수다. 이제 세금이 들어올 것 같으니 경기도가 절반을 가져가겠다고 하면 어느 시민이 받아들이겠나.


반도체는 업황에 따라 세수가 크게 출렁인다. 2024년에는 삼성전자의 법인지방소득세가 사실상 없었다. 앞으로 그런 상황이 다시 오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호황기에 세금을 가져가겠다는 경기도가 불황기에 용인을 어떻게 도울 것인지 묻고 싶다. 반도체 세수는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미래 투자 재원으로 활용해야 한다."

용인특례시가 추진 중인 주요 철도 노선 계획도. 용인시 제공

용인특례시가 추진 중인 주요 철도 노선 계획도. 용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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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프로젝트가 시민의 삶을 어떻게 바꾸게 되나.

"용인 인구는 150만명에 육박하고 이동읍 신도시를 비롯한 새로운 주거공간도 조성될 것이다. 기업이 들어오면 양질의 일자리가 늘고 도시의 부가가치도 높아진다. 도로·철도와 교육, 문화예술, 생활체육 시설도 함께 확충될 것이다.


첨단산업이 들어선다고 시민의 삶이 저절로 풍요로워지는 것은 아니다. 반도체산업이 창출한 성과를 교통과 교육, 문화예술, 생활체육, 복지에 다시 투자해야 한다. 필요한 복지는 과감하게 하고 취약계층을 위한 복지망도 더 촘촘하게 구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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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9기 '용인 르네상스 시즌2'의 핵심은 민선 8기에 시작한 사업의 연속성을 확보하고 실행 속도를 높이는 것이다. 산업단지와 신도시, 광역교통망을 계획 단계에서 실현 단계로 진입시켜야 한다. 산업의 성장과 시민 삶의 질 향상이 맞물려야 비로소 '용인 르네상스'가 완성된다."


용인=이종구 기자 9155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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