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최윤범 측 선행투자 뒤 회삿돈 후속투자"…고려아연 "자의적 짜깁기"
MBK "회계 오류 아닌 사익 위한 자금유용"
고려아연 "또 여론 호도…법적 책임 물을 것"
오는 9월 9일 열리는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영풍 컨소시엄이 최윤범 고려아연 사내이사(회장) 일가를 겨냥한 사익 추구 의혹을 25일 제기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실제 사안의 사실관계와 전후맥락 등을 생략한 채 일부 내용을 자의적으로 발췌하고 짜깁기하며 일방적인 주장을 언론에 유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MBK 측은 최근 공개한 2차 의결권 권유 자료에서, 최 이사 일가가 개인 돈으로 먼저 투자한 비상장 엔터테인먼트 기업에 고려아연이 사실상 홀로 돈을 댄 사모펀드가 뒤이어 690억 원을 투입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회사 자원이 전체 주주가 아닌 특정 경영진 개인의 사익을 위해 유용된 중대한 내부통제 실패"라고 주장했다.
MBK "개인이 먼저 사고, 회삿돈 뒤따라"
MBK 측은 지난해 1월 최윤범 이사와 박기덕 대표이사를 상대로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했고, 이 소송을 통해 이달 6일 지창배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의 횡령 사건 형사기록 사본을 확보했다. 서울남부지검 수사 내용을 토대로 거래 내역을 파악했다는 설명이다. 지 대표는 지난해 10월 횡령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인물이다. 다만 이 기록은 지 대표의 횡령 혐의를 다룬 것으로, 최 이사 일가의 투자 자체가 사법적 판단을 받은 것은 아니다.
원아시아파트너스는 최 이사가 대표이사에 취임한 직후부터 고려아연이 투자한 신생 사모펀드 운용사로, 누적 출자액은 약 5600억 원이다. 이 회사가 운용한 8개 펀드 가운데 6개는 고려아연이 사실상 단독 출자자(LP)였다.
MBK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투자 순서는 이렇다. 아크미디어는 최 이사 측이 2019년 12억 원, 2020년 17억 원어치 전환사채를 먼저 사들인 뒤 원아시아 펀드가 290억 원을 투입했다. 하이햇은 최 이사 일가가 2021년 설립 당시 주식을 취득한 것으로 추정되고 2023년 기준 지분 33.34%를 보유한 것으로 파악됐다는 것이 MBK 측 설명으로, 원아시아 펀드는 이곳에 320억 원을 넣었다. 슬링샷스튜디오에는 최 이사와 사촌들이 전환사채 244억 원을 먼저 투자했고, 원아시아 펀드가 80억 원을 뒤따랐다. 3개사에 6차례, 총 690억 원 규모다. 모두 제련업이라는 본업과 무관한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기업이다.
MBK 측은 이런 구조가 "최윤범 이사 개인의 투자와 원아시아파트너스의 후속 투자가 최 이사의 사익 실현에 유리하게 작용하도록 설계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중대한 우려를 야기한다"고 주장했다. 비상장기업에 대규모 후속 자금이 들어오면 기업가치가 올라가고, 먼저 들어간 투자자는 그만큼 유리한 조건에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려아연이 지 대표가 지배하는 기업의 어음·사채를 인수해 돈을 대주고, 뒤이어 원아시아 펀드가 투자한 돈으로 그 사채가 상환된 '돌려막기' 정황도 자료에 포함됐다고 MBK 측은 덧붙였다.
MBK "단순 회계 오류 아니다"…'단순 출자자' 해명 정면 반박
고려아연은 그동안 원아시아파트너스 투자에 대해 "고려아연은 LP로서 펀드가 어떤 사업에 투자하는지에 대한 통제권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올해 증권선물위원회의 회계감리 제재에 대해서도 "회사의 고의적 회계부정이나 경영진 부정행위가 아닌, 투자자산 및 종속회사의 인식·시점·평가 가정·기간귀속 및 공시 절차상 보완에 관한 회계처리 판단 이슈"라고 설명했다.
MBK 측은 이 해명을 반박했다. 선행 투자와 후속 투자가 반복된 양상에 비춰 "고려아연의 투자를 운용사(GP)의 독자적 판단에 따른 단순 블라인드 펀드 투자로만 보기 어렵다"며 "당시 최윤범 이사가 고려아연의 대표이사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련의 거래를 통해 최 이사와 지 대표가 개인적 경제적 이익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MBK 측은 "고려아연은 회계 위반 제재는 인정하면서도, 소수주주들은 접근할 수 없는 형사사건 기록상의 객관적 증거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제재에 대해서는 "단순한 회계 처리나 공시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그 근저에는 사익을 위한 회사 자산 유용과 경영권 방어 등 보다 본질적인 문제가 있다"고 했다.
고려아연 "적대적 M&A 위한 일방적 주장…법적 책임 물을 것"
고려아연은 이날 저녁 반박문을 내고 "MBK·영풍이 적대적 M&A를 관철하기 위해 여론을 호도하며 당사와 경영진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자료의 성격도 문제 삼았다. 해당 기록은 서울고법에서 항소심이 진행 중인 별건 형사사건의 수사·재판 자료로, 법원의 최종 판단이 내려지지 않았고 진술과 증거의 신빙성을 둘러싼 다툼도 이어지고 있는 '미확정 자료'라는 것이다. MBK 측이 근거로 삼은 형사기록과 관련 법원 판결과 관련해서는 오히려 "당사가 피해자로 인정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원아시아 투자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출자자(LP)로서 자금을 투자했을 뿐 개별 투자처 선정과 투자 의사결정은 운용사(GP)가 독립적으로 실행했고, 관련 법령과 내부 규정에 따른 정상적인 경영 활동이었다는 설명이다.
고려아연은 소송 과정에서 취득한 기록을 소송 목적과 무관하게 외부에 공개·활용하는 행위는 형사소송법(제266조의16, 제59조의2 등)이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며, 이번 자료의 취득·제공 경위가 규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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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사실 왜곡에 따른 명예훼손은 물론, 재판기록의 부적절한 유출·활용과 이를 이용한 의결권 권유 등 위법 소지가 있는 일체의 행위에 대해 민·형사상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통해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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