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2019년 개청 후 첫 정기감사
30건 적발·500억원 추징 요구
증여세 45억 누락·상속세 6.9억 과다징수
늑장 조사로 범칙금 13.5억도 놓쳐

부동산 보유 비율을 50% 아래로 낮추기 위해 외상매출금 등을 부풀려 양도소득세 249억원을 덜 낸 것으로 의심되는 거래를 인천지방국세청이 제대로 조사하지 않고 1년 넘게 방치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났다. 세무조사 과정에서 특수관계인 간 부당거래를 확인하고도 증여세 45억원을 부과하지 않거나, 법적 근거 없이 상속세 6억9000만원을 더 걷은 사례도 적발됐다.


부동산 비율 '49%'로 낮춰 양도세 249억 덜 냈는데…인천국세청 15개월 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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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은 25일 이런 내용을 담은 '인천지방국세청 정기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2019년 문을 연 인천국세청은 인천·대전·광주·대구 등 2급 지방국세청 가운데 세수 규모가 가장 크지만 그동안 정기감사를 받지 않았다. 감사원이 지난해 10∼11월 처음 정기감사를 실시한 결과 주의 11건, 통보 19건 등 모두 30건의 문제점이 확인됐다. 감사원이 추징을 요구한 세금은 약 500억원, 잘못 걷거나 덜 돌려줘 환급하도록 한 금액은 21억원가량이다.

가장 큰 규모는 레미콘 제조·판매업체 A사와 B사 주식 매각 과정에서 발생한 양도세 누락이었다. 소득세법상 자산총액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50% 이상인 법인의 과점주주가 주식 50% 이상을 양도하면 최고 45%의 누진세율이 적용된다.


A사와 B사의 과점주주 7명은 2023년 두 회사의 지분 100%를 C사에 직·간접적으로 매각한 뒤 이듬해 1월 25%의 단일세율을 적용해 양도세를 신고했다. 두 회사의 부동산 보유 비율은 매각 직전 연도까지만 해도 각각 56.8%, 67.1%였지만 양도세 신고 때는 각각 49.7%, 49.1%로 50%를 밑돌았다.

인천국세청도 이를 수상하게 보고 2024년 8월 해명자료를 요구했다. 그러나 양도인들이 부동산 보유 비율 계산 근거 등을 충분히 제출하지 않았는데도 추가 자료 요구나 세무조사를 하지 않은 채 2025년 11월까지 방치했다.


감사원이 다시 들여다본 결과 과점주주들이 외상매출금을 과다 계상하는 방식 등으로 회사 자산총액을 부풀려 부동산 비율을 50% 미만으로 낮춘 것으로 추정됐다. 이 때문에 양도세 249억원이 부족하게 신고·납부됐다는 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감사원은 인천국세청에 해당 법인들의 자산가액을 다시 조사해 부동산 비율이 50% 이상으로 확인되면 양도세 249억원을 추징하도록 했다. 재고자산이나 외상매출금 과다 계상이 조세포탈에 해당할 경우 조세범칙 처분 방안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세무당국이 법령과 기존 유권해석을 제대로 살피지 않아 세금을 잘못 돌려준 사례도 있었다. 인천국세청 산하 부평세무서는 2023년 D사가 신청한 '기술혁신형 주식취득 세액공제' 경정청구를 받아들여 법인세 10억7000만원을 환급했다.


하지만 해당 주식 거래는 기존 기획재정부 예규와 조세심판원 결정 등에 비춰 세액공제 대상이 아니었다. 감사원은 부평세무서가 기존 예규와 선결례를 충분히 검토하지 않고 세무대리인의 의견만 신뢰해 환급했다고 지적했다. D사는 감사가 진행되던 지난해 11월 10억7000만원을 수정 신고해 납부했다.


특수관계 부당거래 확인하고도 증여세 45억 놓쳐 특수관계인 거래에 대한 과세 누락도 무더기로 발견됐다. 감사원은 인천국세청이 세무조사를 통해 특수관계자 간 부당거래를 확인하고도 증여세 과세 여부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아 17개 법인의 지배주주 25명에게 부과해야 할 증여세 45억원을 놓쳤다고 밝혔다.


한 업체는 친·인척이 지배주주인 회사들의 자기 주식을 시가보다 훨씬 비싸게 사들여 약 40억4000만원의 이익을 제공했다. 인천국세청은 2022년 세무조사에서 이를 확인하고 법인세는 부과했지만 해당 회사 지배주주에게 물릴 증여세 11억원은 검토하지 않은 채 조사를 끝냈다.


아버지가 운영하는 회사에서 250억원을 무상으로 빌린 회사의 지배주주인 아들 등이 증여세 2억5000만원을 신고·납부하지 않았는데도 수년간 아무런 조치 없이 방치한 사례도 있었다.


반대로 세금을 지나치게 걷은 사례도 확인됐다. 인천국세청은 비상장주식 상속재산을 평가하면서 법령에 규정된 기준시가나 장부가가 아니라 감정평가액을 적용해 한 회사의 부동산 보유 비율을 77.3%에서 84.4%로 높였다. 이에 따라 주당 평가액이 8만8692원에서 11만865원으로 올라 상속세 6억9000만원이 과다 부과됐다.


재활용 폐자원 거래 사업자에게 적용되는 세액공제 계산을 잘못 검토해 한 법인에 돌려줘야 할 법인세 14억3000만원을 덜 환급한 사례도 적발됐다. 감사원은 두 금액을 모두 납세자에게 돌려주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인천국세청에 통보했다.


조사 미루다 공소시효 지나…범칙금 13.5억 처분 못해


세무조사를 늦게 시작해 조세범칙 처분 자체가 불가능해진 사례도 나왔다. 파주세무서 등 인천국세청 산하 6개 세무서는 8개 업체의 가공 세금계산서 관련 자료를 넘겨받고도 공소시효가 끝난 뒤에야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이 때문에 총 12억4000만원의 통고처분을 하지 못했다.


서인천세무서 등은 범칙조사 기준도 잘못 적용했다. 현행 기준은 가공 세금계산서 규모가 5억원 이상이거나 전체 매입의 30% 또는 매출의 50% 이상이면 범칙조사 대상이 된다. 그러나 일부 세무서는 비율 기준을 충족했는데도 가공거래 금액이 5억원에 못 미친다는 이유만으로 조사를 끝냈다. 이미 세무조사가 종결돼 중복조사가 제한되면서 1억1000만원의 통고처분 기회도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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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은 "범칙조사 선정기준을 잘못 적용하거나 공소시효 완성 뒤 조사에 착수해 범칙처분을 하지 못하는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지도·감독을 철저히 하라"고 인천국세청에 주의를 요구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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