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권한 커지는 경찰, 책임도 강화해야"…개혁 기구 구상 주문
李대통령, 국무회의 주재
공소청·중수청 출범 앞두고, 제주 실종사건 언급
"일선 문책으로 끝내선 안 돼"…총리실에 경찰개혁 방안 검토 지시
"반도체 등 기술 유출은 산업 생태계 심각한 피해"…국정원·경찰 공조 강화 주문
"국토균형발전, 중앙-지방 원팀 필요"…중장기 전략 마련 속도
이재명 대통령은 25일 최근 제주 실종사건 부실 대응 등 잇따른 경찰 기강 해이 논란과 관련해 “권한이 큰 만큼 책임도 강화돼야 한다”며 경찰 개혁 방안 마련을 지시했다. 특히 수사권 조정 등으로 경찰 권한이 더욱 커질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일선 직원의 문책에 그칠 게 아니라 지휘 책임을 강화하고 조직 전반의 책임을 높이는 제도 개혁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지금 경찰의 기강 해이 문제, 치안 문제에서의 무책임 이런 것들이 꽤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제주에서 실종 신고를 접수한 경찰관이 당사자의 안전을 직접 확인하지 않고 연락이 된 것처럼 허위 보고한 뒤 사건을 조기에 종결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실종자로 추정되는 시신이 사건 발생 약 3개월 만에 발견되면서 경찰의 초동 대응과 지휘·감독 체계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특히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 출범 이후 경찰의 권한 확대를 언급하며 추가적인 제도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언제나 권력은 집중되면 문제가 더 커진다”며 “과연 이 큰 권한에 따른 책임을 충분히 이행할 만한가에 대해 국민들의 의구심이 생기고 있다. 앞으로 경찰을 어떻게 개혁할지, 경찰 개혁 기구에 대한 고민을 해 달라”고 국무총리실에 지시했다.
“핵심 기술 보호가 곧 국가안보”…산업스파이 대응도 주문
이 대통령은 반도체를 비롯한 국가 핵심기술 유출 문제에 대해서도 강력한 대응을 주문했다. 미·중 기술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산업기술 보호를 단순 기업 차원의 문제가 아닌 ‘국가안보’로 접근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이 대통령은 최근 외국 기업이 국내 기업을 상대로 반도체 기술 탈취를 시도했다는 취지의 법정 증언이 나온 점도 언급하며 “산업 스파이나 해킹 등을 동원하는 불법 사례들도 끊이지 않는다”며 “국가와 기업이 수십 년에 걸쳐 엄청난 비용을 들여 어렵게 축적한 기술과 노하우가 외부로 유출되면 순식간에 산업 전체 생태계에 심각한 피해를 입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9월부터 해외 기술유출 범죄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는 것과 관련해 사후 처벌보다 예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중요한 것은 소를 잃고 도둑을 잘 잡는 것보다는 소를 아예 잃지 않도록 처음부터 외양간을 잘 관리해야 한다”고 당부한 뒤 국정원과 경찰 등 관계기관에 “핵심 산업기술 보호가 곧 국가안보라는 자세로 대응 체계를 철저하게 확립해 달라”고 주문했다.
“수도권 1극 체제 반드시 극복…정부-지방 원팀 돼야”
국가균형발전에 대한 당부도 이어갔다. “이 대통령은 “지방에 사는 국민도 대한민국 국민이고 지방도 대한민국 국토”라며 “어느 지역에 살든 누구나 성장의 기회를 고루 누리고, 지방의 성장이 대한민국의 도약을 견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긴밀한 협력과 역할 분담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균형발전의 성공은 중앙정부 혼자의 힘만으로 어렵다”며 “중앙과 지방정부가 굳건한 원팀이 돼 대한민국의 더 나은 미래를 개척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방정부는 지역의 이해관계를 넘어 국가 전체의 관점에서 해법을 찾고, 중앙정부는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지방이 주도하는 국토 대전환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대통령은 800조원대로 예고된 내년 예산안에 대해선 “눈앞의 재정 수치 관리에 매몰되는 우를 범할 때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예산을 인공지능(AI)과 첨단산업, 균형발전, 인재개발, 청년 미래사다리 등에 중점적으로 투입하자며 ‘생산적 재정’으로의 전환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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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심의 과정에서 정부안이 수정될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일부 언론의 정책 보도에는 작심한 듯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어떤 기사들을 보면 정부 정책이 국회의 의견을 받아들여 수정하면 ‘오락가락’이라고 비난하고, 국회와 합의가 잘 안 돼서 하면 ‘일방적’이라고 한다”며 “앞으로 가도 비난, 뒤로 가도 비난, 서 있어도 비난, 앉아도 비난, 누우면 누웠다고 비난하는 경우가 있는데 거기에 너무 연연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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