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4일 대통령 배우자 및 4촌 이내 친족과 수석비서관급 이상 공직자의 비위를 감찰하는 특별감찰관 후보자로 최길수 변호사를 지명했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되면 2016년 9월 이석수 초대 특별감찰관이 물러난 지 약 10년 만에 특별감찰관이 부활하게 된다. 그동안 여야는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며 집권하고 나면 이 제도를 사실상 방치해 왔다. 남은 과제는 실질적으로 독립성을 보장하고, 정권 변화에 무관하게 작동하는 시스템으로 안착시키는 일이다.


이 대통령이 대선 공약을 지킨 것은 평가할 만하다. 대통령 입장에서는 자신의 친인척과 핵심 참모를 감시하는 기구를 스스로 두는 일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국민에게 약속한 사안이고, 지난해 7월 취임 30일 기자회견에서 "(친인척 비위행위) 가능성을 미리 예방하고 봉쇄하는 게 모두를 위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힌 만큼 늦게라도 속도를 낸 것은 잘한 일이다.

여당이 추천했다는 이유만으로 최 변호사의 독립성을 의심하는 것은 옳지 않다. 여당도 '우리 편'이라는 인식이 있다면 버려야 한다. 대통령은 특별감찰관의 인사와 예산, 자료 접근, 감찰 대상 선정에 일절 개입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규정 못지않게 그것을 운용하는 사람의 의지와 문화가 실질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 특별감찰관에게는 강제수사권도 기소권도 없다. 감찰 기간은 1개월이 원칙이며, 연장하려면 대통령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감찰 대상을 임명한 사람이 감찰의 시한을 정하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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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에 대한 감시는 개인의 선의가 아니라 제도로 이뤄져야 한다. 정권에 따라 존재 자체가 달라진다면 애초에 만든 취지가 무색해진다. 이번 기회에 여야는 추천·임명 시한과 처벌 조항, 감찰 기간 연장 요건 등 법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 최 변호사도 임명되면 안팎의 압박에 굴하지 않고 엄정하게 직분을 수행하기 바란다. 그것이 결국 건강한 권력을 만드는 지름길이다.

논설실 colum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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