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개월·77억원 들인 보수공사, 24일 준공
1602년 상량묵서도 발견돼 학계 주목
전국 234개 향교 의례의 새 표준 될까

성균관 대성전이 157년 만의 대규모 보수를 마쳤다. 잠시 자리를 비웠던 유교 성현 39위의 위패도 다시 봉안됐다.


24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 대성전에서 '서울 문묘 및 성균관 대성전 보수공사'가 마무리되고 열린 준공식에 앞서 대성전 위패를 본래 자리로 모시는 환안 행차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 대성전에서 '서울 문묘 및 성균관 대성전 보수공사'가 마무리되고 열린 준공식에 앞서 대성전 위패를 본래 자리로 모시는 환안 행차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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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은 24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 일원에서 위패 환안(還安) 행차를 열었다. 환안은 다른 곳으로 옮겼던 신주를 원래 자리로 다시 모시는 절차다.

국가지정유산 보물인 대성전은 공자와 4대 성인, 공자의 제자들, 설총·최치원·이황·이이 등 한국 명현 18인을 포함한 성현·선유 39위의 위패를 봉안하는 공간이다.


조선 시대에는 성리학을 연구·보급하는 학문의 전당이자 인재를 기르는 교육기관이던 성균관의 중심에서 선성(先聖)·선현(先賢)에 대한 제사를 관장해온 핵심 시설이기도 했다. 이곳에서 치러지는 공자 제사 '석전대제'는 1986년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됐다. 중국조차 문화혁명 등을 거치며 원형을 잃은 전통 의례가, 일제강점기를 지나고도 온전히 이어져 온 점을 인정받았다.

24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 대성전에서 '서울 문묘 및 성균관 대성전 보수공사'가 마무리되고 열린 준공식에 앞서 대성전 위패를 본래 자리로 모시는 환안 행차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 대성전에서 '서울 문묘 및 성균관 대성전 보수공사'가 마무리되고 열린 준공식에 앞서 대성전 위패를 본래 자리로 모시는 환안 행차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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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의 발단은 2021년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의 정기 점검이었다. 대성전 동북 측에서 추녀 처짐이 확인돼 국가유산청과 종로구가 2023년 9월부터 이달까지 35개월간 해체 수리에 나섰다. 예산 약 77억원을 투입해 부식·파손된 기둥 한 본, 추녀 두 본, 도리 두 본은 새 목재로 교체했다. 나머지 부재는 동바리 이음과 철물 보강을 거쳐 최대한 재사용했다.


2024년에는 해체 과정에서 1602년 상량 당시 목수 이름과 날짜가 적힌 상량묵서가 발견돼 학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국내 최장 규모인 18.8m 평고대, 조선 초기 긋기단청 형식 등 건축·회화 자료도 확인됐다.


대성전은 조선 태조 7년(1398) 처음 세워졌으나 2년 만에 불에 타 태종 7년(1407) 재건됐다. 임진왜란 때 다시 소실돼 선조 35년(1602)에도 중건됐다. 성균관에 따르면 마지막 중수는 고종 6년(1869)으로, 이번 공사는 그로부터 157년 만의 대규모 보수다.


24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 대성전에서 '서울 문묘 및 성균관 대성전 보수공사'가 마무리되고 열린 준공식에 앞서 대성전 위패를 본래 자리로 모시는 환안 행차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 대성전에서 '서울 문묘 및 성균관 대성전 보수공사'가 마무리되고 열린 준공식에 앞서 대성전 위패를 본래 자리로 모시는 환안 행차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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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이 새 모습을 갖추는 동안, 잠시 자리를 비웠던 위패도 나름의 단장을 거쳤다. 지난 13일 성균관 비천당에서 위패를 다시 대성전으로 모시겠다는 뜻을 아뢰는 '환안제'가 봉행됐다. 최종수 성균관장이 초헌관을, 이재갑 부관장과 방한수 성균관유도회총본부 상임부회장이 분헌관을 맡았다.


이 의식을 시작으로, 22일까지 39위 위패의 수보(손질) 작업이 진행됐다. 낡은 칠을 벗겨내고 갈라진 틈부터 메웠다. 몸체와 기단에 새로 분을 입힌 뒤, 위판에 붓으로 이름도 다시 썼다.


새 단장을 마친 위패는 24일 대성전으로 향했다. 비천당을 나선 행렬은 대성로를 거쳐, 문묘의 정문인 신삼문과 신로를 지나 대성전에 이르렀다. 맨 앞에는 공자의 위패가 섰고, 뒤로는 위패를 짊어진 봉위관과 신주 궤를 받든 봉독관이 짝지어 나란히 걸었다. 이들은 모두 유건에 도포를 갖춰 입었다. 봉위관 역할은 전국 유림 지도자들이, 봉독관은 성균관대 재학생과 청년 유림들이 나눠 맡았다. 옛것을 지키는 어른과 그것을 물려받을 청년이 한 대열에 선 모습이었다.


24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 대성전에서 '서울 문묘 및 성균관 대성전 보수공사'가 마무리되고 열린 준공식에서 참석자들이 착석해 있다. 연합뉴스

24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 대성전에서 '서울 문묘 및 성균관 대성전 보수공사'가 마무리되고 열린 준공식에서 참석자들이 착석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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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절차를 준비하며 성균관은 별도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여러 차례 고증을 거쳤다. 흐트러졌던 전통 의례의 격식을 되찾고, 전국 234개 향교 의례에 본보기를 제시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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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유림과 시민 500명이 지켜본 가운데 행렬이 마무리되자, 성균관·국가유산청·종로구는 대성전 앞마당에서 준공식을 열었다. 최종수 성균관장은 "오늘 이 자리가 전통을 바로 세우고 세대를 이어 유교 문화를 전하는 뜻깊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보근 국가유산청 차장은 "대성전의 중수를 계기로 많은 사람이 성균관의 문화유산을 향유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향후 규제 완화 등을 폭넓게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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