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만원 오고 간 정치자금도 일부만 규명
권력형 수사 물음표…검찰 대체할 수 있나

김병기 무소속 의원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수사해온 경찰이 차남에 대한 취업 청탁 외 상당수 사건을 불송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21대 총선을 전후로 오간 3000만원도 김 의원의 관여를 온전히 규명하지 못하면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역시 반쪽짜리 송치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1년 가까이 걸린 경찰의 권력형 수사가 핵심 의혹을 규명하는 데 한계를 드러냈다는 비판이 예상된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이르면 이번주 김 의원을 뇌물수수 및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송치할 계획이다. 수사팀은 이미 지난 4일 지휘부에 결론을 보고했다. 불구속 상태에서 그대로 송치할지, 구속영장을 신청할지 여부는 아직 방침이 정해지지 않았다.

김병기 무소속 의원. 윤동주 기자

김병기 무소속 의원. 윤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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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에 넘겨질 김 의원의 주요 혐의는 차남 김모씨에 대한 취업 청탁으로 묶인다. 김 의원은 2024년 11월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 경영진을 만나 차남 채용을 청탁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빗썸이 낸 데이터 분석 인턴 채용공고는 김씨의 전공을 우대 조건으로 제시했고 맞춤형 채용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씨는 실제로 2025년 1월 빗썸에 취업했으며 6개월가량 재직했다.


김씨를 숭실대 혁신경영학과에 편입시키기 위해 교통 관련 기업 A사에 취업을 청탁한 혐의도 있다. 해당 학과는 산학협력법상 계약학과로, 중소기업 10개월 재직 등 요건을 맞춰야 편입할 수 있었다. 김씨는 2022년 5월 A사에 입사했고 10개월 뒤 편입했다. 애초 편입 특혜라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수사 과정에서 대학 측이 채용·편입에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결론지었다.

경찰은 법리 검토 과정에서 자녀에 대한 취업 기회를 뇌물로 인정한 판례를 참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의 경우 차남이 A사에 취업한 뒤인 2022년 7월 국토교통위원회로 이동했고 그해 10월 국정감사에서 A사가 참여하던 국도 지능형교통체계(ITS) 사업에 관해 질의했다. 빗썸 취업을 청탁한 것으로 특정된 시기에는 정무위원회 소속으로 가상자산 거래소 관련 사안을 다루며 두나무의 독과점 문제를 질의했다. 직무 관련 대가성이 있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공천헌금 의혹은 1년 가까운 수사 끝에 일부 혐의만 규명하는 데 그쳤다. 공천 대가성과 무관하게 대법원 판례상 정치자금 명목으로 돈을 수수하면 추후 반환해도 정치자금법 위반이 성립할 수 있다. 경찰은 전직 동작구의원 2명으로부터 김 의원 배우자와 측근을 통해 총 3000만원이 오고 간 시기와 장소 등을 특정했지만, 전액에 대한 김 의원의 관여는 입증하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여러 피의자와 돈의 흐름이 얽혀 있어 전부 불송치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확인된 증거관계에 따라 일부는 송치하고 일부는 불송치하는 방향을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 밖에도 김 의원에 대해서는 장남의 국가정보원 취업 과정에 영향력 행사, 배우자의 동작구의회 법인카드 사적 유용 및 수사 무마, 지역구 내 보라매병원 특혜 진료, 보좌진 등에 대한 텔레그램 대화 무단 열람 등 13가지 의혹이 제기됐다. 이 중 상당수는 불송치 예정으로 파악됐다.


검찰 폐지로 경찰의 수사 비중이 커지는 만큼 장기간 수사해온 정치인 사건을 대거 불송치하는 데 대한 비판이 예상된다. 경찰의 사건 처리기간은 올해 6월 기준 평균 56.4일이다. 지난해 9월 김 의원에 대한 고발 이후 11개월이 지났다. 평균보다 6배 가까운 시간이 소요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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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서울청 수사심의위원회는 이날 제8회 정기회에 김 의원 사건을 안건으로 상정한다. 앞서 김 의원을 고발한 시민단체와 그의 전직 보좌진이 수사 지연을 이유로 심의를 신청한 데 따른 것이다. 수사 절차의 불공정·부적법 여부를 따져 재수사 또는 신속처리를 지시할 수 있다.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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