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4명 에스토니아 교도소 입소
5년 간 최대 600명 이감 목표
자국 교도소 과밀로 포화 상태인 스웨덴이 해외 교도소를 임차한 뒤 남성 수감자 4명을 처음으로 이감했다.
24일(한국시간) 스페인 일간 엘파이스와 에스토니아 공영방송 ERR 등에 따르면 스웨덴 남성 수감자 4명이 지난 18일 전세기를 타고 에스토니아 애마리 공군기지에 도착해 무장 호송대의 호위 속에 에스토니아 남부 타르투 교도소로 옮겨졌다.
유럽평의회에 따르면 스웨덴 수감자는 2015년부터 2025년 1월까지 두 배 가까이 늘어 1만1232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조직범죄가 늘고 처벌이 강화되며 수감자가 증가하고 복역 기간도 길어진 탓이다.
반면 에스토니아는 1990년대 범죄 급증을 겪은 뒤 범죄율이 낮아지고 수감자도 꾸준히 줄었다. 올해 초 에스토니아의 수감자는 1618명으로 1991년 옛 소련에서 독립한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전국 교정시설의 약 3000명 수용 정원 가운데 54%만 차 있다.
이에 스웨덴과 에스토니아는 지난해 6월 교도소 수용공간 이용에 관한 협정을 맺고 올해 6월 양국 의회 비준을 마친 뒤 이달 5일 수감 생활과 시설 운영에 관한 세부 양해각서까지 체결했다. 계약 기간은 5년이며 최대 3년 더 연장할 수 있다. 이송 대상자는 양국의 개별 심사를 거쳐야 하지만 최종 승인권은 에스토니아가 갖는다.
스웨덴은 교도소 수용실 400개를 빌려 최대 600명의 수감자를 보낼 수 있다. 에스토니아는 오는 9월 말까지 최대 100명, 연말까지 최대 200명을 받아들이고 내년에는 수용 인원을 최대 600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스웨덴은 수감자 300명을 받을 수 있는 시설과 인력을 유지하는 대가로 연 3060만 유로(약 496억원)를 지급한다. 실제 이송 인원이 300명에 못 미쳐도 지급액은 같다. 301명째부터는 1명당 월 8500유로(약 1377만원)를 추가로 내야 한다. 스웨덴 내 월평균 수용료는 약 1만1500유로(약 1862만원)로 3000유로 더 저렴한 셈이다. 수용 인원이 600명에 이르면 연간 지급액은 6120만 유로(약 991억원)로 늘어난다.
다만 항공 수송비 등은 스웨덴이 별도로 부담한다. 이송 대상은 스웨덴 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성인 남성이다. 외국 국적 수용자도 포함된다. 여성, 미성년ㅋ자, 테러 범죄 수형자, 급진화됐거나 조직범죄에 연루된 수감자, 교도소 안에서 범죄행위를 계속할 위험이 큰 수감자는 제외된다. 모든 이송 수감자는 형기가 끝나기 전에 스웨덴으로 돌아가므로 에스토니아에서 석방되지는 않는다.
수감자는 태블릿을 이용한 영상통화, 매달 한 차례 1~2시간의 접견, 6개월마다 한 차례씩 교도소 안에서 1~3일간 이어지는 장기 접견이 보장되지만 가족들이 에스토니아 방문에 필요한 교통비와 시간을 내야 하는 만큼 전보다 접견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송 대상 수감자 한 명은 스웨덴 일간 스벤스카 다그블라데트에 "나뿐 아니라 내 아이들에게도 추가 처벌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에스토니아 정부는 이 계약을 통해 타르투 교도소를 계속 운영하고 직원 250명 이상을 새로 채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반대도 만만치 않다. 지난 6월 타르투에서 열린 시위에서 야당 이사마(조국)당 소속 산드라 라우르는 "스웨덴은 우리에게 미트볼과 '말괄량이 삐삐(Pippi Longstocking)'를 줬지만, 쓰레기는 자기들이 데리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여론조사에서는 에스토니아인의 54%가 스웨덴 수감자 수용에 반대하거나 대체로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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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토니아 정부는 당분간 다른 나라와 추가 계약을 맺는 데 신중한 입장이지만 티머시 앤더슨 탈린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이러한 사례가 다른 유럽 국가로 확산할 가능성을 높게 봤다. 그는 "앞으로 몇 년 사이 이런 협정이 더 체결돼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사례는 중요한 선례가 돼 유럽의 유사한 협정에 길을 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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