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에 돈뭉치가?"…먼저 줍는 사람이 임자, 현금 보물찾기 이벤트 '대박'
뉴욕·보스턴·LA 등 美 전역 확산
자선 목적 → 업체 마케팅 수단 변모
2024년 국내서도 '캐치 캐시' 유행해
미국 전역에서 길거리에 현금을 숨겨놓고 먼저 찾는 사람에게 공짜로 주는 '보물찾기' 열풍이 확산하고 있다.
21일 (현지시간) CBS 뉴스에 따르면, 최근 뉴욕·보스턴·로스앤젤레스·시카고·피츠버그·애틀랜타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도심 곳곳에 숨겨둔 현금을 찾아 나서는 일명 '캐시 드롭' 이벤트가 유행 중이다.
한 틱톡 영상에는 한 손에도 집기 힘든 두툼한 현금다발이 도리토스 과자 봉지에 숨겨져 있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흰 장갑을 낀 손이 돈이 든 봉지를 나무 아래 숨겨두고 사라졌다. 공원에서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은 자신들 바로 옆에 숨겨진 현금을 눈치채지 못한 채 지나쳤다.
얼마 뒤 인스타그램 계정 @nyc_money_hunt가 이 영상을 올리며 "먼저 찾는 사람이 임자, 돈을 찾으면 우리를 태그해달라"는 글을 남기며 숨겨진 위치에 대한 힌트를 줬다. 영상이 업로드되자 사람들은 현장으로 달려갔다.
현금은 테이크아웃 용기, 페인트통은 물론 농구공 속에 숨겨지기도 했다. 덤불 아래나 배관 틈, 쓰레기통, 나무에 파인 홈까지 거의 모든 장소에 돈다발이 숨겨져 있었다.
불황 속 퍼진 '공짜 돈' 찾기 챌린지
전문가들은 이러한 유행이 번지는 배경으로 어려워진 경제 상황을 짚었다. 리즈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제시카 라우크버그 강사는 "물가가 오르고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진 시대상을 잘 보여주는 문화적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 1월 브루클린의 한 식당에서 진행된 캐시 드롭 이벤트에서 현금을 찾아낸 한 여성은 "아이에게 필요한 물품을 사줄 수 있게 됐다"며 눈물을 흘린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매장의 직원은 "이벤트가 사람들에게 재미와 감동, 희망까지 준다'며 "지금처럼 힘든 시기에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시작은 '소소한 자선'… 사비 털어 시작된 이벤트
캐시 드롭의 원조는 2014년 5월 샌프란시스코의 부동산 개발업자 제이슨 부지가 시작한 '히든 캐시' 프로젝트로 거슬러 올라간다.
선행 목적으로 돈을 숨긴 뒤 트위터에 단서를 올렸던 이 챌린지는, 11년이 지난 2025년 뉴저지의 한 남성이 '미스터 캐시 드롭' 계정을 통해 공공장소에 현금을 숨기기 시작하면서 재유행했다.
그는 "사람들이 불황기에도 나와서 돈을 찾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는 게 재밌어서 사비를 털어 시작하게 됐다"고 인터뷰를 통해 밝힌 바 있다.
자선활동에서 '신종 마케팅'으로 변모… 억대 조회 수 수익 창출
하지만 최근에는 미국 기업들이 이를 마케팅의 일환으로 활용하면서 규모와 액수도 커지고 있다. CBS 뉴스가 미국 전역 약 20여개 도시에 '캐시 드롭' 이벤트를 올리는 계정 50여개를 분석한 결과, 이들 계정의 팔로워 수를 모두 합치면 700만명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대부분 계정은 주로 광고와 데이터 확보, 플랫폼 수익 등을 결합한 사업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일부 계정은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등 신비감을 극대화하기도 했다. 400만 팔로워를 보유한 'NYC 머니 헌트'처럼 오직 흰 장갑을 낀 손만 보여주는 계정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이벤트는 개인 상해 전문 변호사 사무실이나 동네 식당, 유소년 축구클럽 등 특정 업체의 홍보와 연계해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전국 단위 캐시 드롭 사업체 '패스패스'의 크리스토퍼 그로브스 대표는 "지역 업체 스폰서십 외에도 인스타그램·유튜브 등의 조회 수 수익, 전용 앱 가입자 확보 등 다각화된 수익 구조를 창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판 보물찾기 '캐치 캐시' 재유행할까
2024년 청주에서 유행한 '캐치 캐시' 챌린지. 스마일 스티커에 돈을 붙이고 난이도를 알려주는 점 등이 해외 사례와 다르다. 인스타그램 캡처 @catchcash_korea_
원본보기 아이콘한편 한국에서도 유사한 보물찾기 챌린지가 자선 목적으로 진행된 바 있다. 현금이나 상품권 1000원~10만원을 스마일 스티커 뒷면에 숨긴 뒤 특정 장소에 붙여두는 '캐치 캐시' 챌린지는 2024년 충북 청주에서 시작돼 서울·수원·대구·울산 등 전국 각지로 확산했다.
위치에 따라 난이도를 별의 개수 (1~5개)로 표시해 영상에서 장소에 대한 힌트를 제공하기도 했다. 영상 조회 수가 1300만회에 달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자, 해당 이벤트를 기독교 등 종교 전도에 활용하는 계정도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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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가게를 폐업하고 의기소침해졌던 어느 날 길을 가다 스마일 스티커가 붙은 걸 우연히 보고 힘을 얻었다"며 "스티커에 돈을 숨겨서 붙여보니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모습이 재밌었다. 찾은 분들이 기뻤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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