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비거주 인정범위 확대…전문가 진단
"보육·출산, 기존 임대차 계약 등 현실적 상황 고려해야"
학교·직장·치료·봉양 이외 불가피한 사유 인정 가능성

정부와 여당이 부동산 세제 개편과 관련해 비거주 1주택자의 실거주 인정범위를 확대하는 쪽으로 검토하기로 하면서 향후 논의방향에 관심이 모인다. 전문가들은 이달 초 내놓은 세제 개편안에 대해 그간 '속도 조절' 요구가 강했던 만큼 당정이 수용한 데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일선 국민 사이에서 불거진 혼선을 피하기 위해 정밀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이달 초 발표한 세제 개편안은 지난 20일 입법예고를 마쳤고 다음 달 3일까지 국회에 제출돼야 한다. 국회에 제출한 후에도 논의를 거쳐 오는 12월 초까지 처리하는 걸 목표로 한다.

전문가들은 비거주 1주택자의 실거주를 간주하는 조건을 열거하는 '포지티브' 대신 '네거티브'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는 1주택자가 실제 거주하지 않더라도 학교나 직장, 치료·봉양 등과 같은 사유로 인정될 경우 거주기간으로 인정해 양도소득세나 종합부동산세 일정 부분을 공제받을 수 있는 쪽으로 설계했다. 열거된 사유 외 '기타' 부득이한 사유를 어느 수준까지 인정할지가 관건으로 꼽히는데, 아예 실거주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점을 밝히고 그 외를 인정하는 방식으로 바꾸자는 것이다.

"1주택 실거주 요건 네거티브규정…예외 폭넓게 인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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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연구실장은 24일 "특정 사유만 예외적으로 실거주 인정 사례로 인정하는 방식으로는 형평성 문제를 낳을 가능성이 있어 한계가 있다"면서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해 마련한 '포지티브' 방식의 예외 규정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례 연구를 통해 중과세 대상 비거주 사례를 '네거티브' 방식으로 규정하고, 나머지에 대해서는 폭넓게 예외를 인정하는 방식이 더 합리적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특히 보육 관련 예외 사례는 젊은 층의 출산 장려 정책과도 맞닿은 분야로 실거주 인정 예외 사례를 충분히 발굴해 불가피하게 실거주하지 못하는 1주택자가 피해를 보지 않게 해야 한다"면서 "비거주 1주택자라고 하더라도 급격히 보유세 부담 증가를 겪지 않도록 기본공제, 세부담상한선,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 등 정부가 기존에 발표했던 세제 개편안에 대한 전반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기존 임대차 거래를 조정하는 등 일정한 기간이 필요한데도 기존 일정은 다소 빡빡한 측면이 있었다"면서 "최장 3년인 거주 인정기간을 늘리는 예외 사유를 폭넓게 인정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성숙 국무총리(앞줄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당 대표,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2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 당정협의회에 참석해 기념 촬영을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성숙 국무총리(앞줄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당 대표,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2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 당정협의회에 참석해 기념 촬영을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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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인 23일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도 비거주 1주택자 실거주 인정 범위를 확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만큼 정부가 수정안에 틀 자체를 바꿔 넣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번 세제 개편안의 핵심 가운데 하나였던 거주·비거주 구분 적용 범위에 대해 여당이 종합부동산세는 구분하지 말자고 제안한 부분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방향은 맞는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당초 비거주 1주택에 대한 공제액을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줄이는 한편, 세부담 상한을 150%에서 200%로 늘리는 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거주나 비거주 구분이 쉽지 않은 만큼 이를 구분하지 않고 가액이 같으면 같은 부담을 지는 쪽으로 손봐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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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기업 토지+자유연구소 소장은 "거주인 동시에 투자·투기인 수요도 버젓이 있는 만큼 거주·비거주 구분을 없애야 한다"면서 "과도한 세제 혜택을 줄이고 부동산에 대한 기대수익률을 낮추는 공평과세 쪽으로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훈 서울시립대 교수는 "급격한 세금부담 인상 우려 목소리를 반영하겠다는 취지는 긍정적"이라면서도 "다만 세제 정책이 여론에 따라 좌우되는 게 시장에 좋지 않은 신호나 혼선을 줄 가능성도 있어 정책 결정 과정에서 다소 아쉬움도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 시내 아파트 밀집 지역 모습. 연합뉴스

서울 시내 아파트 밀집 지역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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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환 기자 dhjung69@asiae.co.kr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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