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백골이 될 때까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때까지 경찰은 무엇을 했나?" 제주에서 실종 51일 만에 백골로 발견된 60대 남성 A씨 유족의 절규다. 이 절규 앞에 경찰이 할 말은 없다. 실종 신고를 접수한 제주서부경찰서 B 경장은 A 씨 소재를 확인하지 않은 채 "무사하지만 소재를 알리길 원치 않는다"고 안내하고 사건을 임의 종결했다.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 등록까지 해제했다. 성인 실종 사건이 선 결재·후 보고로 운영되며 담당자가 임의로 종결할 수 있는 허점을 이용한 것이다.


B 경장은 지난 5월 접수된 장미란씨(37) 실종 사건도 세 시간 만에 "연락이 닿았다"며 허위로 종결했다. 장씨는 석 달째 행방이 묘연하고, 실종 지점 인근 CCTV 118대 영상은 보존기간경과로 삭제됐다. 경찰은 오늘 B 경장에 대해 직무유기와 공전자기록 위작·행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한 사람이 같은 수법으로 두 건을 처리하는 석 달 동안 경찰은 아무도 이를 알아채지 못했다. 경찰 실종 대응 시스템 전반의 구조적 결함을 보여준다.

경찰은 해당 경장의 근무 이후 접수 사건을 전수조사하고, 전국 실종 사건에 비슷한 사례가 있는지 살피고 있다. 홍석기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제도 보완을 약속했고, 한성숙 국무총리도 재발 방지 대책을 지시했다. 그러나 이 정도로 국민 불안은 가라앉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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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건은 경찰 수사 전반에 대한 신뢰 위기로 번지고 있다. 국민은 지금 경찰의 수사를 믿을 수 있는 것인지 묻고 있다. 수사 축소 의혹, 사건 임의 종결 외에도 지연 처리를 통한 사건 마무리, 이해관계인과의 결탁 같은 경찰 수사에 불신이 널리 퍼져 있다. 이런 상태에서 경찰의 수사권 독점 행사가 두 달도 남지 않았다. 정부는 경찰 수사의 신뢰 회복을 위한 특단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경찰 스스로도 강도 높은 자정 대책과 시스템 개혁, 수사의 질을 높이기 위한 뼈를 깎는 노력에 나서야 한다.

논설실 colum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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