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마이애미 해변에 모자반 대량 유입
7월 한 달 수거량만 9000t, 역대 최대
"기후 위기·수온 상승이 영양분 늘려"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해변이 모자반에 파묻히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 18일(현지시간) "플로리다 남부와 멕시코만, 카리브해 일대로 밀려드는 부유성 갈조류 '모자반(Sargassum)'이 당국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늘었다"고 보도했다. 7월 한 달간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가 관내 해변 27㎞ 구간에서 걷어낸 모자반은 9000t으로, 월간 수거량으로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작업반의 하루는 오전 7시 무렵 해변에 쌓인 모자반을 촬영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뒤이어 트랙터와 특수 정화 차량 10여대가 들어가 모자반을 모래에 섞어 묻거나 긁어모아 실어 나른다. 크리스 범퍼스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 자연보전국장은 "7월에는 깨끗한 해변이 보이는 시간이 1시간 남짓이었다"며 "7월이 늘 가장 나쁘지만, 올해는 유독 힘든 철"이라고 말했다.
바다거북 산란기라는 점은 또 다른 변수다. 작업 구역과 시간이 동시에 묶이기 때문이다. 작업반은 주 환경보호국의 허가 조건에 따라 해 질 녘 30분 전부터 일출 때까지 중장비를 세워둬야 하고, 모래 속 둥지를 밟지 않도록 장비를 들이기 전 새 둥지를 일일이 표시해야 한다. 올해 산란기에만 카운티 해변에 둥지 약 700개가 생겼다.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가 모자반 처리에 배정한 예산은 연간 300만달러(약 41억원)로, 플로리다주 지방정부 가운데 가장 많다. 재원은 호텔과 단기 임대 숙소 투숙객이 내는 관광개발세다.
모자반은 본래 북대서양 해류에 둘러싸인 사르가소해에서 수백 년간 자라온 해조류다. 흐름이 바뀐 시점은 지난 2011년이다. 서아프리카에서 멕시코만까지 이어지는 '대서양 모자반 벨트'가 처음 관측된 이후 총량은 5년마다 약 2배가 됐다. 올여름 위성 관측에서 벨트 내 생체량은 약 3350만t으로, 역대 최고였던 지난해(약 3800만t)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브라이언 라포인트 플로리다애틀랜틱대 교수는 배경으로 기후 위기를 짚었다. 1982년부터 모자반을 연구해 온 라포인트 교수는 "해수온이 오르면 증발량이 늘고, 이것이 극한 호우를 몰고 와 육지의 영양염류를 바다로 쓸어낸다"고 설명했다. 아마존강과 콩고강, 미시시피강이 실어 나르는 질소와 인이 모자반의 먹이가 되는 구조다.
먼바다에서 모자반은 해양 생물의 서식지로 기능하지만, 달라지는 것은 연안에 닿은 뒤다. 라포인트 교수는 "과도한 양의 모자반이 밀려와 산호초와 해초 군락에 영향을 주고, 물속 산소를 빼앗는 '데드존'을 만들고 있다"며 "달걀 썩는 냄새를 내는 황화수소가 나오는 것도 그래서이고, 이는 사람 건강에도 위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라포인트 교수는 올해 플로리다 남부의 상황을 '판이 바뀐 해'로 규정했다. 그는 "사람들도 이제 이게 사라지지 않는다는 걸 알아가고 있다. 더 나빠지고 있고, 새로운 일상"이라며 "증상만 다룰 게 아니라 우리가 손댈 수 있는 육상 영양원을 더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日기업은 이미 7조원 베팅…"SK하이닉스도 오세요"...
인접국에서는 더 빠르게 움직인 사례가 있다. 앞서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1억 1500만달러(약 1590억원) 규모의 국가 대책을 내놓고 바다에서 모자반을 걷어 올리는 선박을 투입하기로 했다. 반면 미국 연방·주 정부는 부유 모자반에 깃든 해양 생물을 이유로 먼바다에서 걷어내는 방식을 금지하고 있다. 라포인트 교수는 모자반이 해변에 가까워질수록 그 안의 생물이 크게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를 들어 "정부의 규제가 결국 바뀔 수 있다"고 내다봤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