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예부터 베테랑까지…10월 6일 개막

부산국제영화제가 지난해 아시아로 범위를 확장한 '비전' 부문으로 세대교체와 지역 확장 흐름을 동시에 보여준다. 24일 독립영화 스물세 편으로 구성된 라인업을 공개했다.


왼쪽부터 '귀벌레', '극장에 두고 온 것들', '당신을 위한 것은 아닌' 스틸 컷.

왼쪽부터 '귀벌레', '극장에 두고 온 것들', '당신을 위한 것은 아닌'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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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작품 열두 편에선 세대교체가 감지된다. 김효미 감독의 장편 데뷔작 '귀벌레'는 소설가 지망생의 성장사를 과감한 상상력으로 풀어낸다. 박근영 감독은 '극장에 두고 온 것들'을 선보이고, 신동민 감독은 상실과 애도를 다룬 '당신을 위한 것은 아닌'을 내놓는다. '절해고도(2023)'로 주목받은 김미영 감독은 '모종의 탐정'으로 대열에 합류한다.

수상 이력을 가진 감독들의 신작도 눈에 띈다. 2021 초청작 '우수(2022)'의 오세현 감독은 '베일러'에서 삶의 전환점에 선 30대 여성이 농촌에서 보내는 한 달을 담담히 그린다. '낮에는 덥고 밤에는 춥고(2022)'로 크리틱b상과 KBS독립영화상을 받은 박송열 감독은 '사랑의 지평선 너머로'로 가족의 풍경을 더 넓게 짚고, 2023 FIPRESCI상 수상자 손현록 감독은 학생 연쇄 추락사를 좇는 '새'로 긴장을 전달한다. 로테르담·벤쿠버국제영화제에서 활약한 박홍민 감독은 '스페이스'로 특유의 초현실적 세계를 이어간다.


'비전-아시아' 열한 편은 국가별로 다른 사회적 현실을 각자의 방식으로 응시한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베트남 응우옌호앙디엡 감독의 '1982'는 실종된 어머니를 찾는 여정을, 일본 구마모토 료헤이 감독의 '노래가 끝난 후'는 사춘기 소년의 성장기를 그린다. 홍콩 이사벨라 람록힌 감독의 장편 데뷔작 '데드 엔드'는 이복동생의 등장으로 흔들리는 한 남자의 불안을 포착한다.

'1982(왼쪽)'와 '노래가 끝난 후' 스틸 컷.

'1982(왼쪽)'와 '노래가 끝난 후'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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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와 억압이라는 주제도 여러 작품에서 반복해 나타난다. 필리핀 아빈 벨라르미노 감독의 '리아'는 포크 펑크 뮤지션의 분투를 그리고, 몽골 사히야 뱜바 감독의 '멈춰서다'는 격리된 주유소에서 흔들리는 억압적 질서를 풍자한다. 마니 모가담 감독의 첫 장편 '미몽'은 이란의 불안한 현실을 마술적 사실주의로 응시하고, 태국 배우 인티라 차른뿌라와 펜시리 끌랑수린의 공동 장편 데뷔작 '부아'는 혼혈 소녀의 가슴 아픈 성장을 다룬다.


인도·중앙아시아 감독들의 작품도 같은 결을 잇는다. 사일레시 라트나쿠마르 감독의 첫 장편 '셀비'는 이주와 노동, 사랑과 연민을 묻고, 넷플릭스 등과 협업해 온 샤샹크 왈리아 감독의 장편 데뷔작 '어둠 속의 새들'은 철학적 메시지를 수려한 이미지로 전한다. 카자흐스탄 다르한 툴레게노프 감독의 '탯줄'은 아들의 무죄를 입증하려는 여성의 고군분투를, 열여섯 살에 원자력 다큐멘터리로 이름을 알린 일본 야자 다케노신 감독은 '환상의 불빛'으로 삶의 무게와 책임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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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10월 6일부터 15일까지 영화의전당과 부산시 일대에서 열린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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