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대통령 이어 펜스 전 부통령 요청
미국, 동맹국 전쟁 장기화에 요격미사일 바닥
건군 75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가 열린 26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열린 시가행진에서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 L-SAM, 중거리 지대공미사일 천궁 등 3축 체계 장비들이 이동하고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 대응을 위한 3축 체계는 킬체인(Kill Chain),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 대량응징보복체계(KMPR)로 이루어져 있다. 연합뉴스
우리 정부가 연이은 우크라이나 방공미사일 지원 요청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이어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부통령을 지낸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까지 나서면서 확답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펜스 전 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미 CNN 방송에 출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기 시작한 것을 두고 "이재명 대통령이 한 걸음 더 나아가 미국이 중동이나 우크라이나 혹은 유럽 동맹국에 배치할 수 있도록 해당 요격 미사일을 제공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 등 동맹국들에 요격 미사일을 미국에 제공하고, 미국이 이를 중동이나 우크라이나, 유럽에 배치해 우크라이나를 간접적으로 돕자는 의미다.
우크라이나 상황은 여의찮다. 전쟁의 장기화 여파로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재고가 사실상 바닥났다. 우크라이나는 겨울철 러시아의 전력·가스·상수도 시설 집중 공격을 버티려면 패트리엇 PAC-3 요격미사일만 최소 300발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반면, 러시아의 미사일 생산은 꾸준하다. 우크라이나 국방정보총국(HUR)에 따르면 러시아는 7월 탄도·극초음속 미사일 198발을 발사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매달 탄도미사일 약 60발을 생산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주변국들은 우크라이나 지원이 쉽지 않다. 당장 미국은 이란 전쟁의 장기화 여파로 자국 내 요격미사일도 부족한 형국이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이 전쟁 이전 대비 65% 감소한 800발 내외, 사드는 40~50% 줄어든 250발 내외의 재고만 남은 것으로 추정했다.
예산이 있어도 생산이 쉽지 않다. 지난해 이란과의 '12일 전쟁'에서 미군은 사드 요격탄만 약 150발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드 생산업체인 록히드마틴의 연간 생산능력은 최대 96발에 불과하다. 단순 계산으로도 1년 생산량의 1.6배에 해당하는 물량을 단 2주 만에 소모한 셈이다. 패트리엇도 사정은 비슷하다. 록히드마틴의 1년 생산량은 600발 수준인 데 반해 올해 7월까지 약 1500발이 사용되면서 재고 부족이 심화했다.
동맹국들의 방공미사일 전력을 대안으로 활용하기도 쉽지 않다. 이스라엘의 경우 아이언돔, 데이비드 슬링(David's Sling), 애로우(Arrow-2·3) 등 다층 방공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장기전으로 인해 비축량이 줄어 자국 재고부터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우리 정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천궁-Ⅱ 미사일은 당장 국내외 수요물량을 채우기도 급급하다. 고도화된 북한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해야 하고, 여기에 사우디아라비아, UAE, 이라크 등에서 천궁-II 20개 포대 이상, 약 12조 원 규모의 수출 계약까지 체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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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방공 전력의 재배치 가능성도 있다. 지난 3월 경북 성주에 배치된 사드 일부가 반출되는 모습이 포착됐고,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전쟁부) 장관은 청문회에서 반출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 다만, 주한미군 전력 반출될 경우 주한미군의 전쟁 수행 능력은 물론 동맹국 안보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부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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