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특검이 남긴 각종 의혹을 파헤쳐 온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팀이 23일, 장장 180일에 걸친 수사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특검팀은 24일 오전 경기도 과천에 위치한 특검 사무실에서 그동안의 수사 성과를 종합해 설명하는 최종 브리핑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날을 기점으로 특검팀이 재판에 넘긴 인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포함해 총 58명에 달한다. 세부적으로는 구속 기소가 7명, 법인을 포함한 불구속 기소가 51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수사 종반부에 사건 처리를 몰아넣는 '헤비테일 전략'을 구사하며 최근 2주 동안에만 40여 명을 무더기로 기소했다.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팀 김지미 특검보가 20일 과천 특검사무실에서 수사 관련 사항 등을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팀 김지미 특검보가 20일 과천 특검사무실에서 수사 관련 사항 등을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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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성과 중 가장 이목을 끄는 대목은 단연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 관저 이전 관련 의혹이다.특검팀은 앞서 6월, 국가 예산을 불법 전용 및 집행한 혐의를 적용해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김대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 윤재순 전 총무비서관, 김오진 전 관리비서관을 1차로 기소했다. 이어 김건희 여사와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 김태영 21그램 대표 등도 줄줄이 법정에 세웠다.

수사 무마 의혹의 중심에 선 유병호 감사원 감사위원과 관련 간부들 역시 기소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이를 두고 기존 김건희 특검팀으로부터 인계받은 관저 이전 특혜 의혹뿐만 아니라, 대통령실과 행안부의 국가 예산 불법 전용 의혹, 그리고 감사원의 '봐주기 감사' 의혹까지 수사망을 대폭 확대했다는 긍정적 평가가 나온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우방국에 12·3 비상계엄을 옹호하는 메시지 전파를 지시한 혐의로 윤 전 대통령과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전 안보실 1차장도 기소 처분을 받았다.

더불어 '채상병 사건' 관련 수사 기밀을 유출한 혐의가 있는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 그리고 'VIP 격노설' 축소 및 은폐 의혹을 받는 황유성 전 국군방첩사령관과 문연철 전 해병대사령부 방첩부대장도 재판행을 피하지 못했다.


하지만 굵직한 현안이었던 노상원 수첩 의혹, 대통령실의 수원지검 수사 개입 의혹, 서울~양평 고속도로 의혹 등에 대해서는 명확한 결론을 짓지 못해 뚜렷한 한계를 노출했다. 사상 최대 규모와 최장기 기간을 쏟아부었음에도 미제 사건들을 대거 남겨, 법조계 안팎에서 '결국 반쪽짜리 수사'에 그쳤다는 쓴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이전 김건희 특검팀은 국토교통부 실무진 기소에는 성공했으나, 노선 변경의 핵심 '윗선'으로 의심받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지 못했다.당시 사건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로 넘겼고, 이를 재차 인계받은 종합특검팀이 수사를 이어왔다. 특검팀은 원 전 장관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와 두 차례 소환 조사, 휴대전화 포렌식까지 강행했지만, 끝내 혐의를 규명하지 못한 채 다시 국수본으로 사건을 반환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노상원 수첩' 의혹 역시 미궁에 빠지긴 마찬가지다.특검팀은 수첩 내 '수집소'라 기재된 연평부대 수용시설 등을 헬기로 샅샅이 현장 검증하고,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까지 내란목적살인 예비·음모 혐의 피의자로 강도 높게 조사했다. 그러나 핵심 인물인 노 전 사령관의 진술을 얻어내지 못해 입증에 실패했다.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의 수원지검 수사 개입 의혹 또한 비슷한 궤적을 그렸다.종합특검팀은 지난 3월,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에 대통령실이 관여한 정황을 포착했다며 서울고검 인권침해점검 태스크포스(TF)에 이첩을 요청, 4월부터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했다. 당시 특검팀은 이를 "국가권력에 의한 초대형 국정농단 의심 사건"으로 규정하며 고강도 파헤치기를 예고했지만, 결국 뚜렷한 진척 없이 사건을 타 기관에 이첩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특검팀이 마침표를 찍지 못한 핵심 의혹들은 오롯이 경찰의 과제로 넘어가게 됐다. 수사 기간 내내 종합특검을 둘러싼 크고 작은 잡음도 끊이지 않았다.지난 4월에는 김지미 특검보가 진보 성향이 강한 매체에 직접 출연, 주요 수사 대상과 진행 상황을 브리핑해 공정성 및 중립성 훼손 논란을 자초했다. 당초 수원지검 수사 개입 의혹 사건을 배당받았던 권영빈 특검보의 경우, 과거 주요 사건 관계자들을 변호한 이력이 뒤늦게 드러나 담당 특검보가 교체되는 해프닝도 겪었다.


내란 관련 핵심 인사들을 향한 처분이 180도 정반대로 뒤집힌 것도 도마에 올랐다.특검팀은 '싹 다 잡아들이라'는 윤 전 대통령의 지시를 폭로한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과 비상계엄 당시 국회로 향하던 부대에 '서강대교를 넘지 말라'고 지시해 훈장까지 받았던 조성현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대령)을 오히려 내란 가담 혐의로 엮어 재판에 넘겼다.


이들은 앞선 내란특검팀 수사 당시 윤 전 대통령 등의 내란 혐의 입증에 도움을 준 핵심 참고인들로 꼽힌다.조 대령의 기소를 두고 내란특검팀 측이 "국방부와 국무회의의 공적 심사와 심의를 존중하지 않은 채 이를 번복해 조성현을 법정에 세울 어떤 사유도 발견되지 않는다"는 의견서를 제출하기까지 했지만, 종합특검팀은 "공소제기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며 기소를 강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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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특검팀 파견 이력이 있는 한 검찰 관계자는 "양 특검팀 사이 갈등이 있었던 만큼 공소 유지 과정에서도 공방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 역시 "기소를 결정한 이들이 공소 유지를 맡지 않은 채 '원대 복귀'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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