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모델 확보 넘어 접근·운용 주권 중심으로 재설계
"AI 규범 형성 과정 관찰자 아닌 참여자 돼야"

인공지능(AI) 주권의 기준을 보유에서 운용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AI가 질문에 답하는 수준을 넘어 스스로 판단하고 외부 도구를 활용해 복잡한 업무를 수행하는 '에이전트 AI'로 진화하면서 외부의 정책 결정이나 공급망 변화가 국가의 AI 운용 능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종현학술원과 서울대학교 미래전연구센터가 지난달 30일 공동 개최한 '에이전트 AI 시대 新 국가안보: 글로벌 기술 패권과 한국' 라운드테이블에서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최종현학술원

최종현학술원과 서울대학교 미래전연구센터가 지난달 30일 공동 개최한 '에이전트 AI 시대 新 국가안보: 글로벌 기술 패권과 한국' 라운드테이블에서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최종현학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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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현학술원(이사장 최태원SK그룹 회장)은 2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고서 '보유에서 운용으로: 에이전트 AI 시대의 국가안보와 소버린 AI 2.0'을 발간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지난달 30일 최종현학술원과 서울대학교 미래전연구센터가 공동 개최한 '에이전트 AI시대 新 국가안보: 글로벌 기술 패권과 한국' 전문가 라운드테이블의 논의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이날 논의는 ▲기술·안보 ▲지정학·패권 ▲한국의 전략 등 세 가지 관점의 발제와 지정토론, 참석자 전원이 참여하는 난상토론으로 진행됐다.


보고서는 기존 소버린 AI 전략이 독자 모델 확보를 넘어 '접근 주권'과 '운용 주권'을 중심으로 재설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접근 주권은 필요한 AI 기술과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능력, 운용 주권은 특정 모델이나 클라우드 서비스가 중단되더라도 대체 체계로 전환해 핵심 기능을 지속할 수 있는 능력이다.

보고서는 "모든 기술을 국내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보유하는 것이 소버린 AI를 의미하지 않는다"며 "외부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그 연결 때문에 국가 핵심 기능이 종속되지 않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메모리 반도체와 첨단 제조,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등 산업적 강점을 활용해 글로벌 AI 생태계에 적극 참여하면서도 특정 국가나 공급자에 대한 구조적 의존은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번 논의를 종합해 소버린 AI 2.0 전략의 핵심 과제로 ▲국가안보와 소버린 AI 개념의 재정의 ▲선택과 집중의 단위 설정 ▲국가 차원의 자원 배분 원칙 확립 ▲산업 레버리지와 AI 투자 회수 전략 마련 ▲AI 외교와 국제규범 대응 ▲실행 중심의 AI 정책체계 구축 ▲인재·데이터 기반 강화 ▲주요 국가 AI 프로젝트의 전략적 판단기준

마련 등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향후 AI 패권경쟁의 관건은 가장 뛰어난 모델을 만드는 국가가 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어떤 분야에서 대체하기 어려운 역할을 확보하고, 글로벌 생태계와 연결되면서도 전략적 자율성을 유지하며, 국제질서와 기술규범의 설계 과정에 얼마나 참여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결론 내렸다. 그러면서 "이 모든 판단에는 시한이 붙어 있다"며 한국의 소버린 AI 2.0 전략 수립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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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석 최종현학술원 대표는 발간사에서 "기술 역량이 높은 동시에 대외 의존도 역시 큰 한국에서 이러한 변화는 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소버린 AI 2.0은 소버린 AI의 개념을 단순한 기술·모델의 보유에서 운용 역량과 규범 설계의 문제로 확장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며 "대한민국이 규범 형성 과정의 관찰자가 아닌 참여자가 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필요한 역량과 경험을 축적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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