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75개국을 상대로 시행한 이민비자 발급 중단 조치를 무효로 판단했다. 해당 정책에 따라 이미 비자 발급을 거부당한 사례도 효력이 없다고 봤다.


미국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한 승객들이 입국 심사대에서 가방 검색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한 승객들이 입국 심사대에서 가방 검색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맨해튼 연방지방법원은 21일(현지시간) 미 국무부의 이민비자 제한 정책이 현행 법률에 어긋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대상 국가 출신 이민자들이 미국의 재정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비자 발급을 제한할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보고 행정부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국적을 기준으로 특정 국가 출신 신청자의 이민비자 발급을 일괄적으로 막은 것은 국무장관에게 법률이 부여한 권한을 넘어선 조치라고 봤다. 또 신청자의 경제적 자립 가능성 등을 따로 살피지 않고 비자 발급을 제한한 방식 역시 개별 심사를 요구하는 법률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해당 정책을 적용해 기존에 내려진 비자 발급 거부 결정도 모두 무효로 봤다. 이에 따라 과거 신청 건을 다시 심사해야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월 미국의 복지 혜택을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를 들어 75개국을 대상으로 이민비자 발급을 중단했다. 소말리아와 아이티, 이란을 비롯해 러시아와 브라질, 콜롬비아 등이 대상에 포함됐으며 미국의 동맹국인 요르단과 이집트도 명단에 올랐다.


시민단체들은 당시 조치가 수십 년 동안 유지돼 온 미국의 이민법 체계를 뒤집는 것이라며 법원에 무효화 소송을 제기했다. 원고 측 대리인은 판결 직후 "행정부의 불법적이고 차별적인 비자 금지 조치로 혼란에 빠진 전 세계 수십만 가정에 중요한 승리"라고 평가했다.


다만 현재까지 미 법무부와 백악관은 관련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불법 이민자를 제3국으로 추방하는 정책도 확대하고 있다. NYT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서아프리카 라이베리아가 향후 1년간 최대 1200명의 추방자를 받아들이는 대가로 500만달러(약 65억원)를 지급하기로 했다.

AD

첫 이민자들은 지난 20일 라이베리아 수도 몬로비아에 도착했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퍼스트와 난민인터내셔널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도미니카공화국과 에스와티니, 카메룬, 남수단, 적도기니 등 35개국 이상과 이른바 '제3국 추방 협정'을 맺었다.


이한나 기자 im21na@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