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살해 고의는 없었다" 판단
아동학대살해 대신 치사죄 적용

생후 19개월 딸에게 음식을 제대로 주지 않아 영양 결핍으로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친모가 중형을 선고받았다.


2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14부(손승범 부장판사)는 이날 선고 공판에서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살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29)의 죄명을 아동학대치사죄로 변경해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A씨에게 20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하고, 10년간 아동 관련 기관에 취업 제한도 함께 명령했다.

19개월 딸 방치해 사망…20대 친모 징역 1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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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지난 3월4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주택에서 둘째 B양에게 음식을 제대로 주지 않아 숨지게 하고, 첫째 딸을 2차례 신체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부검 결과 B양은 영양 결핍과 탈수 등으로 인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사망 당시 생후 19개월이었던 B양의 체중은 4.7㎏으로, 같은 연령 여아의 평균 몸무게인 10.4㎏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B양은 숨지기 전 스스로 젖병을 들 힘조차 없을 정도로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다.

검찰 조사 결과 A씨는 지난 1월부터 B양에게 우유나 이유식도 제대로 주지 않은 채 방에 방치했고, 최대 67시간 동안 음식을 주지 않은 적도 있었다. 또 B양이 숨지기 직전인 지난 2월28일부터 닷새 총 120시간 중 92시간을 B양 홀로 집에 둔 채 놀이동산과 찜질방 등을 찾은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기초생활수급자이자 한부모 가구로 매달 생계급여와 아동수당 등 월평균 300만원이 넘는 공적 지원을 받아 왔다. 이 밖에도 취약계층을 위한 '푸드뱅크'에서도 매달 음식 재료를 가져갔다.

법원은 여러 기록과 검사가 제출한 증거로 볼 때 A씨에게 딸 B양을 살해할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아동학대살해 대신 아동학대치사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임상심리평가 결과를 보면 경계선지능 수준인 A씨에게 양육에 대한 책임 인식이 부족하고 그에 필요한 지식과 관심도 제한적"이라며 "평균 수준의 지적 능력을 지닌 일반인과 피고인을 같은 기준으로 평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는 B양이 너무 말랐다는 주변 조언을 듣고 추천받은 고가의 분유를 사서 준 것으로 보인다"며 "홈캠에서도 B양에게 이유식을 먹이려 하나 거부하자 분유를 주는 모습이 확인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분유도 일정량을 급여하면 생명 유지가 가능하다는 의사 의견이 있고, A씨의 지적 능력을 고려하면 이유식을 거부하는 B양의 체중을 늘리고자 분유만 주는 잘못된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했다. 부검 당시 B양에게서 별다른 학대 정황이 발견되지 않은 점과 예방접종을 꾸준히 하고 어린이집에 보내려고 한 점 등도 함께 고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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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양형 이유에 대해 "피고인은 B양의 건강 악화를 알면서 음식물을 충분히 주지 않고 장시간 방치해 숨지게 해 죄책이 매우 무겁다"며 "살해의 고의를 제외한 사실관계에 대해 대체로 인정하고 있고 벌금형을 초과한 범죄 전력이 없는 점, 미혼모로 육아의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어느 정도 정상적인 양육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사망이 발생한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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