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악질·도망에도 시청자 긍정 반응
연구진 "거부 신호 무시하면 만성질환" 경고
조회수 장사에 동물 이용되는 구조 지적

"고양이 솜방망이 건드리면 일어나는 일"


약 6만 조회 수에 육박하며 인기를 끈 한 유튜브 쇼츠 영상의 제목이다.

자신을 '집사'라고 칭하는 주인은 쉬고 있는 고양이에게 다가가 연신 발을 건드린다. 고양이가 여러 차례 싫은 내색을 내비치다 결국 주인의 손을 힘껏 내리치지만, 이 같은 '거부 의사'는 그저 '귀여운 냥냥펀치'로 소비될 뿐이다.

유튜브에 '고양이 솜방망이' 콘텐츠로 업로드된 쇼츠영상들. 유튜브 화면캡처

유튜브에 '고양이 솜방망이' 콘텐츠로 업로드된 쇼츠영상들. 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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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창에는 "찰싹 때리는 모습도 너무 사랑스럽다", "짜증 내는 게 반전 매력"이라며 유희로 치부하는 반응이 대다수를 이룬다.


이처럼 무심코 '좋아요'를 누르며 소비해 온 영상이 동물에게는 학대가 될 수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0일 과학 전문 매체 '사이언스알러트'에 따르면, 호주 애들레이드대학교 수의학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인간과 동물'을 통해 SNS상에서 소비되는 고양이 영상 속 스트레스 신호가 시청자들에 의해 지나치게 희화화되거나 무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이 분석에 사용한 온라인 영상들과 상위 100개 시청자 댓글의 감정(반응) 분석 요약. '인간과 동물' 갈무리

연구진이 분석에 사용한 온라인 영상들과 상위 100개 시청자 댓글의 감정(반응) 분석 요약. '인간과 동물'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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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 헤닝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유튜브, 틱톡, 인스타그램 등 주요 플랫폼에서 '고양이와의 놀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영상 중 고양이가 하악질을 하거나 도망치려 애쓰는 등 명확한 거부 반응을 보인 영상 11편을 골라냈다. 이후 해당 영상들에 달린 댓글 1100개를 전격 분석했다.


조사에 따르면, 고양이가 명백한 불안과 스트레스를 드러내고 있음에도 시청자 댓글의 75~93%는 "귀엽다", "친근함의 표시"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심지어 일부 이용자가 "고양이가 스트레스를 받는 것 아니냐"며 문제를 제기하는 댓글에 대해서는 '지나친 유난'이라며 공격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연구팀이 분류한 시청자들의 인식 태도는 크게 세 가지로 나타났다. ▲고양이가 더 극단적인 방법으로 공격하지 않았으니 괜찮을 것이라는 안일한 태도 ▲고양이의 거부 의사보다는 귀여움이라는 즐거움을 더 우선시하는 반응 ▲동물의 불쾌감 표출을 '훈훈한 교감'으로 포장하는 유형이 그 예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특정 내용과 무관.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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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헤닝 박사는 "고양이가 초기에 보내는 '거부' 신호가 무시되면 단기 스트레스가 만성으로 이어져 신체적·정신적 질환을 유발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극적인 콘텐츠일수록 높은 조회 수를 얻는 SNS 알고리즘 구조가 이러한 왜곡된 소비 방식을 부추기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고양이와의 '심한 장난'을 통해 사람도 위험해질 수 있다. 연구팀이 분석한 영상 11편 중 7편에서 고양이에게 물리거나 긁혀 피를 보는 사람이 포착됐다.


문제는 고양이에게 입은 상처가 세균 감염이나 묘소병 (고양이에게 할퀴거나 물렸을 때 세균 '바르토넬라 헨셀라'에 감염돼 발생하는 질환) 등 중증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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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고양이의 언어를 알려주는 것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동물의 거부표현을 엄연한 '의사 존중'으로 받아들이는 인식 전환과 함께, 동물의 스트레스를 유발해 조회 수를 올리는 영상에 대한 플랫폼 차원의 제재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신은서 인턴기자 els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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