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국내외 경제전문가 14명 설문조사
50% '8월 인상'…"물가 선제 대응해야"
'동결' 50%는 "인상 영향 확인 시간 필요"
"점도표, 종전보다 매파적일 것…중간값 3.25%"
올해 말 3.00% 8명·3.25% 6명 '팽팽'

이달 기준금리 연속 인상 여부를 두고 전문가 전망이 딱 반으로 나뉘었다. 금리 결정을 코앞에 두고 견해가 이처럼 극명하게 갈린 것은 이례적이다. 8월 금리 인상 전망의 배경에는 예상보다 큰 폭의 성장세와 고유가의 2차 파급 효과 등으로 쉽게 진정되기 어려운 근원물가에 대한 우려가 자리했다. 반면 동결을 전망한 쪽에서는 앞선 기준금리 인상 효과와 최근 시장금리 상승·금융시장 변동성 확대가 내수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봤다.


어느 요인에 무게를 싣는지, 심지어 같은 요인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향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금통위원 각자의 판단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상황에서 지난주 말 권민수 신임 부총재가 임명되며 금통위원 구성이 변화했다는 점 역시 변수로 꼽혔다. 27일 한국은행을 향한 눈과 귀가 어느 때보다 쏠리는 이유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6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6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AD
원본보기 아이콘

"물가 선제 대응" vs "인상 영향 확인"

23일 아시아경제가 국내 및 외국계 경제연구소·증권사·은행 등의 경제전문가 14명을 대상으로 지난 18일부터 21일까지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들은 인상과 동결에 각각 7명(50.0%)씩 표를 던졌다.


현재 연 2.75%인 기준금리가 0.25%포인트(25bp) 인상돼 3.00%가 될 것으로 예상한 7명은 공통으로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이 올해 3% 초중반, 내년 2% 중반 이상으로, 지난 5월 한은이 예상한 숫자보다 큰 폭 상향될 것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실물 경제 여건이 큰 폭의 성장률 상향이 이뤄질 정도로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며 "특히 수출 증가율이 꾸준히 예상을 웃돌며 높은 수준을 유지한 데 이어, 내수 지표들 역시 연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점을 봐야 한다"고 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사이클 호조로 인한 10% 후반대 국내총소득(GDI)과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유발할 수 있는 낙수효과까지 고려해, 수요 측 물가 상방 압력을 차단한다는 차원에서 선제적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고 봤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 역시 "2분기 GDP와 GDI 호조세 지속, 7월 소비자물가와 생활물가가 둔화했음에도 이어진 근원물가 상승세 확인, 주가지수 하락에도 탄탄한 반도체 가격, 수출과 경상수지 등 실물지표, 마이너스 통장 잔액 증가 등 기타대출 증가 폭 확대가 8월 인상을 지지하는 요인"이라고 언급했다.


물가 상방 압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금리를 올릴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 후반대 물가 흐름 속 소득 여건 개선이 힘을 받으며 향후 수요 측 물가 상승 압력이 증대될 것"이라며 "8월 연속 인상을 통해 기대인플레이션 안정을 사전에 유도, 향후 대응력을 높일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진욱 씨티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근원물가 상승 모멘텀이 확대되는 가운데 현재 기준금리는 여전히 명목 중립금리 추정치(3.0%)를 밑돌고 있으므로, 올해 하반기에 금리 인상 주기를 앞당겨 실시하는 것이 최적의 정책 대응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통화정책의 불확실성과 금융안정 측면의 가계대출 급증, 수도권 부동산 문제도 이달 인상을 지지하는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주가와 환율 하락은 8월 금리 결정보다는 최종금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재료라고 봤다.


"8월, 연속 인상이냐, 동결이냐" 이례적 '전망 접전', 딱 반으로 갈렸다[금통위poll]① 원본보기 아이콘

반면 8월 동결을 지지하는 7명은 금통위가 7월 금리 인상의 효과를 지켜볼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더 크게 볼 것으로 관측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환율과 주가 하락 등 금융안정 요인이 다소 약화했음을 고려하면 연속 금리 인상을 할 만큼 시급한 상황은 아니라는 판단"이라며 "2분기 성장이 서프라이즈를 보였으나, 가파른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되고 있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7월 인상 효과를 점검할 것"이라고 짚었다. 성장률 전망치는 3.2% 수준으로 상향 조정하겠지만, 한은이 7월 이를 선제적으로 예고한 만큼 시장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준희 NH금융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물가와 부동산의 상방 위험은 여전하지만, 최근 시장금리 상승과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가 내수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볼 것"이라고 짚었다. 문홍철 DB증권 연구원 역시 "물가와 경기, 반도체 초호황 등을 고려한 금리 인상 기조를 지속하되, 속도는 조절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점도표, 종전보다 매파적일 것"

경제전망이 나오는 2·5·8·11월엔 금통위원들의 6개월 후 조건부 금리 전망(K점도표)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5월엔 6개월 후, 즉 올해 마지막 금리 결정이 있는 11월까지 기준금리가 3.00%에 닿아있을 것이라는 데 총 21개 점 중 10개가 찍혔다. 이밖에 2.75%에 7개, 3.25%에 2개, 2.50%에 2개가 찍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8월에 보는 6개월 후(내년 2월까지) 금통위원 전망은 종전보다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일 것이라는 데 대체로 의견을 같이했다. 구체적으로 3.25%에 가장 많은 점이 찍힐 것이란 응답자는 6명(42.9%)이었고, 1명(박석길 JP모건 이코노미스트)은 정확한 숫자 예측은 하지 않았으나 "시장 예상 대비 더 매파적일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상단은 3.50%가 될 것이란 응답자가 5명이었고, 3.75%도 2명 있었다. 하단은 2.75%가 5명, 3.00%가 4명이었다.


응답자들은 중간값뿐 아니라 매파와 신중론자 분포 역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윤 연구원은 "점도표 상 6개월 이내 3.75%까지 인상을 찍는 점이 얼마나 있을지, 3.0% 수준에서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 얼마나 될지 등을 체크해야 한다"고 했다.


"8월, 연속 인상이냐, 동결이냐" 이례적 '전망 접전', 딱 반으로 갈렸다[금통위poll]① 원본보기 아이콘

다음 인상 10월 vs 11월…64.3% "내년 최종금리 3.25%"

이달 금리 전망이 갈리면서 다음 인상 시기를 바라보는 시각도 크게 나뉘었다. 이달 동결을 예상한 응답자는 대부분 다음 금리 결정이 있는 10월 인상을 점쳤고, 이달 인상을 관측한 응답자는 대체로 11월 추가 인상을 전망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유상대 전 부총재 발언 등으로 한은의 백투백 인상 가능성이 유지되고 있으나 7월 금통위 이후 환율, 경제지표를 보면 연속적인 인상에 대한 시급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며 인상효과를 지켜본 후 10월 추가 인상에 나설 것으로 봤다. 한 연구원 역시 "8월에는 7월 인상 효과와 최근 금융시장 변동 영향을 확인한 뒤, 물가와 부동산 압력이 지속될 경우 10월 추가 인상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조 연구원은 "7, 8월 빠른 속도의 2회 인상 이후 최소 한 번의 회의는 금리 동결을 통해 금리 인상 효과와 성장과 물가 등 경제 상황, 금융안정 여건 등을 점검할 것"이라며 11월 추가 인상을 예상했다. 윤 연구원은 "단기간 금리 인상에 따른 가계 깡통 대출 및 자영업자 연체율 상승,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같은 구조조정 업종 부담 등을 고려할 때 (8월에 이은 11월 인상으로) 3.25%가 된 후 속도 조절에 대한 고민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말 기준금리가 3.00%일 것으로 본 응답자는 8명(57.1%)이었다. 현재 금리(2.75%)에서 한 차례만 25bp 올린 수준이다. 이달 동결을 전망한 7명이 모두 10월 추가 인상을 전망한 데 더해, 이달 인상을 전망한 응답자 중 1명(안재균 연구원)이 다음 인상 시기를 내년 1분기(1월 또는 2월)로 잡은 결과다. 이달 인상을 전망한 7명 중 6명(42.9%)은 올해 말 금리 수준이 3.25%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10월 또는 11월 추가 인상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기 때문이다. 내년 말 최종금리에 대해서는 3.25%를 전망한 응답자가 9명(64.3%)으로 가장 많았다. 3.50%도 4명에 달했다. 3.75%를 전망한 응답자도 1명 있었다.



"8월, 연속 인상이냐, 동결이냐" 이례적 '전망 접전', 딱 반으로 갈렸다[금통위poll]① 원본보기 아이콘

美 정책금리, "올해 동결" 다수…내년 인상 vs 인하 갈렸다

신현송 한은 총재가 눈여겨보는 한미 금리차 축소 여부 등의 핵심 변수인 미국 정책금리 향방에 대해서는 응답자 중 8명(57.1%)이 현재 수준인 상단 기준 3.75%를 유지할 것으로 봤다. 백 연구원은 "미국의 디스인플레이션 기조가 추가로 훼손되더라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상이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칠 부담을 고려해 긴축 전환에는 좀 더 신중할 수 있다고 본다"며 상당 기간 동결을 관측했다.


25bp 올려 상단 기준 4.00%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2명 있었다. 한 연구원은 "최근 고용·소비지표 약화로 추가 긴축에 대한 정책적 부담이 커진 상황"이라면서도 "다만 전쟁 장기화와 고유가로 물가 상방 위험이 지속될 경우 연말 추가 인상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AD

내년 말 전망은 갈렸다. 현재 수준(3.75%)을 기준으로 한 차례 올린 4.00%일 것이라는 응답이 3명이었고, 또 다른 3명은 반대로 한 차례 내려 3.50%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통화정책 강도를 최대한 길게 유지하면서 물가 둔화를 유도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볼 것"이라며 내년 하반기 한 차례 인하를 점쳤다.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과 3.25%까지 내릴 것이라는 예상은 각각 2명이었다. 윤 연구원은 "고용과 소비 위축에 따른 미국 경제 외형보다는 질적인 문제가 누적돼 올해 하반기 지표 둔화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며 "고금리 장기화와 인공지능(AI) 투자발 자금 조달 부담으로 내년 상반기께 통화정책 완화의 필요성이 생길 것"이라고 짚었다.


설문에 참여한 전문가(가나다 순)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 김진욱 씨티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 문홍철 DB증권 연구원, 박상현 iM증권 연구원, 박석길 JP모건 이코노미스트,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 한준희 NH금융연구소 책임연구원, 허문종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센터장.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