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세 이하, 7000만원 이하 소득
생애최초 주택 구입 청년 대상
일반 보금자리론보다 2%P 낮은금리
월세 내듯 원리금 갚으며 자가마련
청년들, 아파트 선호 커 현실과 괴리

정부가 청년층의 주거 사다리를 복원하기 위해 '청년미래 보금자리론'과 지분적립형·수익공유형 공공분양을 대안으로 꺼냈다. 치솟는 집값과 불안한 임대차 시장 속에서 월세로 사라지는 주거비를 자산 형성으로 전환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정작 시장과 청년층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아파트 선호 현상이 뚜렷한 상황에서 현실과 떨어진 대출 조건과 비아파트 특유의 환금성 리스크 등이 걸림돌로 지적된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빌라촌. 윤동주 기자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빌라촌. 윤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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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수준 원리금…4억 이하 '비아파트' 대안

2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정부가 출시를 예고한 '청년미래 보금자리론'은 1인 가구나 사회초년생 등 청년층의 자가 마련을 돕는 정책 모기지 상품이다. 매매가 4억원 이하의 비아파트를 대상으로 우선 출시되며, 하반기 내 오피스텔까지 지원 범위를 넓히기 위한 주택금융공사법 개정이 추진된다. 연 7000만원 이하의 소득이 있는 만 39세 이하의 생애최초 주택구입 청년이 대상이며,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최대 80%까지 가능하다.

[실전재테크]"서울 '4억 이하' 빌라 비현실적…집값 떨어지면 발목 잡힐라" 원본보기 아이콘

가장 큰 인센티브는 금리와 상환 부담 경감이다. 일반 보금자리론보다 약 2%포인트 낮은 연 3%대 초반의 금리가 잠정 검토되고 있으며, 생애최초 LTV 우대 혜택도 유지된다. 예를 들어 2억원을 30년 만기로 대출받고 금리 연 3%를 적용할 경우 월 원리금 상환액은 약 85만원 수준이다. 이는 서울 비아파트 평균 월세 약 80만원과 유사해 월세를 내느니 원리금을 갚으며 내 집을 마련하자는 취지다. 금융위에 따르면 월세 거주 청년 가구의 임차주택 유형 비중은 아파트가 28.3%, 비아파트가 71.7%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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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97% '아파트' 구입…"현실성 떨어져"

하지만 정책의 실효성을 두고는 회의론이 적지 않다. 청년층의 실제 주거 수요 및 아파트 선호 경향과 괴리가 크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1일부터 지난 19일까지 거래된 서울 전용 85㎡ 이하 다세대·연립주택의 평균 매매가격은 4억943만원이었다. 특히 주거 선호도가 높은 전용 60㎡ 초과~85㎡ 이하 빌라의 평균 가격은 5억4201만원에 달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정부의 고민 흔적은 보이지만 대출 대상인 '4억원 이하' 상한선이 너무 낮다"며 "서울 내에서 4억원 이하 빌라는 찾기 어려울뿐더러, 찾아내더라도 상품성과 입지가 크게 떨어지는 물건이 대다수다. 실효성을 높이려면 최소 6억원 수준으로 문턱을 낮춰야 한다"고 짚었다.

정책모기지를 이용하는 청년들의 '아파트 쏠림'은 절대적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만 39세 이하 청년층에게 공급된 보금자리론 12조원 중 97%(11조6000억원)가 아파트 매입에 쓰였다. 국토연구원이 지난 3월 발간한 '비아파트 소유 기피 현상과 주거정책 과제: 청년 주거 안정을 중심으로' 보고서를 보면, 생애최초 주택 구매 시 선호 유형을 묻는 조사에서 아파트를 꼽은 응답자가 79.7%였다.


비아파트 매입 시 우려되는 자산가치 하락과 환금성 저하도 부담이다. 징검다리로 사둔 빌라가 팔리지 않거나 집값이 내려가면 정작 아파트 청약이나 상급지 이동 시 발목을 잡힐 수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러한 우려에 대해 "그럴 수도 있다. 그런 부분까지 충분히 고려해 본인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도 "청년미래 보금자리론이 아파트 대신 비아파트 매입을 강요하는 정책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선택지 확대는 긍정적…꼼꼼한 입지 분석 필수"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정책이 청년층의 주거 선택지를 넓혀준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비아파트 매수 시 세밀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9억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자본이 부족한 청년이 곧바로 아파트를 사기란 불가능에 가깝다"며 "불안한 임대차 시장에서 초저금리로 비아파트에 거주하다가 추후 생애최초 보금자리론 등을 활용해 아파트로 갈아타는 '주거 사다리' 선택지를 열어준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팔고 싶을 때 팔 수 없는 환금성 리스크를 피하려면 재개발 등 정비사업 가능성이 있거나, 역세권 신축 등 회전율이 높은 매물 위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비아파트의 깜깜이 시세와 보증금 사고 위험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엄정숙 법도 종합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비아파트는 객관적인 시세 파악이 어려워 매매가가 부풀려지는 경우가 빈번하다"며 "시세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가격으로 사면 향후 매도 시 큰 손실을 볼 수 있으므로 인근 유사 거래 사례를 다각도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분적립·수익공유형 공공분양도 공급…"답답함 여전" 목소리도

한편 정부는 자산 축적이 부족한 20·30세대를 위해 공공분양 물량의 약 15%를 지분적립형이나 수익공유형으로 공급하겠다는 방침이다. 초기 자금이 적더라도 20~30년에 걸쳐 지분을 쌓아가거나, 일정 기간 후 수익을 대출 평균잔액에 따라 기금과 수분양자가 공유하는 모델이다. 자산요건, 공급물량 등 구체적인 시행방안은 오는 10월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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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자본 부담을 줄여준다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장기간에 걸친 공동소유 관계 유지와 재산권 행사의 제약 등 복잡한 절차에 대한 우려도 공존한다. 김제경 소장은 "초기 자금이 부족한 청년들에게 일부 도움은 되겠지만, 결국 청년층이 시장에서 진정으로 원하는 공급책이 아닌 '우회로'만 지속해서 제시되고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고 지적했다.


심성아 기자 hea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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