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요즘 이걸 왜 사먹지?"…출근길에 막 집어가네, '얼죽아' 아닌 '쪄죽고' [지금사는방식]
편의점 군고구마 판매량 67% 폭증
헬시플레저 열풍…폭염에도 판매 늘어
샐러드·닭가슴살 등 건강식품 판매 증가
단백질 음료도 최대 매출 상품군으로
"날씨는 한여름인데, 군고구마를 찾는 손님이 늘었어요."
서울 중구의 한 편의점 점주는 최근 매장 매대를 지켜보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체감온도가 35도를 웃도는 폭염 속에서 뜨거운 군고구마가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어서다.
건강을 챙기면서도 맛과 즐거움을 놓치지 않으려는 '헬시 플레저'가 확산하면서 시원한 음료나 아이스크림이 독식하던 여름 편의점 진열대가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 이에 편의점을 지탱하던 매출 공식과 상품 지형도 새롭게 쓰이는 모습이다.
군고구마, 겨울 간식에서 사계절 간편식으로
21일 CU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군고구마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67.4% 증가했다. 폭염이 이어졌던 7월 말부터 8월 초에도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63.9% 늘었다.
소비되는 장소와 시간대도 눈에 띈다. CU의 지난 6월 군고구마 매출 상위 10개 점포 가운데 5곳은 지하철역 점포였다. 판매량이 가장 많았던 한 점포에서는 하루 평균 약 470개가 팔렸다. GS25에서도 오피스 상권이나 지하철역 인근 점포에서 출근 시간대 판매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GS25의 시간대별 판매 비중을 보면 오후 5시부터 8시까지가 20.4%로 가장 높았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가 15.4%, 오전 6시부터 9시가 11.9%로 뒤를 이었다.
군고구마를 겨울철 간식으로만 찾는 것이 아니라 출근길 아침 식사나 점심과 저녁 사이 간식, 퇴근길 식사 대용 등 다양한 상황에서 소비하고 있는 셈이다. 건강과 편의성을 함께 챙기려는 소비가 계절적 경계마저 허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단백질 음료 뜨고 담배 줄고…달라지는 편의점 소비
건강을 고려한 소비가 늘면서 편의점의 음료와 가공식품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GS25에서는 올 상반기 단백질 음료 매출이 가공유 카테고리에서 바나나우유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샐러드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5%, 닭가슴살은 20.3% 증가했다.
반면 편의점 매출에서 담배가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줄고 있다. CU의 담배 매출 비중은 2020년 40.8%에서 올 2분기 35.9%까지 낮아졌다. 담배 비중이 줄어든 자리는 식품과 가공식품 등이 채우고 있다.
소비 변화에 맞춰 편의점들도 관련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 CU는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취급 점포를 8000개 이상으로 확대하고 제약사와 협업한 건강 관련 상품도 늘리는 '헬스케어 2.0'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GS25는 단백질 함량을 기존보다 2배 높인 15~17g 수준의 참치계란·치즈돈가스 김밥 등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단백질 음료 취급 품목도 50여 종으로 확대했다. 세븐일레븐 역시 건강 간편식 브랜드 '밸런스푼'을 선보이며 단백질과 식이섬유 등을 보강한 롤 샌드위치와 샐러드 등을 판매하고 있다.
편의점에서도 커지는 '건강 소비'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을 일시적인 유행이 아닌, 편의점이라는 공간의 기능적 재정립으로 진단한다. 비만 치료제의 대중화와 고물가 속에서 깐깐해진 건강 관리 트렌드가 편의점 이용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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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은 이제 편의점에서 간편식만이 아니라 가성비와 영양 성분을 함께 고려한 건강식을 찾는다"며 "헬시 플레저 흐름이 앞으로 편의점 상품 기획과 매장 구성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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