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국세 20.79% 연동방식 폐지

고등·평생교육 "환영" vs 초·중등 "공교육 재정기반 흔든다"
내년 교부금 추정치 78.9조원
경상성장률·학령인구 변화 반영
초·중등 쏠림 해소 위해 기금 신설
영유아·고등·평생교육 투자 확대

354개 단체 기자회견 열고
"연동률 20.79% 유지" 요구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의 핵심은 '재정 운용의 유연성'과 '교육 투자 불균형 해소'에 있다. 학령인구 변화를 재정 산정에 반영하되 기존의 교부금 규모가 전년보다 줄지 않도록 하고, 초·중등에 집중됐던 교육재정을 영유아·고등·평생교육으로 넓혀 전 생애에 걸친 교육 투자 균형을 맞추겠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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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편안은 당장 내년도 교육재정부터 반영된다. 전년도 교부금을 기준으로 최근 3년간 연평균 경상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율(35%)을 반영하는 새 산식에 따라 내년도 교육교부금은 78조9000억원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 추가경정예산 기준 교부금(76조4000억원)보다는 3.3% 증가하는 규모다.

초중등 교육계에서는 3%대 증가는 고정비인 임금 상승률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정부는 본예산 기준으로는 7조원 이상 증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본예산 기준 교부금을 기준(71조7000억원)으로 했을 때 내년도 교부금은 10.0%가량 늘어나는 셈이다.


정부는 내국세의 20.79%를 초·중등 교육재정으로 자동 배분했던 연동제를 폐지해도 초·중등 교육재정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새 산식에 따른 교부금이 직전 연도보다 줄어들 경우 감소분을 보전하는 안전장치를 법에 명시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향후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교부금이 전년 대비 감소하는 경우 그 차액을 보전해 총액이 줄어들지 않도록 한다'는 내용을 담을 방침이다. 뿐만 아니라, 새 산식에서는 한 해의 세수 대신 최근 3년간 경상성장률을 적용하기 때문에 교부금이 세수 등락으로 크게 출렁이지 않고 완만하게 증가하는 구조로 바뀌게 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이번 교부금 개편의 또다른 효과는 초·중등에 자동 배분되던 세수 증가분을 다른 교육 단계에도 투자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현행 제도에서는 내국세의 20.79%를 교부금으로 자동 배분하는 구조라, 교육재정이 초·중등교육에만 쏠려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정부는 학령인구가 2010년 880만명에서 2025년 591만명으로 32.8%(288만명) 줄었지만, 교부금은 세수 증가에 따라 기계적으로 증가했다면서 교육 단계별 투자 불균형이 심화됐다고 보고 있다. 일례로 우리나라 초·중등교육 투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166%인 반면 고등교육은 69%에 그친다.


이에 따라 정부는 교부금 개편과 함께 '미래대응기금'을 신설, 기금 내 '교육·인재계정'을 설치해 영유아 및 고등·평생교육 등에 투자하기로 했다. 재원은 교부금 개편에 따른 차액이며, 다른 계정으로는 전출할 수 없도록 법률에 명시한다. 이를 통해 생애 전 단계에 걸친 교육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재정난을 겪어온 대학은 투자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나온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2026년 하계 대학총장세미나를 앞두고 지난 6월 2일부터 7월 10일까지 전국 144개 대학 총장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총장들의 주요 관심사 1위는 '재정 지원 사업(79.9%)'이었다. 특히, 인공지능 전환(AX)을 위한 투자확대가 필요하지만 절반(55.5%)은 재원 부족 등으로 추진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장의 89.4%는 "정부 지원이 상당 부분 이상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기정 대교협 회장은 "고등교육 재정은 국가 경쟁력을 위한 전략적인 투자인 만큼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의 정부 전입금 확대 등 안정적·구조적 재원을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23년 서울 종로구민회관에서 열린 평생교육시설 진형중학교 졸업식에 졸업생들이 박수 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지난 2023년 서울 종로구민회관에서 열린 평생교육시설 진형중학교 졸업식에 졸업생들이 박수 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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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교육에 대한 투자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산하 국가평생교육진흥원에 따르면 학점은행제·독학학위제로 학위를 취득하는 규모는 2019년 5만5921명에서 지난해 8만2702명으로 크게 늘었다. 학령인구는 감소하고 있지만, 평생교육 학습자는 늘고 있다는 게 국평원 분석이다. 그러나 예산은 지속 감소해 올해는 500억원으로 3년 전 1300억원에서 3분의1 수준까지 감소했다.


김월용 국가평생교육진흥원장은 "내국세의 20.79%가 초중등 교부금으로 배분되는 동안 평생교육에는 1%도 활용되지 않았다"면서 "평생교육의 중요성이 커지는 데에 반해 국가적 투자와 지원은 충분치 않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학교 졸업 이후 국민이 어떻게 배우고 성장하는지도 중요한 시대 과제"라며 "정부에 미래대응기금에 평생교육 재원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해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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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초·중등 교육계에서는 교부금 총액이 전년보다 줄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교육재정의 안정성을 보장할 수는 없다고 반박한다. 정부가 마련한 보전 장치는 직전 연도의 교부금 총액보다 감소하는 것을 막는 장치일 뿐, 현행 내국세 20.79% 연동제를 유지했을 때 확보할 수 있었던 재정 증가분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더욱이 교부금 개편으로 조정되는 재원이 미래대응기금을 통해 다시 초·중등 교육에 투입될 가능성도 제한적이다. 기획예산처는 전날 사전브리핑에서 "미래대응기금의 교육·인재계정은 영유아·고등·평생교육 등에 중점 투자한다"며 "초·중등 교육은 기본적으로 교육청의 지방교육 사무이기 때문에 교부금으로 충당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국가 정책적으로 시급하거나 대규모 재정지원이 필요한 초·중등 사업에 대해서는 기금을 활용할 수 있도록 예외를 두기로 했지만, 별도의 최소 지원 비율이나 의무 규정은 마련하지 않았다.


특히 학생 수 감소가 곧바로 교육비 감소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라는 게 교육계 주장이다. 정부는 교부금 지출의 약 60%를 차지하는 교직원 인건비를 고려해 학령인구 변화율의 35%만 산식에 반영했지만, 이외에도 학생 수와 비례해 감소하지 않는 비용이 적지 않다. 농산어촌 소규모 학교는 학생이 줄더라도 교육 접근권을 보장하기 위해 학교 자체를 유지해야 하는 반면, 신도시에서는 과밀학급 해소와 학교 신설을 위한 재정 수요가 여전히 크다.


이날 354개 단체가 참여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대응 긴급행동'은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부금 개편 중단을 요구했다. 이들은 "교육계와 국민에게 충분한 설명과 검증의 기회를 제공하기보다 정부 내부 논의만으로 제도를 사실상 확정한 뒤 통보하려는 것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면서 ▲내국세 연동률 20.79% 유지 ▲교육현장과 교육주체가 참여하는 공식 공론화 기구 구성 ▲정부 주도의 일방적·밀실 합의 중단 ▲충분한 사회적 논의 없는 개편안의 국무회의 상정 및 입법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도 이날 공동 입장문을 내고 "미래교육과 학교 현장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현행 내국세 연동률 20.79%를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의회는 "학령인구가 감소하더라도 교직원 인건비와 학교 운영비, 시설 안전·관리비 등 기본적인 교육재정 수요가 같은 비율로 감소하는 것은 아니며 AI·디지털 교육, 학생 맞춤형 교육, 기초학력 보장, 돌봄과 안전, 교육격차 해소 등 새로운 미래교육 수요는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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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개편 효과로 제시한 '교부금 총액과 학생 1인당 교부금의 지속 증가'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박했다. 교부금이 전년 수준에 머물 경우 물가와 인건비 등 각종 비용 상승으로 실질적인 재정 여력은 축소될 수 있으며, 학생 1인당 교부금 역시 학령인구 감소만으로 산술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교부금 제도 개편으로 마련되는 재원을 미래대응기금 내 교육·인재계정에 투입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유·초·중등교육을 위해 안정적으로 확보되어 온 지방교육재정을 줄여 마련한 재원인 만큼, 유·초·중등교육의 안정적인 재정수요가 우선적으로 보장돼야 한다"고 했다. 협의회는 향후 16개 시도교육청과 공동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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