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무 14개월 아닌 22개월 기록이 발단
한기호, '탈영했다면 아들' 발언에 맞불
병적기록 공개 여부도 쟁점
한기호 국민의힘 국회의원과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안 장관의 과거 방위병 복무 당시 군무이탈 의혹을 놓고 정면충돌했다. 안 장관이 "탈영했다면 한기호 의원의 아들"이라며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자 한 의원은 "졸지에 장관 아들을 입양하게 생겼다"고 맞받아쳤다. 말싸움으로까지 번진 이번 공방의 핵심에는 약 40년 전 작성된 안 장관의 병적기록이 있다.
21일 한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추호도 입양할 마음이 없는데 굳이 입양하겠다고 하니 받아들여야겠다"며 안 장관의 전날 발언을 꼬집었다. 앞서 안 장관은 20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이 군무이탈 의혹과 관련해 병적기록표 공개를 요구하자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 완전히 사실과 다른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만약 제가 탈영한 사실이 있다면 한기호 의원의 아들"이라며 결백을 강조했다. 병적기록표에 '구금 30일'이라는 내용이 있는지를 묻는 말에는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안 장관은 공직에서 물러난 뒤 법적·행정적 절차를 통해 관련 문제를 바로잡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에 한 의원은 당시 방위병 제도를 거론하며 재차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당시 방위병은 '탈영'이라는 표현이 없었고, 출근하지 않는 경우 공식적으로 '분실'이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병적 카드에 '구금 30일'은 왜 기록돼 있나. '분실' 때문이 아닌가"라며 안 장관의 병적기록에 적힌 소집해제 시점을 놓고도 해명을 요구했다.
논란의 출발점은 안 장관의 방위병 복무기간이다. 안 장관은 1983년 11월 육군 방위병으로 입대했다. 당시 통상 복무기간은 14개월이었지만 병적기록에는 1985년 8월까지 모두 22개월을 복무한 것으로 남아 있다. 지난해 7월 인사청문회에서 한 의원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은 통상 복무기간보다 8개월가량 길고 일부 기간이 대학 복학 시점과 겹친다는 점을 들어 군무이탈이나 영창 입소 가능성을 제기했다.
다만, 안 장관 측 설명은 전혀 다르다. 안 장관은 정상적인 14개월 복무를 마친 뒤 대학에 복학했지만, 복무 당시 군 관계기관의 조사를 받은 기간이 복무 일수에 반영되지 않아 추가 복무 통보를 받았고, 방학이던 1985년 8월 이를 이행하면서 마지막 복무 시점이 최종 소집해제일로 기록됐다고 설명해왔다. 조사받은 이유에 대해서는 복무 당시 안 장관의 모친이 부대 현역병들에게 2~3주가량 무료로 점심을 제공했던 일과 관련됐다고 밝혔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오른쪽)과 주원장 국민소통단장이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45 전략수립위원회'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조용준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국방부도 안 장관의 군무이탈 의혹은 "명백한 허위"라는 입장이다. 국방부는 지난달 안 장관이 며칠간 조사를 받은 사실은 있지만, 구금이나 징계 등 별도의 처분을 받은 적은 없으며, 복무기간이 비정상적으로 길게 나타난 것은 병적 행정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안 장관이 실제 추가 근무한 기간은 약 30일이다. 다만 조사 기간보다 추가 복무기간이 길어진 이유에 대해서는 안 장관 본인도 알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안 장관 측은 장관 재임 중 병적기록 정정을 신청할 경우 또 다른 논란이 생길 수 있다며 퇴임 이후 정정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의혹을 제기한 측에서는 병적기록에 다른 내용이 담겨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영수 국방권익연구소장은 안 장관이 1984년 방위병 복무 당시 약 7개월간 군무를 이탈한 뒤 헌병대에 체포돼 30일간 구금됐고, 이후 군무이탈 기간 등을 포함해 추가 복무했다고 주장하며 지난 6월 안 장관을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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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경찰서는 지난달 16일 김 소장을 불러 고발인 조사를 진행하는 등 관련 사실관계를 들여다보고 있다. 현재까지 수사를 통해 안 장관의 군무이탈 여부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국민의힘 측은 안 장관이 병적기록표와 당시 인사명령 등 자료를 직접 공개하면 논란을 끝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안 장관과 국방부는 잘못 작성된 기록을 그대로 공개하면 오히려 사실관계에 대한 오해를 키울 수 있다며 공개에 부정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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