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퇴직연금 등 은퇴 자금 마련을 위한 투자가 활성화되면서 생애주기 맞춤형 자산배분 펀드인 타깃데이트펀드(TDF)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성공적인 TDF 선택을 위해서는 은퇴시점과 자산배분 비중을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2026년 2분기 말 국내 퇴직연금 적립금은 554조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0.5% 증가했다. 원리금보장형 상품 비중이 높은 확정급여형(DB) 대비 상장지수펀드(ETF) 등 펀드 투자 비중이 높은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 퇴직연금(IRP) 적립금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퇴직연금 중 원리금 비보장형 자금 비중도 지난해 말 25%에서 2분기 말 기준 36%로 늘었으며 사업자 중에서도 증권사 중심으로 적립금이 늘어나는 추세다.
DC, IRP 등 원리금비보장형 상품 투자 비중이 높은 퇴직연금 계좌에서 ETF와 더불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상품은 TDF다. TDF는 생애주기에 따라 펀드 내 자산배분을 알아서 해주는 상품으로 미국에서 퇴직연금디폴트옵션 도입 이후 급격히 성장했다.
2026년 7월 말 기준 TDF 중심의 라이프사이클 유형 펀드는 순자산총액이 34조5000억원에달하며 지속적으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23년 7월부터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DC 및 IRP 계좌에서 운용을 지시하지 않은 경우 사전에 정해진 포트폴리오로 운용되는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디폴트옵션) 제도가 적용되기 시작했다"면서 "주요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포트폴리오에는 TDF가 포함돼 있는 만큼 TDF의 인기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시장에 많은 TDF가 출시돼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선택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동일 운용사 내에서도 다른 전략으로 운용하는 복수의 TDF 상품을 출시한 경우도 많다. 자산배분 펀드의 특성상 투자자별 여건과 환경에 따라 적합한 상품이 달라질 수 있다.
NH투자증권은 TDF 선택시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기준으로 은퇴시점을 의미하는 빈티지와 자산배분 비중을 꼽았다. 하 연구원은 "투자자별 재무 상황과 은퇴까지 남은 기간에 따라 주식 비중을 고려해 TDF를 선택해야 한다"면서 "국내 주요 TDF의 빈티지별 위험자산 비중은 2030의 경우 약 52%, 2060 이상은 77% 수준이다. 이미 은퇴 시점이 도래한 2025 빈티지의 경우 약 35% 수준으로,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춘 보수적인 투자자라면 2025 빈티지를, 밸런스를 추구하는 투자자라면 2030, 은퇴 시점까지 시간이 많이 남은 연령대에서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공격적인 투자자라면 2040 이상의 빈티지를 선택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동일한 빈티지라 하더라도 상품마다 자산배분 전략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빈티지 외에 실제 주식 비중을 파악해 투자해야 한다. 하 연구원은 "운용사별로 생애주기에 따른 TDF의 자산배분 경로를 의미하는 글라이드 패스(Glide Path)가 다른 관계로 은퇴 시점의 위험자산 비중도 다르다. 은퇴 시점 이후 위험자산 비중을 유지하는 운용사도, 단계적으로 낮추는 운용사도 있다"면서 "글라이드 패스 기준으로 2025 빈티지의 경우 신한마음편한적격TDF의 위험자산 비중은 18%인데 여타 TDF는 30~40%로 비교적 높다. 2030 빈티지의 위험자산 비중도 36~52%로 차이가 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운용 전략 측면에서는 ETF 등 패시브 펀드 중심으로 자산배분을 구현하는 TDF와 액티브펀드를 활용해 적극적인 초과수익을 추구하는 TDF로 나눌 수 있다. 하 연구원은 "2050 이상의 일부 초장기빈티지를 제외한다면 패시브 중심 TDF의 비용 절감에 따른 장기 투자 효용이 크다는 판단"이라며 "더불어 환율 전략의 경우 전반적인 안정성 제고 측면에서 환 오픈형이나 시장 환경에 따라 펀드 내에서 환 헤지 비율을 조절하는 상품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2025 빈티지의 TDF는 안정성이 핵심이다. NH-Amundi하나로적격TDF2025, 신한마음편한TDF2025, 한화LIFEPLUS적격TDF2025 등은 변동성이 낮은 편이다. 수익과 안정성을 균형있게 추구해야 하는 2030 빈티지의 TDF 중에서는 마이다스기본적격TDF2030, 한화LIFEPLUS적격TDF2030, 신한마음편한적격TDF2030, 한국투자적격TDF알아서ETF포커스2030이 샤프비율(위험 대비 수익률을 나타내는 지표)이 높았다.
2040, 2050 등 위험자산 비중이 높고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추구해야 할 빈티지에서는 수익률에 좀 더 초점을 맞추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 연구원은 "해당 빈티지에서는 KB다이나믹적격TDF와 한화LIFEPLUS적격TDF, 신한마음편한적격TDF 등의 최근 3년 수익률이 우수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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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를 활용한 투자도 가능하다. 상장 ETF 중에서도 TDF가 존재하며 이들은 주로 ETF를 활용해 자산배분을 구현한다. 2045, 2050 빈티지의 ETF가 상대적으로 큰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포트폴리오 측면에서는 TIGER TDF2045 적격이 S&P500과 전 세계 주식 위주의 패시브 투자를 구현하는 반면 KODEX TDF2050액티브 적격과 RISE TDF2050액티브 적격은 반도체, 로봇 등 테마 ETF를 편입하는 등 액티브 투자를 구현하고 있다. TIGER TDF2045적격의 경우 S&P500 구성종목에 직접 투자하며 주식 비중이 약 80%로 가장 높다. 하 연구원은 "이들 TDF ETF는 동일한 빈티지의 기존 TDF 펀드와 비교해도 성과가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면서 "이에 ETF의 장점인 포트폴리오의 높은 투명성과 낮은 비용에 초점을 맞춘 투자자라면 TDF ETF에 투자하는 것도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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