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수 모르게 세계유산 옆 개발허가한 서천군 행정 논란
갯벌 바로옆 송림에 건축·산지전용·나무 벌채 허가
충남 서천군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서천갯벌 인접지역에 산지전용과 건축을 허가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민원 발생 가능성이 높은 사안인데도 취임 한 달된 유승광 군수에게 사전보고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군정 장악력과 내부 보고체계가 도마 위에 올랐다.
21일 아시아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서천군은 지난달 28일 장항읍 송림리 731-15번지 외 1필지 자연녹지지역 임야 1539㎡에 연면적 90㎡ 규모의 제2종 근린생활시설(사무소) 건축을 지난 7월 28일 허가했다.
또 개발행위 과정에서 소나무와 기타 활엽수 등 모두 162그루를 벌채하는 것도 허가했다.
그러나 해당 인허가는 유 군수에게 사전보고되지 않은 채 담당 부서장 전결로 처리된 것으로 확인됐다.
군은 민원 발생 우려가 있는 사안을 사전보고한 뒤에도 실제 민원이 발생하지 않거나, 민원 우려가 없다고 판단한 사안에서 민원이 제기된 사례가 있었다는 이유로 이번 건을 보고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해당 부지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이자 습지보호지역인 서천갯벌과 불과 10m 안팎으로 인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적으로 민감한 지역에서 산림 훼손과 건축행위가 이뤄지는 만큼 민원과 논란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군이 산지전용과 개발행위, 건축허가를 각각 어떤 기준으로 검토했는지와 세계유산 및 습지보호지역에 미칠 영향을 충분히 살폈는지를 놓고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군은 허가기준을 검토한 결과 산지전용을 제한하거나 허가를 거부할 만한 저촉사항이 확인되지 않아 허가요건을 충족했다고 판단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환경적·사회적 파장이 예상되는 개발행위를 실무선에서 처리하고 군정 최고책임자인 군수에게 보고조차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내부 보고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민선 9기 출범 한 달여 만에 공무원들이 유 군수를 사실상 '패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서천지역 시민단체는 허가 과정에 위법하거나 부정한 절차가 있었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지난 13일 국민신문고에 진정을 제기했다.
김용빈 서천사랑시민모임 대표는 "서천군이 이번 인허가 사안의 엄중함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군이 조직적으로 위법하거나 부정한 방법으로 허가한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신문고를 통해 공사 중지와 산지전용허가 재검토, 훼손지역 원상복구 등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서천군 관계자는 "민원이 발생할 사안이라고 판단하지 않았다"며 "산지전용과 개발행위, 문화유산, 해양환경 등에 대한 검토를 거쳐 총괄부서에서 최종 처리했다"고 해명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韓, 세계에서 가장 미친 주식시장"…3배 뛰고 40%...
이어 "인근에 습지보호지역과 갯벌 세계유산지역이 있지만 이를 이유로 산지전용을 제한하면 사유재산권 행사 제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며 "이번 허가와 관련해 유 군수에게 사전보고는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