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미 연합훈련 축소 지시
日·필리핀 협력 등 자강 움직임
美 역내 영향력 약화 中·러 호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 연합훈련 축소 지시를 계기로 미국의 안보 공약에 대한 아시아 동맹국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미국 의존도를 줄이려는 자강(自强) 움직임이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한미 동맹의 균열을 바라보는 중국과 러시아의 반색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19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아시아 각국 외교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대하는 방식이 한국뿐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 전반에서 미국에 대한 신뢰를 흔들고 있다고 짚었다. 한 아시아 외교관은 "앞으로 자립에 다시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미국의 '안보 우산'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체 방위에 더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일본과 필리핀은 공동 군사훈련을 위한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는 중이다. 인도와 베트남도 무기 공동생산에 나섰다. 중국과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극초음속 미사일 위협이 커지면서 방공·미사일 방어 체계와 군사시설 방호 능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확산하고 있다. 미국의 확장억제에 대한 신뢰가 약해지면 한국·일본에서 자체 핵무장론이 힘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국방부 부차관보를 지낸 이언 브레진스키는 "이번 조치는 한국뿐 아니라 인도·태평양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며 "역내 국가들도 자신들과 미국의 관계도 한국처럼 불안정해질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군사적 여력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이라는 점도 불안 요인 중 하나다. 일본 요코스카를 모항으로 하는 미 핵추진 항공모함 'USS 조지 워싱턴함'은 이날 중동에 도착했다.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은 기존 비축량의 약 65%, 사드(THAAD) 요격미사일은 약 38%가 사용된 것으로 추산됐다. AP통신은 이를 두고 "중국이 더욱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시점에 아시아에는 미국 항모전단이 하나도 남지 않게 됐다"고 짚었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에는 한미 간 이상 기류가 호재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러시아 외무부는 20일 한미 연합훈련이 당초 계획보다 일찍 종료하는 것에 대해 "환영한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그동안 한미 연합훈련이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감을 높인다고 주장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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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도 미국과 한국·일본의 동맹 관계가 느슨해지는 상황을 반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주중 미국대사를 지낸 니컬러스 번스는 폴리티코에 "중국 지도부는 오랫동안 미국과 역내 가장 중요한 두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 사이를 갈라놓을 기회를 찾아왔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지도부 비판은 중국에 워싱턴(미국)과 서울(한국) 사이의 틈을 더 벌릴 기회를 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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