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선거 해, 4년 주기 중 주식 가장 부진
50일 기점 불확실성 줄며 연말까지 회복 패턴

미국 중간선거(11월 3일)가 두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하원 435석 전부와 상원 35석이 걸려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증시는 4년 정치 주기 가운데 성적이 가장 나쁜 구간을 지나는 중이다. 1945년 이후를 4년 주기로 나눠 보면 중간선거가 있는 해의 S&P500 수익률은 평균 0.6%로, 대선 해(1.6%)나 대선 다음 해(2.0%), 중간선거 다음 해(3.6%)에 못 미쳤다. 변동성은 반대로 가장 높은 축에 속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이런 부진을 "불확실성에 대한 할인"으로 해석했다. 선거 결과를 모르는 상태에서 투자자들이 주식을 평소보다 싸게만 사려 하기 때문에 가격이 눌린다는 뜻이다. 유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미 중간선거 전 50일경부터 위험자산의 변동성이 완화되는 패턴"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중간선거 해가 유독 부진…결과를 모른다는 것 자체가 비용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로이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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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을 좁혀 보면 패턴이 더 선명하다. 1946년 이후 스무 차례 중간선거를 겹쳐 놓으면, S&P500은 선거를 앞둔 6개월 내내 마이너스권에 머물다가 선거일을 지나면서 오르기 시작했다. 상승세는 연말까지 이어졌다. 나스닥도 비슷한 모양이다.

같은 구간의 공포지수(VIX·주가 급락 위험에 대비한 옵션 가격에서 뽑아낸 변동성 지표)를 보면 선거 100~75일 전 구간에서 평소보다 높아졌다가 50일 전부터 내려간다. 시장이 결과를 몰라서 붙여 뒀던 위험 프리미엄이 선거일이 다가오며 걷히는 것이다. 여론조사와 베팅 시장의 예측이 수렴하면서 투자자들이 결과를 미리 반영하기 시작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지금 하원은 공화당이 과반인 218석, 민주당이 213석을 갖고 있다. 상원은 공화당 53석 대 민주당 47석이고, 이번에 뽑는 35석 중 22석이 공화당 자리다.

유권자들의 불만은 물가와 경제에 몰려 있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 조사에서 등록 유권자의 53%가 "트럼프 집권 이후 재정 상황이 나빠졌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주요 조사에서 38~40% 수준이다. 특히 무당층 지지율이 40%를 밑도는 상태는 한 정당이 물결처럼 의석을 쓸어 가는 '웨이브 선거'의 신호로 읽히기도 한다.


美 중간선거 D-75…증시는 '50일 전후'부터 편해졌다 [주末머니] 원본보기 아이콘

베팅 시장의 계산은 조금 다르다. 폴리마켓에서 민주당의 하원 장악 확률은 약 87%지만, 상원은 52%로 동전 던지기에 가깝다. 상원 다수당을 뒤집으려면 4석을 더 가져와야 하는데, 조지아·미시간을 지키면서 노스캐롤라이나·메인 같은 격전지까지 이겨야 한다.


삼성증권이 베팅 확률을 조합해 정리한 시나리오는 민주당 양원 승리 45.2%, 분점(공화 상원+민주 하원) 43.5%, 공화당 양원 승리 6.0%다. 공화당이 양원을 모두 지키기는 어려운 가운데 상원의 향방이 갈림길이라는 얘기다.

분권정부는 채권시장에 유리하지만…내년 부채한도가 걸린다

채권시장도 주식과 비슷하게 움직인다. 선거 전에는 불확실성 프리미엄 탓에 금리가 들썩이다가 선거일이 가까워지면 하락하는 양상이다. 다만 채권은 선거 결과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집권당이 상·하원을 모두 쥔 통합정부가 무너지고 여야가 의회를 나눠 갖는 분립정부가 되면, 선거 이후 금리 하락세가 훨씬 오래 이어졌다.


의회가 쪼개지면 대규모 법안이 통과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정부가 돈을 크게 쓰는 부양책을 밀어붙이지 못하면 국채를 새로 찍어낼 일도 줄어든다. 채권 투자자 입장에서는 공급 부담이 덜어지니 금리가 내려갈 여지가 생긴다. 1960년 이후 정부 구도가 갈라진 중간선거는 1994년, 2006년, 2010년, 2018년, 2022년 다섯 차례로 모두 최근에 몰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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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패턴을 이번에도 그대로 적용하기는 조심스럽다. 유 연구원은 "최근 정권들은 공화당 또는 민주당을 막론하고 재정 적자가 증가하는 양상을 보여왔다"며 "이번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을 지배한다고 하더라도 내년에 부채 한도를 상향 조정해야 할 필요성으로 인해 재정 적자 우려가 지속될 가능성이 내재해 있다"고 짚었다. 나라가 빌릴 수 있는 돈의 상한선을 다시 올려야 하는 일정이 남아 있는 만큼, 장기 국채 금리가 내려가는 데 제한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달러는 방향을 잡기가 더 어렵다. 중간선거가 있는 해에 달러지수가 하락하는 경향은 있었지만 통화별로 결과가 제각각이었다. 다만 공화당이 하원을 잃으면 의회의 견제가 강해져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이 난항을 겪고, 그 여파로 달러가 약세를 보일 가능성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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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변수는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다. 유 연구원은 "중간선거에서 트럼프가 패배할 경우 예측 불가능성이 더 높아질 우려"가 있다면서도, "선거까지 남은 기간 중 트럼프는 경제 이슈에 대해 악화된 민심을 돌리기 위한 노력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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