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자본규제 완화에 AI 투자까지
시티·웰스파고·BoA·PNC 주목

"인공지능(AI) 투자금, 은행도 빌려줄 수 있다."


미국의 은행 자본규제 완화가 본격화하면서 AI 투자 확대에 따른 기업의 자금 수요를 은행 대출로 연결할 수 있는 여력이 커질 전망이다. 시티그룹, 웰스파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 PNC 파이낸셜 등이 자본규제 완화에 따른 수혜주로 꼽힌다.

한화투자증권은 최근 'AI 투자금, 은행도 빌려줄 수 있습니다; 미국 은행 자본규제 개편에 따른 수혜주 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미국 은행 자본규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뚜렷한 완화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라 미 금융당국은 지난 3월 바젤Ⅲ 최종안(Basel III Endgame)을 대폭 수정해 제안했으며, 현재 최종 규칙 확정을 앞두고 있다.

개편의 핵심은 은행이 위험가중자산(RWA)을 산출하는 방식을 조정해 자본 부담을 낮추는 것이다. 글로벌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은행(G-SIB)의 추가자본 규제를 개편하는 한편 표준방법의 RWA 산출 방식도 손질할 예정이다. 이미 시행에 들어간 레버리지비율 개편과 최종화를 앞둔 스트레스테스트 개편까지 고려하면 미국 은행 자본규제의 완화 폭은 유럽·영국·일본 등 주요국보다도 뚜렷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末머니]"AI 투자금, 은행도 빌려준다" 美 '자본규제 완화' 수혜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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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기업·가계대출 비중이 높은 은행일수록 규제 완화의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를 작성한 박제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젤Ⅲ 최종안에서는 시장위험 RWA가 새로운 산식 도입에 따라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트레이딩 사업 비중이 높은 은행보다 기업 및 가계 대출 중심 은행에서 규제완화 효과가 보다 직접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이 주목할 선호종목으로 시티그룹, 웰스파고, BoA, PNC 파이낸셜을 꼽았다. 그는 "시티·웰스파고·BoA는 모두 G-SIB에 해당해 카테고리 III·IV 은행보다 연방준비제도(Fed)가 추산한 보통주자본(CET1) 요구자본 감소율 자체는 낮다"면서도 "절대적인 영업 규모와 고객 기반이 압도적으로 크고 G-SIB 추가자본 규제 개편의 수혜도 함께 받을 수 있다"고 짚었다.


이들 은행은 골드만삭스나 모건스탠리 등 자본시장 중심 은행에 비해 시장위험 RWA 노출이 낮고 순이자이익과 전통적인 대출 사업 비중이 높다. 규제 완화로 확보한 자본 여력을 실제 대출 확대와 수익 증가로 연결할 수 있는 사업 기반을 이미 갖췄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보고서는 비G-SIB 중에서는 PNC 파이낸셜의 수혜 가능성을 높게 봤다. 카테고리 III 은행은 대형 G-SIB보다 상대적으로 큰 폭의 자본 부담 완화가 예상되는 동시에 카테고리 IV 및 자산 1000억달러 미만 중소형 은행보다 자산 규모와 기업 고객 기반이 크기 때문이다.


박 연구원은 "PNC는 모기지와 상업대출 비중이 높아 표준방법 개편에 따른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 완화의 수혜가 상대적으로 크다"면서 "규제 완화로 확보되는 자본을 신규 대출 확대에 연결할 수 있는 규모와 사업구조를 동시에 갖춘 은행"이라고 평가했다. 확장 위험가중자산 산출 방식(ERBA)을 선택할 경우에도 낮은 시장위험 노출과 우량 기업대출의 위험가중치 완화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보고서는 은행의 자본 공급 여력이 확대되는 가운데 AI 투자 사이클 장기화로 기업의 외부 자금조달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했다. 최근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들은 대규모 회사채 발행을 이어가는 동시에 자금조달 수단을 다변화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이달 아폴로, 블랙록, 블랙스톤 등 금융기관과 AI 컴퓨팅 인프라 금융 플랫폼 구축을 발표했다. 금융기관의 자금을 모아 엔비디아 고객의 그래픽처리장치(GPU) 구매와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요한 대규모 투자자금을 공급하는 구조다. AI 투자에 필요한 기업의 자금조달이 자체 현금과 회사채 중심에서 금융기관의 대출·투자 등으로 다변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여기에 은행의 대출 수요도 회복되고 있다. Fed의 4월 은행대출담당자 설문에서는 대기업·중견기업의 대출 수요가 강화됐다고 응답한 은행의 순비율이 다시 플러스로 전환돼 최근 10년 평균을 상회했다.


박 연구원은 "자금수요 증가와 은행의 자본공급 여력 확대가 맞물리면서 미국 기업대출 시장의 성장 기회도 확인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규제 완화로 RWA 부담이 낮아진 은행은 동일한 자본으로 더 많은 신용을 공급할 수 있다"면서 "대규모 기업고객 기반과 대출 프랜차이즈를 확보한 G-SIB의 시티그룹·웰스파고·BoA, 규제완화 효과가 큰 Category III의 PNC가 규제 완화 및 신용수요 확대의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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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미국의 바젤Ⅲ 최종 규칙은 Fed·통화감독청(OCC)·연방예금보험공사(FDIC) 등 감독당국의 규칙 제정 절차를 거쳐 확정된다. 의회의 별도 입법이 필요한 사안은 아닌 만큼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의회 권력구도가 바뀌더라도 정책 방향이 크게 수정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다만 민주당의 의회 영향력이 확대될 경우 감독당국에 대한 정치적 압박과 감시는 강화될 수 있다. 앞서 미셸 보우먼 Fed 감독담당 부의장은 연내 최종화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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