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보스턴다이나믹스서 연구조직 'RAI' 떼낸다
현대차, RAI 지분 47.5% 전량 매각 결정
보스턴다이나믹스 중심으로 로봇 기술 개발·사업화 집중
현대자동차그룹이 보스턴다이나믹스의 AI 연구조직인 '로보틱스 앤 AI 인스티튜트(RAI)'를 분리한다. 피지컬AI의 기초 기술을 연구해온 별도 조직을 매각하고 보스턴다이나믹스를 중심으로 로보틱스 기술 개발과 사업화에 역량을 집중한다. 기술 연구에서 실제 제품과 서비스로 이어지는 사업화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1일 현대차 반기보고서를 보면 RAI 지분 전량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현대차는 RAI 지분 47.5%를 보유하고 있으며, 보고서에는 '당반기 중 지분을 매각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매각예정비유동자산으로 분류를 변경했다'고 명시했다. 매각 대상은 소프트뱅크다.
RAI는 AI·로보틱스 연구조직으로, 로봇의 인지·판단·학습·운동 능력 등 피지컬AI 기반 기술을 연구해왔다. 현대차는 이 조직을 통해 보스턴다이나믹스의 기술 경쟁력을 뒷받침해왔지만, 최근에는 보스턴다이나믹스를 중심으로 연구 성과를 실제 로봇 제품과 사업으로 연결하는 데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RAI 매각 이유에 대해 "보스턴다이나믹스를 중심으로 피지컬AI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보스턴다이나믹스를 통해 로보틱스 기술 개발과 사업화를 지속 추진해 로보틱스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RAI의 재무 부담도 상당하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RAI는 지난해 상반기 약 5035억원의 자산을 보유한 가운데 140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RAI 분리는 보스턴다이나믹스의 기업공개(IPO)와도 맞물려 주목된다. RAI는 장기적인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조직이지만 단기간 매출로 연결되기 어려운 기초 연구 성격이 강하다.
이를 별도로 떼어내면 보스턴다이나믹스는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비롯한 로봇 제품 개발과 양산, 제조·물류 현장 적용 등 사업화에 보다 집중할 수 있다. 연구개발 비용 부담을 줄이고 수익성 개선 경로를 명확하게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IPO 과정에서도 부담을 덜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외부 빅테크와의 협업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RAI를 그룹 내부 연구조직으로 유지하기보다 별도 조직으로 분리함으로써 보스턴다이나믹스가 사업회사로서 보다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지분은 확대하고 RAI 지분은 매각한다는 점에서 현대차그룹의 로봇사업 재편 방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7월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보스턴다이나믹스 잔여 지분 9.65%에 대한 풋옵션을 행사했다. 기존 주주들이 해당 지분을 인수하면 현대차그룹의 보스턴다이나믹스 지배력은 더욱 높아진다.
업계에서는 앞서 소프트뱅크가 보스턴다이나믹스 잔여 지분을 넘기는 과정에서 RAI를 함께 가져가는 방안도 거론해왔다. RAI 지분 매각 가격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약 1억달러 수준이 거론된다. 다만 현대차 반기보고서에는 매각 상대방이나 가격, 거래 시점이 명시돼 있지 않다.
현대차는 RAI와 소프트뱅크와의 관계를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RAI와 소프트뱅크와도 긍정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향후 협업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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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번 RAI 매각은 현대차그룹이 피지컬AI 연구개발에서 손을 떼는 것이 아니라 보스턴다이나믹스를 중심으로 기술 개발과 사업화 역량을 집중하는 전략적 재편으로 해석된다. 별도 연구조직을 통한 장기 기술 확보보다 로봇의 실제 양산과 현장 적용, 매출 창출에 무게중심을 옮기면서 보스턴다이나믹스를 그룹 피지컬AI 사업의 핵심축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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